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 전통 소싸움 보전 여건 조성 필요”
“진주의 전통 소싸움 보전 여건 조성 필요”
  • 김상목기자
  • 승인 2016.10.04 18:39
  • 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민속소싸움협회 진주시지회 이도판 회장

 
‘진주하면 소싸움, 소싸움 하면 진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진주는 유구한 소싸움의 역사를 자랑한다. 진주소싸움은 124년전 삼국시대 전승 기념 잔치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농경시대에 남강변을 따라 조성된 넓은 백사장에서 수시로 소싸움이 벌어졌을만큼 소싸움이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했었다. 그러나 최근 도시화와 싸움소를 키울 여건의 악화 등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한국민속소싸움협회 진주시지회 이도판(64) 회장을 만나 진주소싸움의 역사와 대회현황,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이도판 회장과의 일문일답.

-진주소싸움의 역사를 말해달라
▲진주 소싸움은 올해로 12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 소싸움의 발상지다. 진주 소싸움은 삼국시대 전승 기념 잔치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지며 조선의 민속놀이로서 진주지방 소싸움 민속놀이가 언급될 정도로 그 유래가 깊고 우리나라 소싸움대회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다. 예전부터 진주의 소싸움대회는 남강 백사장에서 행해졌으며 소싸움이 벌어지는 며칠 동안은 싸움소가 일으킨 뿌연 모래먼지가 백사장을 뒤덮었으며 수만 군중의 함성은 하늘을 찔렀고 수백 개의 차일이 백사장을 온통 뒤덮었으며 차일 속에 오간 술바가지로 인하여 양조장 술은 동이 났다 한다.
이러한 진주 소싸움대회는 일제 때 민족의 억압된 울분을 소싸움으로 발산하게 했고 일본인들이 진주 땅을 들어설 때 수만 군중이 백사장을 뒤덮고 시가지를 누비니 남강 나루를 건너지 못하고 며칠씩 머물렀다.
이와 같이 진주의 소싸움 대회는 그 맥을 이어 1971년부터 전국규모의 대회로 계승 발전시켜 왔으며 진주 소싸움의 명성을 되찾고 진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하여 2001년 7월부터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에 토요상설 소싸움경기를 천수교 밑 남강둔치에서 개최해 오다가 2006년 3월에 진주시 판문동에 전국 최초의 진주 민속 소싸움 경기장이 건설됨에 따라 매주 토요일로 확대하여 토요상설 소싸움 경기를 개최하고 있다.

▲ 지난 2006년 진주시 판문동에 전국 최초의 민속 소싸움 경기장이 만들어진 후 매주 토요일 경기를 개최하고 있다.
-언제 협회장을 맡았나
▲협회에서 활동한지는 40년 정도 되었고 예전에 촉석루 서장대 아래에서 소싸움을 할 시절에 3차례 협회장을 맡았다가 2013년에 다시 협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진주소싸움의 부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협회 현황은 어떻게 되나
▲협회가 1960년에 전국에서 최초로 진주에서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57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부분 소를 키우거나 축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소싸움에 대한 열정 하나로 자원봉사 형식으로 협회 일을 맡고 있다.
---------------
124년 역사 자랑 진주 소싸움
삼국시대 전승기념 잔치 비롯
조선 민속놀이로 전해지기도 

유래깊은 소싸움 발원지 진주
전국 최초로 민속 경기장 건설 
매주 토요일 소싸움 경기 개최

40년 협회 활동으로 부흥 노력  

싸움소 사육 지원·전국대회 등
지속적인 발전 위해 여건 필요

----------------
-진주 소싸움 대회 현황
▲진주에는 토요상설소싸움대회 외에도 2차례의 큰 대회가 있었다. 현재는 개천예술제 기간에 한번만 이뤄지고 있는데 매년 5월 논개제 기간에 실시하던 소싸움 대회가 사라졌다. 타 지역 의령의 경우에는 수박축제, 곽재우 의병제 등 기간에 큰 대회를 치르는데 진주도 논개제 기간에 소싸움을 부활시켜 소싸움 대회를 더 활성화 시켜야 한다.

