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①화훼마이스터 김해 은혜농장 추장근
[경남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①화훼마이스터 김해 은혜농장 추장근
  • 배병일기자
  • 승인 2016.11.07 18:32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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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농민 발자국 소리·물주기와 함께 피어난다

 
김해시 화목동에 위치하고 있는 은혜농장 추장근(58)씨는 군복무 직후부터 농업에 뛰어들었다. 1982년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됐고, 참외를 20년 정도 재배했다. 6년 정도 토마토 재배를 병행하며 변화를 모색했고, 단위면적당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작목을 찾다가 11년 전부터 분화로 작목전환을 시켜왔다. 흙이 달린 것은 검역이 까다로워 무분별한 수입으로 인한 농가피해가 적으리라 생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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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 등 농사거쳐 분화작목 11년째
지난 2009년 마이스터대학 입학 
화훼전공 지식·현장 노하우 배워 

분화는 ‘물주기’가 성공의 포인트
직접 물주면서 꽃과 소통 상태 체크 
가두리식 빗물 저장 농업용수 사용

“유행에 민감한 화훼농사 변화 필요 
꽃은 평생교육 늘 새로운 도전해야
농촌 외부인력 수급 활성화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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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마이스터가 되기까지…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와 도전, 재투자에 박차
5280㎡(1600평)의 온실에는 중온성 분화를, 또 다른 동일면적의 온실에는 저온성 분화를 생산한다. 초창기엔 꽃 품목이 11개나 됐지만, 이제 4개로 줄여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

추 씨는 “장미 농가들이 분화로 대거 작목전환을 하면서 분화시장은 춘추전국시대라도 맞은 듯 혼란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고, 10년 전에 비해 각종 자재가격은 곱절 이상 올랐는데 꽃값은 거의 제자리걸음이라 고심이 깊다”고 토로했다.

그렇지만 추 씨는 철저한 품질관리와 도전으로 시련을 극복해 가고 있다. 온실에 자동화 시설을 대대적으로 설치했다. 큰 태풍피해를 2번이나 입는 등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재투자를 하며 변화와 도전으로 농장을 계속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또한 추 씨는 항상 배우는 자세로 분화스터디, 최고농업경영자과정,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 등 각종 교육과 강의를 찾아 줄기차게 발품을 팔아왔다. 특히 2009년에 입학한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의 화훼전공 교육을 통해 많은 지식습득과 현장실습으로 정보와 노하우를 축적하고, 농업마이스터 지정시험을 치러 화훼분야의 지정자가 될 수 있었다. 그는 “화훼농사야말로 스스로 찾아가고 만들어가는 평생교육이 수반돼야 변화와 도전을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훼 재배기술 노하우…분화는 물주기가 성공을 가늠하는 70%…물만은 직접 준다
화훼농사는 다른 일꾼들의 손이 많이 가는 편이지만, 추장근 씨는 물주는 일만은 직접 한다. 특히 분화는 100% 양액비료를 사용하기에 물을 어떻게 주느냐가 성패의 70% 이상을 좌우한다고 한다. 물을 알맞게 적당히 주려면 경험과 고도의 감각을 갖추어야 한다.

물을 주는 시간은 추 씨가 화초와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마음으로 나누는 이 대화시간을 통해 물을 얼마나, 어떻게 주어야 하는지 소통한다. 화초 잎 색깔만 봐도 용존 산소나 비배관리 상태를 알 수 있어야 하는데, 한 순간이라도 놓치면 탈이 나 몇 곱절의 노력이 더 든다고 한다. 이에 “꽃은 물을 주러 농장을 드나드는 농민의 발자국 소리와 물줄기대로 피어난다”고 추 씨는 피력했다. 추 씨의 농장이 있는 김해평야는 일조조건이 좋고, 온실 통풍도 잘 되는 조건을 갖췄지만 간척지인 탓에 지표수에 염분이 많아 농업용수로 사용하기엔 한계가 많다.

이에 추 씨는 빗물을 모아 농업용수로 사용한다. 탱크와 저장조엔 보통 약 250t에 달하는 빗물이 저장돼 있다. 한 번 사용한 물도 순환식 저면 관수를 통해 회수해 다시 사용한다. 갈수기엔 수돗물로 보충하기도 하지만, 해를 거듭 할수록 빗물 이용에 자신감이 붙고 있다.

