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중국문학(中國文學)의 특성(3)
칼럼-중국문학(中國文學)의 특성(3)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1.06 18:5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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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 교수·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진주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장·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
 

강신웅/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 교수·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진주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장·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중국문학(中國文學)의 특성(3)


지난번에 이어 중국 문학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남북조의 악부에 있어서는 현저히 다른 지방과 민족의 배경에 따라 악부시의 풍격도 달랐다. 북조인이 오호이족의 천하로 조잡하고 호방한가 하면 남조인은 만유(漫柔)하여 그 시도 기려하고 유약하다.

‘수·당’ 통일은 시사상 일대 전기를 이뤘다. 옛날 형식이 달변하여 대성하고 그것이 관로(管路)와 사인(士人) 간에 총아로 등장하는 시기인 것이다. 무엇보다 당대에는 근체시의 정립과 악부의 도시화(徒詩化)가 중요한 변화로 나타났다. 악부시가 위 · 진 이후 점차 창(唱)을 할 수 없게 되자 새로운 시가의 창이 요청될 때 마침 제(齊)와 양(梁)의 격률설에 힘입어 근체시가 완성되었거니와, 청 강희(康熙) 때 집성한 <전당시(全唐詩)>에 의하면 3300여 명의 시인과 48900여 수의 풍부한 시의 생산량을 내게 된 것은 당조가 선비를 시부로 등용한 타인(他因)도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시인·시작뿐만 아니라 각종의 풍격·체재가 모두 성공적으로 시도된 때란 점에서 과연 ‘시즉당(詩則唐)’이란 사적(史的) 직위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고병(高棅)의 <당시품휘(唐詩品彙)>에 따라 당시를 4분하여 논하면, 당초에서 현종 개원 시대까지를 초당, 이백·두보 등이 나온 성당(盛唐), 성당 이후 개원에서 대종 세력 시대까지를 중당, 태화에서 당말까지를 만당이라 한다.

‘초당’ 4걸과 심전기(沈佺期)·송지문(宋之問)·진자앙(陣子昻)·장구령(張九齡) 등을 대표로 한 초당 시단은 대체적으로 시풍이 화려하여 제·양(齊梁)의 기미경염(綺靡輕豔)한 구습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다만 골격과 의상(意象)면에서 껍질을 벗었고 형식면에서도 대부분 7언 고시를 썼었다. 그중 심전기와 송지문은 근체시를 세우는 공신 노릇을 했거니와 진자앙에 이르러서여 처음으로 청아하고 담박한 시격을 세워 경염한 버릇을 씻는 한편 새로운 경계로 시풍의 방향을 옮긴 것이다.

왕유(王維)·이백(李白)·두보(杜甫)를 비롯하여 고적(高適)과 잠참(岑參)·왕창령(王昌齡)·왕지환(王之渙) 등은 율시·7언 고시·7언 절구에서 각각 성당시를 장식하였다.

불가의 영향으로 선미(禪味)를 띤 왕유는 시 속에 화경(畵境)을 넣어 ‘시중유화, 화중유시’의 특색을 지니면서 5언 고시와 5언 율절에 능하였다. 도가의 영향을 받아 선기(仙氣)를 띤 이백과 유가의 영향을 받아 시가 성역에 진입한 두보와는 대조적이었다. 이백이 표일(飄逸)하여 재기가 있다면 두보는 침울하여 학력(學力)이 있고, 이백이 기(氣)를 주로 삼아 자연을 법하였다면 두보는 의(意)를 주로 삼아 독창(獨創)을 법한다 할 수 있다. 그들의 시역은 서로 달라 이백이 5·7언절과 7언 가행에 신기하다면 두보는 5·7언율에 신기하여 후대의 모든 시인이 이들을 시종(詩宗)으로 삼아 이백을 시선, 두보를 시성이라 추존했다. 이 밖에 비장한 필력으로 변새시(邊塞詩)를 쓰던 고·잠(高岑)은 7언 고시에 가장 능했거니와 왕창령·왕지환은 7언 절구에 능하여 모두가 중국 시사상 가장 찬란한 한때의 기라성이 되었다.

‘중당’ 시인으로는 한유(韓愈)를 비롯 맹교(孟郊)·가도(賈島)·이하(李賀)와 원진(元稹)·백거이(白居易)·장적(張籍)·왕건(王建)·유우석(劉禹錫) 등을 들 수 있는데, 모두가 특성을 지녀 개성이 진열되던 때이다. 5·7언 고시에 능하면서 웅후하고 고고한 한유, 한수(寒瘦)에 흘러버린 맹교와 가도, 귀시(鬼詩)로 처참하면서도 아름다운 이하, 풍자적인 사회시로 촌고(村姑)까지도 읽던 원진과 백거이는 일찍이 소식(蘇軾)에게 ‘원경백속(元輕白俗)’이라고 비평받은 바 있지만 사실적인 백화시풍을 세웠다.

‘만당’ 시인으로는 이상은(李商隱)·온정균(溫庭筠)·두목(杜牧)·한악(韓偓)·허혼(許渾)·피일휴(皮日休)·육구몽(陸龜蒙)·두순학(杜筍鶴) 등이 있는데, 역시 서로 다른 풍격이다. 그러나 다시 유미적이고 퇴폐적인 경향으로 돌아감은 거의 공통되고 있으니, 몽롱한 의상을 잘 운용시킨 이상은의 은벽(隱僻)과 아름다운 여구(麗句)를 생동하게 운용한 온정균의 음미(淫靡), 염미(豔美)하고 퇴폐적인 두목의 호사(豪奢)는 각각 특성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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