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준한 바위산 산청군 웅석봉
험준한 바위산 산청군 웅석봉
  • 산청/정도정기자
  • 승인 2016.10.06 18:29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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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을 닮은 산세가 산청읍을 감싸안아

▲ 산청군 웅석봉(한국의 산하)
웅석봉(熊石峰·1099m)은 산청군 산청읍 내리와 삼장면 홍계리, 단성면 청계리 경계에 있는 산으로 산청읍에서 웅석봉을 보면 마치 산청읍을 감싸고 있는 담장처럼 보인다.

지리산 천왕봉(1915m)에서 동쪽으로 중봉과 하봉으로 이어져 쑥밭재∼새재∼외고개∼왕등재∼깃대봉을 거쳐 밤머리재에 이르러 다시한번 치솟은 산이 이 웅석봉으로 지리산에서 흘러온 산이면서도 지리산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산으로 지리산을 막아선 듯 버티고 서서는 산청읍을 휘감아 흐르는 경호강에 물을 보태준다. 또한 가을이 되면 화려하게 물드는 단풍으로 온 산이 불타는 것처럼 보인다. 가뭄이 든 해에는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기도 하며 지난 1983년 11월 23일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웅석봉은 유산(楡山)·웅석산, 곰바위산이라고 한다. 산세가 정상에서 보면 북쪽은 깎아지른 낭떠러지로 되어있다. 산세가 하도 가파르고 험해 곰이 떨어져 죽었다고 하며 또한 산의 모양새가 곰을 닮았다 해서 웅석봉이라 한다.

그 이름처럼 험준한 산세로 웅석봉 등반하는 일이 천왕봉 오르기보다 더 힘들었다하며 밤머리재 도로가 생겨난 이후로 산 중턱에서 시작해 능선을 따라 제법 평탄한 길을 오를 수가 있다.

▲ 산청군 지곡사(智谷寺-한국의 산하)
웅석봉 북사면의 지곡 아래에는 통일신라시대에 응진(應眞)이 창건한 지곡사(智谷寺)가 있다. 당시의 이름은 국태사(國泰寺)였으며 고려 전기에 크게 중창했다. 선종 5대 산문(山門)의 하나였으며 조선시대 산음현(山陰縣)의 대표적인 사찰로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도 기록이 확인된다.

웅석봉을 오르는 길은 다양하며 그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지곡사에서 시작해 선녀탕으로 해서 정상에 올랐다가 내리에 있는 저수지 앞으로 내려오는 순환코스다. 웅석봉을 속속들이 볼 수 있는 데다 원점 회귀 산행으로 자가용을 이용해 산행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산행으로 두개의 코스를 감상하기를 원하면 자가용 등으로 금서면 또는 삼장면을 거쳐 밤머리재에서 하차한 후 밤머리재-왕재-정상에 올랐다가 정상-내리-저수지 또는 정상-왕재-지곡사 코스가 있다.

지곡사 코스는 지곡사주차장에서부터 정상쪽 임도를 따라 5분정도 가면 지곡다리가 나오고 계곡으로 들어가면 곰골 쪽으로 가는 곳이고 오른쪽으로 사면은 왕재로 가는 곳이다.

오른쪽으로 오르면 완만한 능선과 연결되는 등산로이고, 계곡으로 들어서면 등산로는 가파르지만 한국자연보존협회에서 ‘한국 명수 100선’으로 선정한 선녀탕을 감상할 수 있다. 어느 쪽으로 올라도 능선에서 만나므로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계곡으로 들어서면 점차 경사가 심해지며 이름없는 폭포를 비롯한 크고 작은 소(沼)들을 만난다. 웅석봉의 절경인 선녀탕은 두 계곡이 만나는 지점 바로 위에 있다. 선녀탕은 그 동안의 가파른 등산로를 보상이라도 하듯 절경을 뽐낸다. 주변에 넓은 암반이 펼쳐져 있어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좋다.

선녀탕에서부터 다시 두 갈래 길이 있다. 오른쪽 계곡은 가파름이 덜하지만 우회하는 코스로 계속 가면 첫 들머리에서 갈라진 길과 만난다. 왼쪽은 두 계곡 사이에 솟은 삼각형 모양의 산등을 오르는 길로 거리상으로는 가깝지만 그 가파름이 코가 땅에 닿을 정도다. 이 길을 오르면 곰이 굴러 떨어졌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체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고, 등산 이력이 짧다면 오른쪽으로 해서 능선에 오르는 것이 좋다.

능선에 오르고부터는 그다지 힘들지 않다. 소나무 숲과 헬기장 주변의 넓은 초원지대 그리고 건너보이는 지리산의 유장한 흐름을 보는 즐거움으로 작은 오르내림은 계속되지만 오를 때와는 비교되지 않는다. 정상에는 곰을 그린 표지석이 있다.

정상에서 바라본 지리산 천왕봉은 어느 산보다 선명하고 박력있게 다가오며 북쪽으로 합천 황매산과 가야산 등 경남 일대의 산들도 보인다. 건너보이는 암벽은 보기에도 아찔한데 곰이 떨어져 죽었다는 사연이 이해가 된다. 여름날 산정의 푸름은 가을에 절정을 맞이하며 추색(秋色)으로 불타오르게 된다.

웅석봉은 독립된 산이면서도 지리산과 잇대어 있다. 산을 아는 사람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웅석봉에 오르면 밤머리재로 해서 왕등재와 쑥밭재를 거쳐 천왕봉에 이르는 33km의 대장정을 꿈꾼다. 가락국의 전설을 안고 있는 깃대봉과 왕등재가 주는 신비는 예사롭지 않다. 구형왕릉 뒤 왕산과 더불어 왕이 올랐다 해서 왕등재로 불리는 이곳 늪지대에는 아직도 성터가 남아 있고, 가락국과 관련된 이런저런 전설들이 촌로들의 머릿속에 아직도 살아 있다.

하산은 여러 갈래가 있다. 단속사가 있는 대한촌을 비롯해 성심원쪽 등의 길이 있으나 대체로 원점 회귀 산행을 한다. 지곡사 아래에 있는 저수지를 내려다보며 곧장 앞으로 내려가면 2시간여 만에 소나무와 밤나무 숲을 지나 논길에 접어들게 된다. 저수지에 다다르면 산행이 모두 끝난다.

산행시간은 오르는데 3시간 정도, 산정에서 지리산 천왕봉 감상과 구절양장으로 흐르는 경호강의 이어짐을 보며 휴식을 취하는데 1시간정도 걸리면 총 6시간 정도 걸린다. 산청/정도정기자
▲ 산청 웅석봉 선녀탕(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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