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들녘은 온통 황금색이다
진주성-들녘은 온통 황금색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0.20 18:3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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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들녘은 온통 황금색이다


죽정이도 없이 알차게 영글어서 벼농사가 대풍이란다. 요즘은 병치레도 하지 않아서 농약 사용도 절반으로 줄었단다. 게다가 모만 길러주는 영농업체가 있어 이웃끼리 날 잡아서 모판 작업하던 번거로움도 없어졌고 기계로 심고 기계로 베면서 탈곡까지 하여 포대작업도 할 필요가 없이 운반차로 옮겨져 도정공장인 물벼 수매장으로 실어내면 가족들도 모른 사이에 벼농사의 뒷정리까지 끝이 난다. 그래서 요즘은 추수의 계절이니 농번기니 하던 말도 쓸 일이 없어졌다. 물론 겉만 보고 쉽게 하는 소리일 수도 있다. 기계로 심어도 구석진 곳이며 빠진 곳은 일일이 손으로 심어 빈 곳 없이 메꿔야 하고 비료도 뿌려주고 논두렁의 풀도 베고 물고도 조절하고 농약살포도 해야 한다. 이 모두 뙤약볕 아래의 한더위 속에서 숨 막히는 무더위를 무릅쓰고 비지땀을 흘려야하는 노동이다. 작물은 그저 자라주지를 않는다. 오죽하면 주인 발자국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했겠나. 우리가 모르는 고단함이 있고 또 있다. 그래서 지금의 들녘을 노랗게 물들인 것이다. 땀 흘린 이들이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다.

우리는 흔히들 땅은 거짓말을 않는다고 말하며 노력만큼 거둔다고도 한다. 틀린 말은 분명 아니다. 알곡을 거두는 물량까지만 그러하다. 거둔 알곡의 값어치는 그렇지를 못하다는 것이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한마디로 수지타산이 전혀 맞지를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정부에 대놓고 대책마련을 해 달라는 아우성이다. 정부는 나름대로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하려고 백망으로 묘안을 짜내도 만족할 만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국제간의 협약인 자유무역협정을 파기할 수도 없고 파기를 한들 공산품 수출에서 받을 타격은 더 감당할 수 없으니 고육지책도 마련할 길이 없는 실정이다. 쌀 소비 촉진을 한답시고 별별 꾀를 부려 봐도 소용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공산품과의 가치기준 발란서는 깨어진지 오래이다. 쌀 한 되 값으로는 과자 한 두 봉지 값이 될락 말락 하고 빵 세 개도 못 사는 값이며 커피 한 잔의 값이 장소에 따라 쌀 두 되 값으로도 모자란다. 그래서 그들은 현수막을 내걸고 절규를 한다. 쌀은 우리들의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식량이다. 공산품의 수출에서 이들의 실손, 그 보전의 길은 정녕 없을까. 황금들녘에 내걸린 현수막이 곳곳에서 펄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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