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옛 도량형의 관습과 기준
진주성-옛 도량형의 관습과 기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0.25 18:5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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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

 
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옛 도량형의 관습과 기준

옛날에는 전통단위가 척관법(尺貫法)에 의해 사용해 오다 1790년에 국제 표준법이 프랑스에서 길이(m) 무게(kg)를 기본으로 해서 만든 국제 도량형(度量衡)의 법이 생겼다. 우리나라에서는 1902년 미터법이 도입되어 전통단위를 재정리하였다. 즉 1줌=1㎡ 1단=10㎡ 1짐=100㎡로 정의하였고 이 밖에 다양한 전통단위들도 미터로 정의해 그 규칙들을 대한제국 법률 제1호로 정하였다. 국제단위인 미터단위와 일치하는 체계를 갖추고자 노력이 반영 되었다.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길이의 단위를 자(尺)라고 하는데 1자는 오늘날 38,86cm에 해당하는 길이로 1줌은 가로 세로 1자에 해당하는 넓이로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미터법으로 다시 환산하면 몇㎡가 될까? 약 0.15㎡정도 짐의 단위도 등에 짊어지고 갈 수 있는 양도 넓이의 단위로서 1짐은 가로 세로 각 10자에 해당하는 넓이로 10자×10자=100줌 1짐의 넓이에서 양손에 들기 어렵기 때문에 등에 지고 간다.

그러나 지금도 옛날과 같이 내려오고 있는 단위 그대로 쓰고 있다.

실은 타래, 계란은 꾸르미, 곡식은 되로 어물합자는 꼬지, 비단은 자로, 나무는 사이, 오징어나 문어는 축, 마늘은 접, 바늘은 쌈으로 불렀다. 두부는 모로, 명태는 축, 김은 톳, 고등어는 손으로 호칭하고 있어 우리말의 맛깔스러운 생동감과 더불어 맛의 경계가 양각으로 도드라진다. 호칭에 애정이 묻어있다.
그리고 왜정시대 일본사람과 같은 생활을 하다 보니 일본어로 표기하고 있는 나무의 양을 사이, 함마, 도라이브 등 많이 있다.

단위만 그런 것도 아니다. 메밀국수는 만드는게 아니다. 눌러야 제맛이 난다.

고기는 한칼 끊어가야 친척집 방문에 명분이 서고 설날 가래떡 한 말쯤 내어야 체통이 서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런 동사를 이젠 아이들은 잘 쓸줄 모르고 노인들은 입말에서나 찾게 된다. 몸이 어슬어슬한 날은 막걸리 한 사발 마시고 국수 한 그릇 말아 먹고 싶구나.

아파트 광고에서 평을 표기하는 ㎡를 py라는 기상천외한 단위가 나오기도 하였다. 우리 속담 중에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길이 바로 길이를 표현하는 ‘길’이 랍니다.

현 사회에서는 표준화가 중요하다는 건 다 안다. 그렇지만 오랜 관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미국은 여전히 피트 야드 마일을 고집하고 쓴다. 그런 의미와는 별개로 우리나라는 도량형이 점점 사라져 가는데 안타깝다. 우리식의 단위를 잊은 건 그 물질의 역사와 본질도 잊어버리는게 아닌가 싶다. 조선시대 암행어사는 마패와 유척(鍮尺)을 주어 도량형을 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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