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잿밥에 눈먼 기초의회 누굴 위해 존재하나
기고-잿밥에 눈먼 기초의회 누굴 위해 존재하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8.31 18:4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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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근/경남서부권발전협의회 사천시협의회장
 

신현근/경남서부권발전협의회 사천시협의회장-잿밥에 눈먼 기초의회 누굴 위해 존재하나


고 김영삼 대통령의 치적중 하나인 기초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양 축의 하나로 지방자치단체를 감시하고 감독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따라서 건전하고 건강한 지자체와 의회가 존재하지 않을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만다. 그러나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민선 6기 2년 동안 전국의 지방의회는 바람 잘 날이 없었거니와 우리 사천시의회도 그 중심에 서있어 이를 바라보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과연 기초의회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앞선다.

지자체를 견제하고 주민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지방의원의 탈법이나 자기 밥그롯 챙기기도 끊이지 않아 지금 사천시의회를 바라보면 풀뿌리 민주주의의 총체적 위기라는 느낌이 앞선다.

의장단 돌아가면서 나눠먹기는 이제 관행이 되었으며, 의령군의 경우 “의장으로 밀어주기로 한 후보를 지지하지 않으면 2억원을 보상해야 한다”는 약정을 했다는 사실을 지난달 4일 의령군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 후보로 나섰다가 1표 차로 낙선한 손태영(56) 의원이 의장단 선거 직후 한 폭탄 발언으로 밝힌바 있다. 의령군의회는 손 의원 발언으로 의회가 발칵 뒤집혔다. 더욱이 손 의원이 공개한 문서에는 의원 6명이 ‘밀어주기를 혈서지장으로 각서한다’고 적혀 있다. 과반이 넘는 이들이 의장 자리를 밀어주면서 서로 나눠 먹겠다는 속셈이었다. 불과 인구 3만도 되지않는 지방의 자치단체 의회 의원끼리 약속을 어기면 물기로 한 돈이 무려 2억원이라니 소도 웃을 일이 아닌가.

더욱이 후반기 의장선거에서 동료 의원에게 지지를 당부하며 돈을 살포한 혐의로 창녕군의회 손태환 의장과 김해시의회 김명식 의장이 구속되기도 했다. 김해시의회의 추문은 새누리당 의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 의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던 의원 2명이 시의회 사무실에서 돈 문제로 다투다 들통난 것이다. 얼마나 볼썽사나운 꼴인가.

사천시의회는 어떠한가. 사천역시 의장자리를 놓고 다투는 바람에 아직까지 2기 의장단을 선출하지 못해 사실상 의회는 마비상태이며 언제까지 마비상태가 풀릴지도 기약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의장 자리에 혈안인 것은 그 권한과 혜택이 막강하기 때문이며, 의장은 의사 정리권, 질서유지권, 의회사무 처리와 지휘·감독권, 단체장과 공무원 출석요구 등 엄청난 권한을 막강한 권한을 갖기 때문이다. 그 뿐이랴 일부 지방의회에서는 지자체 공무원에 대한 인사에 공공연하게 개입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아가 의장은 광역·기초단체장과 함께 대외적으로 나란히 또는 두 번째 서열로 공식 의전을 받고 있다. 의장은 비서와 별정직 직원까지 둘 수 있고 전용 사무실과 관용차까지 받는다. 별도로 업무추진비도 있다.

지방의회 의장선거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에 포함되지 않아 선거관리위원회의 감시와 감독을 받지 않는다. 선관위의 감독이나 감시에서 벗어나 있다보니 ‘그들만의 선거’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기명 투표인 의장선거 방식은 문제점이 더 많아 현재의 의장단 선거 방식을 근본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나 시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의장직에 한번 앉으면 그 막강한 권한과 혜택에 빠져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까지 의장을 하려고 혈안이 되고 있는 비정상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사천시의회는 의장단을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김현철 전 의장은 어떻게 민선6기 의장을 혼자서 다해먹겠다는 발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한 사람의 욕심 때문에 시의회의 마비가 계속될 수는 없으므로 속히 김현철 의원이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 사천시의회가 정상화되길 기대한다. 시민이 안중에도 없는 사천시의회라면 과연 무엇 때문에 아니 누굴위해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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