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弔問)
조문(弔問)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2.27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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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이 죽었을 때 그 유족과 함께 슬픔을 함께 하는 것이 조문이다. 죽은이를 추모하면서 유족들을 위로하는 것이 조문이다. 이러한 의미를 갖는 조문이 요즈음 시끄럽다. 김정일에 대한 조문을 둘러싸고 남한에 있는 단체 간에 서로 간에 생각이 달라서 그렇다. 동족인 북한의 지도자가 사망했으니 당연히 조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과 우리의 적이었고 남한사람들에게 못된 짓을 많이 했을 뿐 아니라 독재자에 불과한 사람의 사망에 대해 조문해서 안 된다는 사람까지 주장이 팽팽하다. 국민 여론조사를 해봐도 조문찬성과 반대가 비율이 비슷하다.


그래서 정부도 어정쩡하게 북한 주민에게 위로를 전한다는 애매한 형식의 조의를 표하고 민간인들의 조문도 금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물론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해 조문하는 것을 승인하기도 했다.

이처럼 김정일에 대한 조문의 입장이 갈리는 것은 그만큼 김정일 이라는 사람에 대한 남한의 입장이 복잡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적성국가의 지도자인 동시에 우리가 함께 풀어가야 할 남북문제의 당사자이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미래의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기도 하다. 죽어서도 여전히 그 영향력이 적지 않은 것이다.

그래도 이번 김정일 사망 시에는 이전의 김일성 사망 시 보다는 국론분열이 덜한 것 같아 다행스럽기도 하다. 이것도 경험칙이 작동하는지, 아니면 김일성에 비해 김정일의 비중이 떨어져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조문을 둘러싼 논쟁이 서로간에 패싸움으로까지는 번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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