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가을철 환절기 건강관리
한의학 칼럼-가을철 환절기 건강관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9.21 18:2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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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본가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본가 한의원 원장-가을철 환절기 건강관리


지난여름 찌는 듯한 더위로 모두들 고생한 기억이 생생한데 지금은 추석도 지나고 날씨가 제법 선선해졌다.

여기 지리산 밑은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까지 느껴지니 자연과 사람의 삶은 항상 변하는 것이 진리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가을 초입에 진료를 보면 항상 환절기에 비염이 재발하고 어디가 아프고 몸이 무겁고 나른한 증상이 재발한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전체적인 컨디션은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딱히 병으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한의원에 와서 상담을 하는데 이러한 분들에게는 보약을 지어주면 말끔하게 낫는 경우가 많아 그동안 치료의 보람을 톡톡히 느낄 수 있었다.

보약이라고 하면 보통은 어르신들이 오래살기 위해 먹거나 남자들이 스테미너를 강하게 하려고 또는 아이들이 키 크기 위해서 먹는 한약을 떠올리기 쉽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보약이란 우리 몸을 양생(養生)하는 것으로, 신체에 활력을 주어서 병(病)을 미연에 예방하고 몸의 허약해진 기능을 회복시키는 효능이 있는 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우리 몸에 병이 생기면 인체는 건강을 회복하고 병을 이겨내기 위하여 체내의 방어력을 총동원하게 되는데 이럴 때 방어력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기능의 촉진과 조정역할을 하는 것을 보약이라고 볼 수 있다.

여름의 무더위를 이겨내는 것도 우리 몸에게는 큰 스트레스이지만 그런 여름에서 가을로 날씨가 바뀌게 되면 그동안의 더위에 몸은 적응이 된 상태인데 다시 일교차가 커지고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로 바뀌면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서양의학에서의 신경계와 내분비계의 호르몬이 날씨에 대한 적응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면 동양의학에서는 정(精)이 이런 역할을 하는데 정(精)은 신장(腎臟)에 저장되어서 활용된다. 환절기에는 주로 신장을 튼튼하게 하고 정(精)을 굳건하게 하는 작용을 하여 인체의 적응반응을 강화시키는 보약을 주로 쓴다.

많은 분들이 동의보감을 단지 훌륭한 처방이 가득 담긴 우리나라의 보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허준 선생님이 동의보감에서 몸을 치료하는 처방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하신 것이 바로 섭생(攝生)이다. 환절기 적응을 하느라 피로해진 몸을 위해서 보약에만 의지하기 보다는 음식, 운동, 생활환경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 바로 동양의학의 진수라고 할 수 있는 섭생인 것이다.

가을철 환절기에 유의해야할 건강생활 규칙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규칙적인 수면을 해야 한다.

피로하다고 휴일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자면 신체의 리듬이 깨지기 쉽고 그 다음날의 활동에 지장을 준다. 그렇기에 매일매일 적당한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이 좋다. 또, 휴일에 몰아자는 습관을 가진 분들이 많은데, 이는 건강에 좋지 못한 습관이다. 휴일에 더 자더라도 평소보다 1~2시간 정도만 더 자는 것이 좋다.

둘째, 평소에 즐겨먹는 음식을 먹으며, 일정한 양을 일정한 시간에 먹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을 과식한다든지 때를 지나서 식사를 하는 것은 소화에 관련된 장부를 비롯해 몸의 전반적인 리듬에 혼란을 줌으로써 그것이 깨어지기 쉽다.

셋째, 육체적인 피로를 느끼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운동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서, 신체의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하여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이 더위를 견디는 등 인내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좋다. 유비무환이라는 말처럼 매사 여유가 있을 때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듯이 가을철 섭생으로 미리 건강한 겨울나기를 준비한다는 의미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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