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중국(中國)의 종교(宗敎)(XI)
칼럼-중국(中國)의 종교(宗敎)(XI)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9.04 18:5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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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 교수·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진주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장·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
 

지난번에 이어 중국 종교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중국에는 분명히 경배하는 신이 많다. 피경배의 신이 유교나 불교 · 도교의 어느 종교에도 속하지 않은 것을 습관적으로 신앙하고 있다. 그런 신은 유·불·도의 세 가지 신앙과 전연 무관하기도 하지만 어느 한 종교나 혹은 세 가지 종교에 해당할 수 있는 절충적이고 혼합적인 신이므로 그것을 신앙하는 종교 조직을 갖추지 못한 신앙을 대중신앙으로 보는 것이다.

이런 대중적인 신앙은 제단에 봉안한 신위나 권위를 상징하는 건물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중국인에게 부가적인 영혼의 불멸설, 혹은 귀신의 존재설, 내지는 인간의 숙명성에서 우러나와 현실적으로 습관화된 것이다. 그래서 신앙하는 대상은 자연히 다신(多神)적인 것이다. 결코 유·도·불에만 국한할 수 없는 것이다.
다신(多神)을 신봉해 온 근거는 이미 <서경(書經)> 속 여러 곳에 보이면서 귀신의 존재를 믿어왔다.

묵자(墨子)는 천귀(天鬼)와 산수귀(山水鬼)·인귀(人鬼) 등 세 가지를 말했는데, 귀신에게 인간의 상벌을 가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귀신이 있다고 증명을 덧붙였다.

주자(朱子)는 인간의 지각은 혼이 되고 육체는 백(魄)이 된다 하여 사람이 죽은 뒤에 취산(聚散)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으니 여기서 사람이 죽어서 기(氣)가 흩어지지 않을 때 귀신이 생긴다는 일종의 ‘제한성 영혼 불멸설’과 생전의 모든 것을 불문에 붙이고 모든 생명은 죽어서 귀신이 된다는 ‘보편성 영혼 불멸설’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귀신을 말하자면 바로 제한성, 혹은 보편성의 영혼 불멸설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귀신을 보통 악귀(惡鬼)나 악마로 생각하고 귀신의 눈은 머리 위에 튕겨 나왔다거나 귀신은 사람을 잡아먹는 호랑이, 혹은 바람이 나무에 닿으면 잎사귀마다 귀신이 운다는 등의 음성적이요, 사악(邪惡)과 불행의 상징으로서의 귀신은 바로 제한성 귀신을 뜻하며, 모든 시체에는 귀신이 있어 말들 듣는다거나 집집마다 귀신이 있어 부적을 붙여야만 축사(逐邪)한다는 것 등은 보편성 귀신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지방엔 지방신(地方神)·산신(山神)·지신(地神), 범위를 좁혀서 부엌에는 조신(灶神), 불에는 화신(火神), 재물에는 재신, 약에는 약신, 천연두에는 두신(痘神)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보다 많은 관념 속에 귀신은 ‘음(陰)’과 연관되어 있다. 신이 양(陽)과 연관되었다면 귀는 음과 연관되어 있다. 모든 자연이 음과 양의 적절한 배합에 의해 생성하고 존재한다면 사람에게도 귀와 신이 있어 죽으면 신은 하늘로 가고 귀신은 땅에 남는다는 믿음이 더욱 보편화된 것이다. 이는 바로 기(氣)의 취산에 의해 귀신이 된다는 이학설(理學設)과 상통한 것이다.

한편 중국인이 생활상 신봉하고 있는 풍수(風水)나 점괘(占卦)·운명(運命) 등도 음양관계에서 나온 것이다. 풍수가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를 조화하여 오행(五行)과 배합하면서 화복을 단정했고, 점괘와 운명은 모든 사람의 운명을 천간과 지간으로 고정 받으려 했으니 비록 그것들이 종교 행위는 아닐지라도 종교보다 엄숙한 교시를 받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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