기고-경찰관들의 아픔을 알아주세요
기고-경찰관들의 아픔을 알아주세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8.30 19:1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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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화/김해서부 경찰서 장유지구대 순경
 

이동화/김해서부 경찰서 장유지구대 순경-경찰관들의 아픔을 알아주세요


‘트라우마’라는 단어가 있다. 좀 더 정확한 용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이다. 단어의 의미는 전쟁, 질병, 사고 등과 같은 큰 재난을 당한 사람이 마음에 가진 상처이다. 이것은 오랫동안 무의식 속에 남아서 사람의 행동과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다.

사람들은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조금씩은 PTSD를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 때문에 차를 타지 못한다든지, 엘리베이터에 갇힌 경험 때문에 폐쇄적인 공간을 싫어하게 되는 현상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 기억은 직접 겪어본 당사자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고통이다.

PTSD가 무서운 이유는 과거의 어두운 기억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서 미래의 정상적인 일상생활도 방해하기 때문이다. PTSD는 일단 한번 걸리면 치유를 위해서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그런데 PTSD는 옆에서 재난을 지켜본 구경꾼들도 걸릴 수 있다. 인간은 감정이입의 생물이기 때문이다.

경찰관들은 PTSD의 위험에 적잖게 노출되어 있다. 직업 특성상 사고와 범죄를 많이 봐야 하기 때문이다. 사고나 범죄가 아니라도 술 취한 사람의 난동이나 시민들의 적대적인 태도도 위협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인간은 강인한 면을 가진 생물이다. 마음을 잘 다스리면 혹독한 재난과 사고 속에서도 PTSD로부터 마음을 지키고 오히려 정신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이렇게 말한 바가 있다. “뭔가 의미가 있는 시련이라면 사람들은 기꺼이 그 시련을 견디려고 하기도 한다” 경찰관들은 자신들의 겪는 시련이 의미가 있는 시련이기를 바란다. 사실 그건 경찰관뿐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PTSD를 치유하는 최고의 길은 공동체의 공감과 감사이다. 과거 로마 제국도 전장에서 돌아오는 군인들을 위해 성대한 개선행진과 환영식을 했었다. 전쟁의 공포를 경험한 병사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였다. 병사들이 겪은 공포는 국가를 지키기 위한 성스러운 고난이었고, 국가가 군인들의 고생에 마음속 깊이 감사하고 있음을 알려준다면 군인들은 영혼의 웃음을 되찾고 존엄한 시민이 되어 도시의 일상 속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전쟁을 많이 겪어본 로마인들은 경험으로 병사들의 PTSD와 그 대처법을 알고 있었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이 과거의 참전용사들과 현재의 경찰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그 영웅들이 맡아온 모든 임무가 조국과 시민들을 지키기 위한 성스러운 임무였음을 알려준다면 경찰관들은 PTSD로부터 마음을 방어하는 든든한 요소를 가지기 때문이다.

경찰관들의 노력이 없다면 대한민국의 치안은 뿌리부터 붕괴될 수밖에 없다. 과거의 참전 용사분들 뿐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국가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전사들에 대한 감사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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