-올해는 전국대회가 아니라 초청경기인데
▲지난해 123회 대회까지는 전국대회로 개최됐는데 올해는 문체부에서 예산을 삭감하는 바람에 진주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지 못했다. 그래도 개천예술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소싸움을 보여주어야 겠다고 생각해 올해는 전국대회로는 못열고 우천으로 개최하지 못한 토요상설경기 예산으로 2일부터 3일까지 전국 싸움소 56마리를 초청해 전국싸움소초청경기를 진행했다.

▲ 싸움소 겨루기 모습
-경남 싸움소 및 우주 현황은
▲진주 의령 김해 함안 창녕 등에서 500마리 정도의 싸움소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싸움소는 자질이 있는 황소를 4~5년 가량 키워야 대회에 출전할만한 실력이 갖추어지는데 최근에는 육류생산 위주로 가다보니 황소를 다 거세하는데다 싸움소가 돈이 안되다보니 경제적 손실 때문에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회장님도 직접 싸움소를 기르고 우승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예전에는 많이 키웠는데 지금은 1마리만 키우고 있고 소싸움은 출전을 안하고 있다. 70년대부터 해서 36번정도 우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소싸움이 침체기인데 부흥방안은
▲먼저 싸움소를 키울만한 여건 마련과 대회상금의 인상이다. 요즘 대회 우승상금이 600만원 선인데 20년전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600만원이라고 하면 큰 금액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대회출전을 위해서는 소를 운반해야 되며 대회기간 동안 소를 관리하면서 먹이도 제공해야 되니 대부분 적자를 보면서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이 선행되어야만 싸움소가 늘어나고 싸움소가 늘어나면 대회 규모도 커지고 관람객도 늘어 부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싸움의 묘미는
▲소싸움은 소들이 뿔을 맞대고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여도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고 있다. 머리를 상대 목에 걸어서 공격하는 들치기, 정면에서 상대 소의 머리를 부딪치며 공격하는 기술인 머리치기, 상대 소의 틈을 노려 목 부분을 공략하는 목치기, 뿔을 좌우로 흔들어 상대의 뿔을 치며 공격하는 기술인 뿔치기, 크게 옆에서 돌아 상대 소의 옆구리 쪽 배를 공격하는 기술인 옆치기, 상대방의 뿔을 걸어 누르거나 들어 올리는 공격인 뿔걸기, 온힘을 다해 서로 밀어붙이는 기본기술인 밀치기, 뿔치기 뒤에 머리치기로 이어지는 연속공격기술로 상대 소에게 틈을 주지 않고 공격하는 연타까지 싸움소의 노련미와 체력을 요하는 다양한 기술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싸우고자 하는 근성이 좋은 소가 승률이 높다.

▲ 진주토요상설소싸움경기장 모습
-진주소싸움이 나아갈 길은
▲농촌이 도시화되면서 점점 소를 키우기 힘든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진주에서 싸움소를 키우던 우주들이 하동, 합천, 산청 등으로 옮겨가 훈련시키고 하는데 진주가 소싸움의 발원지인 만큼 진주에서 싸움소를 기를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또 상설 소싸움 경기장이 생기고부터 정기적으로 소싸움 경기를 열 수 있는 부분은 긍정적이지만 사실 소싸움 경기의 예산이 8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우승 상금 또한 변함이 없는데 그사이 사료비, 유류비 등은 3배이상 올랐다. 이런 이유로 더 좋은 싸움소를 키워 활성화가 힘든 실정이다. 우리의 전통이자 진주의 전통인 소싸움을 잘 보전하려면 노력과 지원이 절실하다.
나이든 사람들이야 향수가 있고 하니 관심을 가지고 적자를 보면서까지 싸움소를 키우고 경기도 관람하고 하지만 우주들 중에는 젊은사람이 없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젊은 우주들이 많이 생겨야 하는데 수익이 없다보니 현실적으로 힘든 면이 있다. 정부나 시 차원에서 싸움소를 키울 여건 마련과 전국대회 개최를 적극 지원한다면 예전의 명성을 되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상목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