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CEO들에게서 사라지는 난치병 ‘술 한 잔 사 주고’
교육 CEO들에게서 사라지는 난치병 ‘술 한 잔 사 주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2.1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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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갑석/시인
전 배영초등학교장
여기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난치병은 이 시점에서 모든 교육 CEO(관리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병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밝혀둔다. 아니 이제는 교육현장에서 정화 내지는 혁신의 바람을 타고 일소된 구시대의 향기롭지 못한 이야기들인지도 모르겠다. 혹시나 지금도 이런 구태의연한 일이 남아있을까 하여 적어보는 기우(杞憂)의 글이니 사전에 읽는 분들의 너그러운 이해를 구한다. 교육 CEO들의 사소한 허점이나 실수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교육 CEO들의 ‘쪽문 출입’이라든가 ‘사소한 교통신호 위반’ ‘노상에 침 뱉기’등의 사례는 학생교육, 학부모 교육에 대한 신뢰 측면에서 예측불허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교직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옛날 같으면 웃어넘길 수도 있을듯하고 사소해 보이는 일들이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야기하고 있음을 자주 본다. 여기에서는 몇 가지의 예를 나열해 보면서 참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라 치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째 ‘술수를 부리지 말라’는 것이다. 약은꾀를 부려 어느 위기 상황이 해결되었다 하더라도 오래지 않아 몇 갑절이나 더 큰 어려움이 도래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권모술수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가장 몹쓸 짓이다.

둘째로 ‘한심한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옛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억지 춘향 격으로 일 처리를 하다가 위기를 자초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만약에 위기가 닥쳤을 때는 과감히 잘못을 시인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정도(正道)의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셋째로 ‘잔소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잔소리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서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 ‘잔소리’의 개념을 밝히고 싶다. 5분 잔소리가 있을 수 있고 50분 훈화나 덕담이 있을 수 있다. 시간의 분량으로 잔소리냐 아니냐를 따질 일이 아니다. 물론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필요한 잔소리로 발전하기 쉽다. 부처님이나 예수님의 말씀도 수없이 계속하여 듣는다면 싫증이 날 법한데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즉흥적인 훈화나 지도 조언은 일러 무엇 하겠는가, 말 많이 해도 좋다. 그것이 유익하고 듣는 사람이 긍정적인 입장에서 원하고 있다면 말이다.

넷째 ‘사리사욕 채우려 하지 마라’ 공무원 행동강령 속에는 좋은 행동지침이 들어 있으나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은 객관적인 측면에서는 분명히 사리사욕인데도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인 주관적인 해석을 할 수 있음을 극히 경계하여야 한다. 교육 CEO들이 사소한 물욕에 눈이 어두워지면 직장 안에 남아 있을 물건들이 몇이나 있겠는가. 친분 있는 사람들이 혹시 보내온 화분 하나가 직장의 담장을 넘으면 그로 인한 파장은 적지 않을 것임을 유념하여야 한다.

다섯 째 ‘주책부리지 말라’는 것이다. 모든 일에 가볍게 나서기를 즐기면서 경거망동(輕擧妄動)하여 결재과정을 거쳐 결정된 사항의 변경이나 위임 전결된 사항에 대한 지나친 관여 등으로 직장의 분위기는 어수선해지고 급기야 교육과정의 정상적인 운영이 혼란에 빠진다면 이것이 치명적인 위기 사항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마지막으로 ‘고집불통(固執不通)이 되지 말라’는 것이다. 어느 일이든 역할 분담이 확실히 되고 각자가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 나갈 때 시너지 효과는 발현되어 연말의 수확기가 되면 무언가 금싸라기 같은 결과물들을 거두어들일 수가 있는 것이다. 매사가 원인과 결과에 따라 이루어짐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나친 고집으로 인한 유연성과 융통성의 부족이 창의성의 결함으로 이어지고 업무의 경영은 치명적인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 굳이 종두득두(種豆得豆)를 언급하지 않아도 좋으리라. 우리 교육이 더욱 무성한 숲을 이루고 풍성한 과일이 열리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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