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내자불거(來者不拒)
기고-내자불거(來者不拒)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9.18 18:0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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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기/창원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경사
 

홍정기/창원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경사-내자불거(來者不拒)


예전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어느 부모의 한탄 섞인 글을 본 적이 있다.

“OO유치원에 다니는 원생들이 친구를 사귈 때 ‘무슨 아파트에 살아?’라며 집안 환경을 묻고 사귈 친구를 고른다”

OO학교에서 교사들이 가정환경을 보고 줄을 세웠다는 뉴스를 본 적은 있지만,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서열문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더구나 아이들 사이에서 이렇게 친구를 사귀거나 따돌린다고 하니 참 안타까울 노릇이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높아짐에 따라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전담경찰관으로 배치 받아 근무를 해 온지도 5년차가 되었다. 그 동안 많은 상담 요청, 사건을 접수 해결해 왔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웠던 일 중에 하나가 ‘따돌림’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초등학생들에게 따돌리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면 “옷이 더러워서요”, “뚱뚱해서요”라는 이유를 말하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말은 “우리 집 보다 잘 살아서요”, “우리 집 보다 못 살아서요”였다.

맹자(孟子) 중 내자불거(來者不拒)라는 말이 있다. 올 ‘래’, 놈 ‘자’, 아니 ‘불’, 막을 ‘거’로, ‘오는 사람은 누구라도 거절하지 않는다.’란 뜻으로, ‘벗을 사귐에는 구분하지 않는다’라고 재해석 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5~7세 아이들이 서열을 정해 사귐을 결정할까? 아이들의 인성이 발달하는 결정적 시기가 3~7세 유아기라고 하며, 이 시기에 우리 아이들은 부모들로부터 보고 듣고 배운다고 하는데, 친구를 사귐에 있어 우리 부모들이 자녀에게 잘못된 교육을 하고 있진 않을까 생각해 보며, 지금부터라도 한 번쯤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올바른 인성을 가진, 더 나아가 왕따라는 학교폭력 없는 자녀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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