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10)
칼럼-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10)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0.25 18:5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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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ㆍ진주향교 장의
 

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진주향교 장의-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10)


지난시간에 이어서 세번째, 유희요에 대하여 알아보겠다. 유희요에는 무용·승부 유희요가 이에 속한다.

경남의 무용유희요로는 <칭칭이소리>가 있다. 이는 흥이 고조되는 곳이면 언제 어디서라도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지신밟기와 풍물굿의 마지막 판굿을 비롯해서, 줄다리기, 달집태우기, 환갑 잔치, 결혼 잔치 등 각종 놀이의 클라이맥스에선 으레 이 노래를 부른다. 또 논을 매고 난 뒤나 초·중·말복에 하루씩 노는 틈을 이용해 흥을 돋우며 놀 때도 이 노래를 부른다. 부산의 좌수영 어방놀이를 비롯해서 백중놀이, 만선놀이 같은 민속놀이의 마무리 부분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것도 바로 이러한 가창 배경, 즉 일과 춤의 양면성 속에 전승되어 온 이 노래의 성격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방에 따라서는 후렴을 ‘치나 칭칭나네’ ‘쾌지나 칭칭나네’ 등으로 가창한다. 2음보 진행의 메기고받기식, 즉 선후창 방식으로 가창하기 때문에 요사의 내용은 얼마든지 길어질 수도 있고 다양하게 전개될 수도 있다.

한편 함양과 거창 등 경남의 중북부 지역에서 주로 전승되고 있는 무용유희요로서 <질꾸내기>라는 것이 있다. 이 노래는 곡우 무렵 화전놀이를 갔다 오면서 흥에 겨워 부르는 것이다. 거제도 지방에는 전남 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전승되는 것으로 알려진 <강강술래>가 전승되고 있다. 이것이 어떤 연유로 이곳에 전승되어 왔는지는 모르지만 일설에는 우수영과 좌수영의 수군들이 이동하면서 전파되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 중에서 거제도에서는 <강강술래>와 함께 <고사리껑자노래>가 많이 전승되고 있다.

<고사리껑자노래>는 아이들이 손을 잡고 고사리놀이를 하며 부른다. 그러므로 이 노래는 본격적인 무용유희요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경남 거제도에서는 이와 같은 일련의 놀이 질서 속에서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아이들이 설이나 명절 같은 때에 어울려서 이 노래를 부르며 놀이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창의 방법도 전라도에서는 메기고받기식으로 부르는데 비해 이곳에서는 독창식 즉 내리부르기식으로 부른다. 특히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의 고사리노래를 들어보면 가사의 내용 중에 <고사리꺾기>와 <청어엮기>가 서로 뒤섞이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전라도의 <강강술래>의 가창 순서와 거의 비슷한 현상이다.
승부유희요는 이기고 지는 승부에 초점을 맞춘 놀이에서 부르는 노래이다. 경남 지방의 승부놀이로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줄다리기일 듯하다. 이 줄다리기를 하며 부르는 노래가 <줄다리기소리>이다. 줄다리기는 벼농사를 많이 짓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어 온 놀이이다. 경남 지방의 줄다리기는 특히 진주, 창녕, 밀양 지역이 유명했다. 따라서 <줄다리기소리>도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어 오고 있는 것이다.

자연 상태의 전승은 끊어진 지 오래되었고 주로 문화재 형태로 전승 유지되고 있다. 진주의 경우 줄다리기 시연을 할 때 이 소리를 한다. 창녕 지방에선 영산줄다리기가 전승 보존되고 있다. 영산지방에는 이 밖에도 쇠머리대기 등 전통놀이가 잘 보존, 전승되어 오고 있다. 원래 이 놀이들은 마을의 풍농과 안녕 태평을 축원하는 대보름 놀이로,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왔던 집단연희였다. 밀양 지방은 남천강을 중심으로 비옥한 농지가 형성된 곳이다. 그래서 농업이 발달되어 왔고 여러 가지 노래도 풍부하게 전승되고 있는 곳이다. 그 중에는 부북면 감내에서 전승되고 있는 <게줄당기기소리>와 같은 특이한 것도 있다. 이 게줄당기기는 줄다리기의 일종이지만 그 놀이의 유래와 형태가 매우 특이하다. 이 놀이를 보통 ‘감내 끼줄땡기기’라고 한다. 줄을 메고 땅에 엎드려 두 팔과 다리로 거북이처럼 기며 당겨서 중앙선을 넘게 끌면 이기는 놀이이다. 보통의 줄다리기는 상대방을 보면서 당기지만 이것은 상대방과 등을 지고 기면서 끄는 것이 특징이다. <밀양 줄꼬는소리>를 들어본다.

‘위여차 줄 디리자/위여차 줄 받아라/동네사람 다 나와서/남녀노소 합심하여/천발만발 디리모아/이줄 다려 이긴다면/우리마을 좋을시구 (중략) /무자식자 자손행손/병고자는 쾌활 얻고/농사꾼은 농사장원/사업가는 재수대통/발전하는 우리 밀양/이 줄 다려 승부내자’

다음시간에는 경남의 비기능요에 대해하여 파악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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