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5)
칼럼-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5)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9.07 18:5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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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ㆍ진주향교 장의
 

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ㆍ진주향교 장의-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5)


지난시간에 이어서 세번째, 민요의 실현 방식에 따라 어떠한 갈래가 있는지 파악해본다.

먼저, 민요의 기능에 따른 갈래이다.

민요는 그 기능에 따라 노동요, 의식요, 유희요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기계가 발달하지 못한 옛날에는 인간의 육체노동에 의한 작업이 대부분이었다. 이때 노동의 피곤함을 잊고 작업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이를 노동요라고 부른다. 쟁기질소리, 모찌는 소리, 논매는 소리, 모심기 소리, 벼베는 소리, 방아 소리, 타작 소리, 밭매는 소리, 노젓는 소리, 그물 올리는 소리, 고기 푸는 소리, 목도 소리, 베틀가, 삼삼는 소리 등이 그것이다.

인간의 생활 중에는 여러 가지 의식이 따른다. 그리고 이러한 의식에도 노래가 불린다. 이를 의식요라고 부른다. 섣달이나 정초에 지신을 밟고, 성조신께 축원을 올리며, 장례식 때 불리는 만가(輓歌)와 같은 노래가 바로 그것이다. 제액초복을 빌어주는 고사 덕담이며 불교 신앙에서 발생한 염불, 탑돌이 노래, 회심곡 등도 이러한 의식요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유희요는 놀이를 할 때,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즐거움을 얻기 위하여 부르는 노래이다. 강강술래 노래, 씨름판에서 불리는 노래, 말꼬리 따기와 같은 언어유희요, 그밖에 재미있는 설화요나 각종 타령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민요의 가창방식에 따른 갈래이다.

민요의 가창 방식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선후창 방식이다.

선후창 방식은 메기고 받는 형식이다. 한 사람의 앞소리꾼(선소리꾼)이 앞소리(선소리)를 메기면 나머지 사람들이 일제히 뒷소리(받는 소리)를 받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민요는 이렇게 선후창 방식으로 되어 있다. 앞소리는 사설의 내용이나 앞소리꾼의 기분에 따라 음악이 변화하며 뒷소리는 대개 일정한 곡조와 사설에 의해 불린다. 뒷소리는 앞소리꾼의 목을 잠시 쉬게 하고, 또한 앞소리꾼이 다음에 메길 가사를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음, 교환창 방식(대화창 방식)이다.

교환창 방식은 연행자들이 한 사람씩 돌려가며 부르거나 혹은 집단을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교대로 부르는 방식을 말한다. 특히, 도작 농업에서 불리는 노동요에 있어서 일의 양이 많아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는 평야 지역에서의 노동요는 주로 선후창 방식으로 불리고, 일의 양이 적어 적은 수의 사람들이 동원되는 산간 지역에서의 노동요는 주로 교환창 방식으로 불린다.

그 다음, 독창 혹은 제창 방식이다.

이것은 반복하는 후렴구가 없이 가사가 통절형식으로 짜인 노래의 가창 방식으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혹은 여럿이서 함께 부르는 방식을 말한다. 민요의 형식은 가창 방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앞에서 소개한 세 가지의 가창 방식, 즉 선후창 방식, 교환창 방식, 독창 혹은 제창 방식이 형식의 한 분류가 될 수 있다.
또한 우리의 민요는 한배, 즉 빠르기에 따라서 긴 것(느린 것)과 자진 것(빠른 것) 혹은 사설의 엮음이 성긴 것과 촘촘한 것이 하나의 짝을 이뤄 구성되기도 한다.

긴 것과 자진 것이 짝을 이루는 민요의 예는, 육자백이(진양 장단)-자진육자백이(자진육자백이 장단), 농부가(중머리 장단)-자진 농부가(중중머리), 산염불(중머리 장단)-자진 염불(중중머리 장단) 등이 있다.

사설이 성긴 것과 촘촘한 것의 엮음 형식으로 된 것에는 정선아리랑, 수심가, 난봉가, 공명가 등이 있다. 정선아리랑은 처음에는 느린 속도로 부르다가 중간에 사설을 촘촘히 엮어 빠르게 부른 후 마지막에는 다시 속도를 늦춰 부른다. 수심가 역시 느리게 시작하여 빨라지면서 사설을 촘촘히 엮어 부르며 마지막에는 다시 느리게 끝내며, 긴 난봉가-자진 난봉가, 공명가-사설 공명가 등도 이러한 형식을 띤다.

그리고 민요는 율격에 따라 4음보, 3음보, 2음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4음보는 <시집살이요>와 같이 3음보보다 장중한 느낌을 주며, 4음보의 민요가 가장 많다. 3음보는 <한강수타령>, <아리랑> 등과 같이 4음보보다 좀 더 경쾌한 느낌을 준다. 2음보는 <보리타작>과 같이 급박한 느낌을 주며, 후렴이 게재되어 4음보로 보일 수 있는 것이 2음보로 된 경우도 있다.

다음시간에는 민요 중 경남의 민요를 장르별로 감상하며, 그 전승 배경과 특징들을 살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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