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갈수록 태산
아침을열며-갈수록 태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1.01 18:1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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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갈수록 태산


갈수록 태산이란 말이 아마도 이런 때에 사용하라고 만들어졌던 모양이다. 최순실과 차은택! 그들 뒤엔지 아래인지 그 포지션이 도무지 구분이 안 되는 또 다른 한 여인. 일명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여인이니 여기서는 여왕이라고 부르자. 또한 그 아래와 옆에 뒤에 수도 없이 많은 이들이 최순실과 여왕에게 일조했지만 일단 최순실의 세력이라고 하자. 아무튼 이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이 나라를 주물떡 거렸다. 오직 돈을 끌어 모으는데만 천재인 이들은 정부의 어디에다 빨대를 꽂아야 나라의 돈이 제 입 안으로 쪼르륵 빨려 들어온지 잘 알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각 정부부처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부처이다. 그런 만큼 그 부처를 운영하자면 돈도 많이 들여야 할 것이다. 게다가 문화라는 게 예술과 직접 간접으로 연관되어 있다보니 그에 따른 사업도 대개는 값을 책정하기 애매할 것이다. 쉬운 말로 ‘부르는 게 값’이다. 여기에 최순실과 그 세력들의 삘이 꽂혔다. 그들은 그들의 하수인인지 대장인지 역시 구분이 애매한 여왕의 음덕으로 한 나라의 문체부를 가볍게 장악했다. 여왕의 국정기조 사업인 ‘문화융성’ 예산안을 직접 만들고 검토하고 실행했다. 이 과정에서 문체부 장관을 자신들의 세력으로 갈아치우며 힘을 휘둘렀다. 문체부 장관을 최순실의 최측근인 차은택의 대학원 스승인 김종덕으로 앉혔던 것이다. 정말이지 믿기지도 않고 놀라울 따름이다. 더 놀라운 건 차은택의 외삼촌은 교육문화수석에 저 여왕이 임명했단다. 차은택이 보챘고 여왕이 베시시 웃으며 임명했을 것이다.

더더욱 놀라운 건 김종덕이 장관으로 취임한 뒤에 문체부 1급 공무원 6명이 잘리거나 좌천됐다. 게다가 김종덕 체제로 장악한 즈음에 책정하고 착수되어 진행되고 있는 사업을 한답시고 주물떡거린 정부 예산은 7000억원 규모다. 거의 1조다. 이 모두 국민의 세금이 아닌가. 그렇다면 여왕을 비롯한 최순실 일파는 국민의 세금인 국가의 돈을 조직적으로 빼낸 떼강도이지 않은가? 기가 찬다, 기가 차!!! 그들이 사업이랍시고 벌인 것 중에 하나가 ‘문화창조센타’인데 이는 후에 ‘문화창조융합벨트’로 확장되었다고 한다. 돈밖에 모르는 그들에겐 만만한 게 문화였던 모양이다.

내가 명색이 문학인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문화는 인류의 꽃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게 문화다. 그런데 저들은 돈을 빼낼 빨대로 보였던 모양이다. 이에 여왕은 문화창조융합벨트 출범식이라든지 창조벤처단지 개소식 등 그놈의 잘난 ‘문화융성’ 사업 때마다 얼굴을 내밀어 입이 찢어질 정도로 웃어줌으로써 그들이 돈을 더 잘 끌어모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한다. 그 웃음에 고무되었든지 그들은 또 어떤 광고회사를 뺏으려 했고 말을 듣지 않으면 ‘묻어버리겠다’고 조폭 두목처럼 협박을 했단다. 사람을 산 채로 땅에다 묻는 상상에 소름이 다 돋는다.

어제는 청계광장 집회에 다녀왔다. 토요일 저녁시간이라선지 가족단위의 참여자들이 많아 놀랐다. 집회 시작 시간이 되기 전부터 사람들은 모여들기 시작해 시간이 되자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모인 사람들이 함께 한목소리로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취임 전부터 여왕의 거짓말을 익히 알고 임기 어디쯤에서 그것이 드러날 것인가 헤아리고 있던 나로서는 가슴이 벅찼다. 올바름과 진실은 가라앉지 않는다는 말이 맞았던 것이다. 마음 한편에선 버릇처럼 고개를 갸웃했다. 그녀는 왜 그 많은 돈으로 저따위로 하면서 다른 좋은 일을 두고 정치를 시작했을까??

정의당의 한 국회의원은 ‘박근혜를 체포’해야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모인 사람들이 하나같이 천둥소리처럼 환호했다. 한 사람이 쌀 10킬로그램이면 한 달을 산다. 돈을 모으는 일에만 인생을 몽땅 받치는 사람들아, 제발이지 그게 아니다, 그건 인생을 모욕하는 짓일 뿐이다. 인생은 보다 풍성해서 행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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