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도시락 문화
진주성-도시락 문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1.08 18:1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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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
 

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도시락 문화


옛날이나 지금이나 밖에서 먹는 도시락은 정성이 들어 있는 음식으로 야외에서 먹으면 꿀맛이다. 1962년 정부가 외래어를 우리말로 순화(純化)에 의하여 도시락이란 말이 정착되었으나 일제 강점기는 ‘벤도’로 그 이전에는 ‘도슭’이라고 했다. “낫 갈아 허리에 차고 도끼 버려 두러 매고 무림산중(武林山中) 들어가서 삭다리 마른 섶을 뷔거니 버히거니 지게에 질머 지방이 바쳐 놓고 새암을 찾아가서 점심(占心) 도슭 부시고 곰방대를 톡톡 떨어 닢 담배 퓌어 물고 코노래 조오다가…” 작자미상 청구영언(靑丘永言)에서 발췌. 1728년에 나온 시조로 산에 덜어가 한창 일을 한 뒤 점심(도슭: 도시락의 어원)을 맛있게 먹고 담배 한 대 피우면서 콧노래 흥얼거리는 농부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여기 도슭이란 말이 도시락에 기록된 최초의 사례로 알려져 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도시락은 정성이 들어 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꿀맛이긴 매한가지다. 도시락은 오랫동안 우리의 일상을 즐겁게 해준 음식문화로 일년 내내 언제 어디서 먹던 맛이 있다. 소풍은 아이들에게 즐거운 야외에서 자연을 배우는 학습의 장(場)이지만 도시락을 싸야하는 엄마에겐 걱정과 부담이 된다. 김치, 고기를 넣어 볶음밥을 만들어 엄지손가락 크기로 길쭉하게 모양을 내고 계란 옷을 입혀 프라이 팬에 굽기만 하면 되고 여기에 김으로 옷을 입히면 김밥이 된다. 이렇게 만든 김밥과 과일 몇종과 삶은 계란, 음료수 등 배낭에 넣어 짊어지고 대문을 나서는 아이에겐 기쁨이 배가 된다.

1990년도 초 도시락 업체가 나타나 여행, 상가(喪家) 등 단체로 행사를 치를 때 주문하면 날짜, 시간대별로 도시락을 운반해 주었다. 여기에 술, 담배도 넣어 배달했다. 1960년대 당시 국민학교 운동회가 가을에 어린아이의 연중 행사로 건강과 심신을 위하는 것 외에 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부모님들이 참여하여 하루를 즐긴다. 중식시간이 되면 가지고 온 도시락을 펴놓고 둘러 앉아 같이 먹는다.

도시락 밥과 김치, 삶은 계란, 삶은 밤들이다. 기쁘게 먹고 마지막 행사는 마라톤이였고 지금은 청백 릴레이만큼 인기가 있고 우리들의 모습이며 마을의 잔치였다. 도시락의 그릇도 옛날에는 질그릇에서 고리짝 양은으로 지금은 스텐레스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든 도시락에 담아 온다. 옛날 난로에 도시락을 따뜻하게 구워 먹기 위하여 난로 위에 도시락을 쌓아 올려놓았다가 와르르 넘어져 점심을 굶었을 때도 있었다.
추억에 이야깃거리로 남았다.

일본은 도시락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는 국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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