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동기와 고입연합고사
학습동기와 고입연합고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2.2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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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택/진주 동진초등학교 교장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행동을 일으키고 유지하게 하는 힘을 동기(動機)라 한다. 공부를 하게 만드는 힘, 공부하는 이유를 학습동기(學習動機)라 하며, 내발적(內發的) 동기와 외발적(外發的) 동기로 구분한다. 내발적 동기는 행동의 결과나 활동하는 과정에서 만족감, 성취감, 자부심, 자아존중감 등의 향상으로 인해서 얻어지는 동기이다. 공부하는 것이 즐거워서 공부하게 된다. 외발적 동기는  타인에 의해서 부여되는 동기로, 칭찬, 상품, 선물, 특권 등 학습과 관련 없는 외부의 것을 얻음으로 생기는 동기이다. 외발적 동기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 중의 하나가 시험 혹은 입시일 것이다.

이론상으로 말하면 내발적 동기가 공부의 집중력이 높지만, 내발적 동기가 충분한 학생들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외발적 동기를 자주 활용할 경우, 학생들이 인센티브 없이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힘겹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 심리학에서 말하는 언더마이닝 효과(Undermining Effect)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지금 고입연합고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중학교의 학력은 떨어지고, 폭력은 급격히 늘어나고, 학교 교육목표도 애매모호하여 혹자는 중학교를 일러 우리나라 교육의 블랙홀이라고 한다. 진보교육감이 장악하고 있는 시도교육지원청도 모두 고입연합고사를 실시함으로써 중학교 학생들에게 외발적 동기하나쯤은 남겨두고 있다. 보수교육감인 경남교육지원청만 고입연합고사를 실시하지 않는 상황이다. 반대론자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경남의 중학생들은 다른 전국의 중학생들보다 더 행복하고, 만족하고, 사교육비도 현저히 적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뿐만 아니라 진보교육감이 장악한 시도에서 고입연합고사를 폐지하거나 폐지운동이 거세게 일어나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경남에서 반대론자들이 도민의 공감이나 반향을 끌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 이유는 같을 것이다. 내발적 동기가 충만하여 스스로 공부하고, 바르게 자라주는 아이들만 있다면 인권조례나 고입연합고사 부활 논쟁은 무의미 할 것이다.

내발적 동기는 빈약하고, 외발적동기도 별로 없어 학생들 교육이 난감한 선생님이나 교육의 블랙홀이라는 중학교육 개선을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고입연합고사 부활을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지만, 교육의 문제는 교육전문가와 학부모들의 의견이 더 반영되어야 한다. 소수의 목소리가 전체의 목소리인양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중학교 교실 현장상황, 학부모 여망, 교사의 바람 등을 고려한다면 고입연합고사 부활을 둘러싼 논란은 무의미한 일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특정 집단의 이념이나 철학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장래를 진실로 걱정한다면, 반대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는 이유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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