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약무인傍若無人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곁에 사람이 없는 것처럼 행동함을 이른 말인데, 주위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흔히 사용하는 안하무인眼下無人과 비슷한 말이다. 최근 잇단 물의를 빚고 있는 거창군의회를 평가하기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의 성추문에 이어 SNS 음란물 게재, 급기야 호화 국외연수 논란까지 터져나왔다.
거창군의회의 이번 해외연수계획을 들여다보면 속된 말로 기가 찬다. 주민들의 지적대로 일반인들은 엄두도 못 낼 특급관광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의원 11명 전원과 의회사무과 직원 6명이 오는 27일부터 5일간 일본 선진지 사례를 수집하고자 국외 연수를 하는데, 연수단은 5성급 호텔과 특 5성급 호텔에서 숙박을 하고, 식사도 한 끼에 3만5천원 짜리로 책정되어 있다니 말이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하룻밤에 30만원이 넘는 호텔방에 자고 4만원에 가까운 밥을 먹으며 지역민을 위해 봉사한다고 할 수 있느냐는 주민들의 비난은 당연하다. 군의원이 뭐 그리 대단한 감투라고 혈세를 펑펑 쓰도 된다는 식인지 모를 일이다. 또한 앞서 선심성 지적을 받아 사회단체 공무 국외여행 사업을 중단키로 한 거창군의 결정을 딴나라 일인양 하는 배짱이 부러울 따름이다.
선진지 사례를 수집하기 위해 오사카, 고베, 도쿄 등 일본의 대도시를 돌아보는 것은 필요하다. 그런데 군의원 11명 전원이 우르르 몰려갈 생각을 한 것부터가 상식 이하다. 그러니 연수가 아니라 관광이라는 비난을 받는 것이다. 성추문에 이은 식사자리 난장판, 거기다 SNS 음란물 물의까지 빚은 데 대해 자성은커녕 보란 듯 호화 국외연수 다녀와서 주민소환 말 나올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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