특히 나중에 설치한 비닐하우스 한 쪽에는 가두리식 빗물 저장조가 설치돼 농장의 특색을 더하고 있다. 추 씨가 8년 전 네덜란드를 방문했을 때 지대가 낮고 염분기가 많은 유사한 조건에서 가두리식 빗물 저장조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을 눈여겨 본 후 벤치마킹한 것이다. 탱크시설은 비용도 많이 들고, 공간도 많이 차지하며, 혹한기에 종종 얼기도 한다. 반면 가두리 빗물 저장조는 이러한 단점을 줄일 수 있어 매우 경제적이라고 한다.

또한 추 씨는 오래 전부터 점등시설을 백열등에서 삼파장 램프로 업그레이드시키며 보온과 보광에도 정성을 쏟아왔다. 그리고 타이머로 조정이 가능한 단일처리 자동화 시설도 설치해 일조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 김해 은혜농장 추장근씨는 1600평 온실마다 중온성 분화와 저온성 분화를 생산하고 있다.
◆경영·마케팅 노하우…항상 새로운 시도로 고객을 설레게 한다
추 씨는 “화훼의 경우 유행을 많이 타기 때문에 변화에 민감하다”면서 “항상 새로운 변화와 시도로 고객을 설레게 하기 위해 각별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70%의 꽃은 판로가 탄탄히 확보된 기존 품종을 재배하되, 30%는 새로운 품종을 도입해 재배 노하우를 쌓고 분화의 유행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또한 같은 꽃이라도 스타일을 다르게 해서 변화를 주며 시장에서의 반응을 체크해 간다.

이미 서울과 부산에 탄탄한 판로를 확보해 주문판매를 정착시켰지만, 최근 양산지역에 또 하나의 작은 판매장을 마련했다. 좀 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소비자를 만나고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챙겨서 생산단계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설렘을 창출해가는 과정이다.

분화는 80% 이상이 봄에 출하되고 20% 이상은 가을에 출하되기에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많다. 추 씨는 8만9100㎡(2만7000평)의 논을 임대해 쌀농사를 지으며 화훼농사에 필요한 힘을 보충시켜가고 있다.

추 씨의 농장과 집은 인적이 드문 광활한 들판 한 가운데에 있다. 교통이 불편하다보니 종종 외부 인력을 수급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이에 추 씨는 일손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온실 곳곳에 다양한 자동화시설을 설치했으며, 이는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흙을 담는 기계까지 마련해도 섬세한 분화 재배의 특성상 아직 자동화의 한계는 많다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기도 하지만, 오래 붙어있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이에 추 씨는 농촌지역 외부 노동력 수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마련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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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자 - 정병룡 교수 (국립경상대학교 농업식물과학과)
열정적인 지식 습득…현장 적용력 탁월

추장근 농업마이스터와 저의 만남은 경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 개설되어 운영되어 온 최고농업경영자과정 시설원예반과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 화훼반, 그리고 경남농업기술원에서 운영된 경남분화스터디그룹을 통하여 이루어졌습니다. 2009년도에 개설된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의 화훼반에 제1기 과정생으로 입학하여 처음으로 마이스터 지정고사에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제가 위의 모든 과정들을 이끈 지도교수로서 만난 추장근 마이스터는 항상 성실하고 열성적인 자세로 훈련과 교육에 진지하게 임하셨고, 남달리 기본적인 소양을 많이 갖추고 있던 분이었습니다. 분화재배와 관련된 기초부터 응용기술까지 다양한 분야의 내용을 잘 습득하고 실천하시는 분이었습니다.

특히 분화재배와 관련된 일장 등 환경조건의 조절, 양액의 조성, 비료 농도의 계산, 균형처방 등 수준 높은 영역에서도 항상 노력하며 배운 것을 자신의 지식으로 삼고자 노력하여 결국에는 본인의 노하우로 삼고 현장에 활용하는 점이 남다른 편이었습니다. 가장 어려운 작목인 분화를 재배하면서도 이러한 기초와 응용 면을 두루 익히고 현장에 적용하는 실천력이 초대 마이스터로서 당당히 합격하였을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농업경영인으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추장근 마이스터께서 앞으로도 항상 도전하는 자세를 견지하며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워 수용하고 실천하여 타의 모범이 되며 더 큰 성공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배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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