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자발성과 흥미를 고려하자
동의 자발성과 흥미를 고려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6.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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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례/언어장애전문가
진주 새샘언어치료실 원장

 언어치료의 사전적 의미는 언어 발달에 장애가 되는 요소를 개선시키거나 언어 능력을 최대한 신장시키도록 함으로써 언어발달이 늦거나 언어장애가 있는 사람의 의사소통을 돕는 활동이다.

따라서 언어치료사는 원인자체를 제거하기보다는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원인이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환경적인 것이라면 물리적 환경이든 사회적 환경이든 심리적 환경이든 개선하도록 권고할 수 있겠지만 자폐와 같은 원인을 제거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자폐아동이 지닌 자해행동이나 상동행동 등의 문제행동과 부정적인 증상들을 점차 완화시켜가면서 적절한 사회적 기술이나 필요한 행동을 유도하며 말로 표현하게 하고 양육환경을 긍정적으로 개선되도록 돕는다면 성공적인 중재의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이 될 것 같다.

 장애가 되는 요소를 개선하려면 원인이 무엇인지 증상이 어떠한지 등등 종합적인 이해와 평가가 필요하다. 현재의 신체적인 발달단계, 인지, 언어능력, 사회성, 가정의 양육환경 등을 고려하여 장기 목표와 단기목표를 치료사와 부모님이 같이 세울 필요가 있다. 이는 치료실에서의 언어적 향상도 중요하지만 가정이나 학교 등 다른 상황과 연계되어 전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상태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행동부터 중재해야할 것이고 현재의 상태에서 향상 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부모님 또한 명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현재의 상태에서 가장 가까운 다음의 윗 단계를 가기위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어떤 부모님은 아동이 점점 연령이 증가하고 몸도 자라는데 비하여 말은 늦은 않은 상태라 마음이 급하여 구어가 제대로 되지 않는 아동을 글자부터 익혀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한 단어나 두 단어 조합하여 겨우 표현되는 아동인데 이럴 때 치료사는 난감해진다. 듣고 말하는 구어가 제대로 되고난 후에 읽고 쓰는 과정이 될 수 있는 것인데 읽기는 커녕 단어와 문장표현이 제대로 되지 않는 아동을 글자를 익혀달라고 하는 것은 분유나 우유를 먹어야하는 영아에게 얼큰한 찌개와 밥을 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현재의 단계에 맞는 먹거리를 주어야하듯이 언어능력에 맞는 적절한 자극과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부모상담이 필요하고 부모님 또한 아동의 발달단계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동이 자발적인 소통의 의도가 있는 경우에는 장애가 되는 어떤 요소만 제거하여도 언어능력은 향상될 것이다. 자발적 의도를 이용하여 선호하는 장난감이나 자료, 과제, 활동을 통하여 조금만 촉진하여도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인 반응이 나타난다. 이럴 때 적절한 중재를 한다면 더욱 빠른 발달을 기대할 수 있다. 의도가 없거나 약한 아동에 비하여 언어발달의 단계를 더욱 빨리 즐겁게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선호목록을 작성하여 위계적으로 표를 만들어 보면 훨씬 구체적이고 접근이 편리할 것 같다. 아동이 선호하는 것을 이용하여 강화제로 쓰기도하고 활동의 자료로 사용한다면 아동의 반응은 더욱 적극적으로 변할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치료사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자기마음대로 하려는 아동의 경우를 예로 들면 치료사중심전략은 대부분 비효율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오히려 자율적인 탐색을 허용하고 같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활동하였더니 아동은 자연스럽게 치료사의 반응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상호작용하였다. 아동에게 최소한이라도 자발적 의도를 존중해주고 자율성을 허용한다면 분명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리라 믿는다.

 의도가 없는 경우에는 다양한 강화 전략과 동기유발이 필요하다. 부모님과 치료사는 마음의 문을 열고 아동의 욕구와 행동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찾아보면 분명 아동이 선호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일단은 찾으려는 의도가 중요하다. 보려고 하면 보일 것이고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것을 찾지 못한다면 계속 중재나 치료는 서로에게 수동적이고 의무적이어서 재미없는 활동이 되고 만다. 부모나 치료자의 개입을 거부할 수도 있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듯이 치료 또한 환경중심, 아동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발달수준이나 단계에맞추어 치료하는 것은 꼭 필요하지만 과정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목표나 수단과 방법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아동의 욕구와 흥미를 어느정도 고려할 때 더욱 효과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치료의 목적은 결국 아동의 언어능력을 향상하여 행복하게 살기위해서 이므로 문으로 비유하자면 치료사나 부모님이 열어주기보다는 스스로 아동이 문을 열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하고 열쇠를 아동이 갖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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