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낭만쫓아 산청으로 가자
늦가을 낭만쫓아 산청으로 가자
  • 산청/정도정기자
  • 승인 2016.11.10 18:36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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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에 휘날리는 지리산 단풍 ‘장관’
▲ 대원사계곡

화려했던 단풍이 지는 늦가을, 그러나 경남지방의 단풍은 다른 지방보다 늦게 피는 만큼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때까지 남아 있다. 특히 산청군은 서서히 차가워지는 바람에 휘날리는 낙엽위로 절정에 다다른 단풍에 낭만으로 가늑하다.


산청군은 지리산 천왕봉을 기점으로 남북으로 지리산맥(智異山脈)이 하동, 함양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산새가 높고 웅장하며 곳곳에 깊은 계곡으로 여름 산행지로 이름나 있지만 가을이 되면 단풍명소로 탈바꿈한다.

산을 오르거나 멀리 갈 것도 없이 구형왕릉와 대원사, 정취암 등 문화재는 단풍으로 파묻힌 듯 하며 뱀사골, 피아골에는 말 그대로 장관을 이룬다. 홍단풍으로 치장한 밤머리재도 드라이브 코스로 적격인 곳이다.

지리산 국립공원(智異山國立公園)은 지난 1967년 12월 29일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그 면적이 440.517㎢로 육지면적만으로 20개 국립공원 가운데서 가장 넓다.

남한 제2고봉인 천왕봉에서 발원하는 지리산은 칠선계곡을 비롯해 뱀사골 계곡, 대원사 계곡 등 수없이 많은 계곡과 불일(佛日)폭포, 구룡(九龍)폭포, 용추(龍湫)폭포 등으로 이루어진 자연경관은 명산으로서 손색없다.

특히 ‘피아골 단풍을 보지 않은 사람은 단풍을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 조선 시대 유학자 조식 선생이 한 말이다. 피아골은 온 산이 붉게 타서 산홍이고, 단풍이 맑은 담소에 비춰서 수홍이며, 그 몸에 안긴 사람도 붉게 물들어 보이니 인홍이라고 해서 옛부터 삼홍의 명승지라 일컬어 왔다.

▲ 구형왕릉
금서면 화계리 왕산 자락에 가락국의 전설을 안고 있는 구형왕릉은 가야의 마지막 왕인 구형왕의 무덤으로 전해오는 능으로 적석총으로 피라미드형 7단으로 쌓여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

이 무덤을 둘러싸고 석탑이라는 설과 왕릉이라는 두가지 설이 있었다. 이것을 탑으로 보는 이유는 이와 비슷한 것이 안동과 의성지방에 분포하고 있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왕릉이라는 근거는 동국여지승람, 산음현 산천조에 현의 40리 산중에 돌로 쌓은 구룡이 있는데 4면에 모두 층 급이 있고 세속에는 왕릉이라 전한다는 기록이 있다.

왕산 깊숙이 파묻혀 있고 앞으로는 개울이 흐르고 있지만 신기하게도 왕릉 주변에는 등나무와 칡넝쿨이 뻗지 못하고 새들도 왕릉위로 날지 않으며, 이끼나 풀이 자라지 않고 바람에 낙엽조차 떨어지지 않는다.

사찰산행을 원한다면 정취암으로 가자. 신등면 양전리 대성산 기암절벽에 매달린 이 암자는 신라시대 불교암자. 686년(신문왕 6년) 신라시대 의상조사에 의해 창건됐다. 절 앞까지 도로가 나 있어 승용차로 편안하게 닿을 수 있지만 암자 담장 뒤로는 몇백 미터 절벽으로 상서로운 기운이 가히 금강에 버금간다 하여 예부터 소금강(小金剛)이라 일컬었다.

▲ 정취암
암자에 올라 산 바위 끝에 서서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면 천장 만장 높은 곳에서 하계(下界)를 내려다보는 시원함과 함께 고요 속에 온갖 번뇌를 잊고 속세를 벗어난 느낌이 든다. 차가 올라올만한 제법 큰길인데도 울긋불긋한 단풍에 가려 올라오는 차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대원사 계곡도 빼놓을 수 없다. 삼장면 유평리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대원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이며 양산 석남사·예산의 견성암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구니 참선 도량이다. 진흥왕9년(548년)에 연기(緣起)조사가 창건해 평원사(平原寺)라 했다. 정갈하고 단아하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을 간직하고 바위틈을 흐르는 청정한 물소리와 더불어 비구니들의 맑은 미소를 벗하는 곳이다.

지리산 등산로의 초입인 대원사 계곡은 깊고 울창한 수림과 반석이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아름다운 계곡인데, 원래는 마을 이름을 따와서 유평 계곡이라 불렀으나 대원사 비구니 사찰의 깨끗한 이미지가 더해져 지금은 대원사 계곡으로 불리고 있다.

산청군 금서면과 삼장면을 이어주는 국도59호선 밤머리재 도로변에는 홍단풍으로 불타올라 절정을 맞이했다. 늦가을 낭만을 재대로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낙엽과 높고 맑은 가을 하늘사이를 붉은 선으로 나눈 듯 하며 자전거나 오토바이, 차 등으로 드라이브하기에 적격인 곳으로 산책하기에도 좋다. 하지만 경사가 조금 되는 데다 떨어진 낙엽이 쌓여 미끄러울 수 있으니 안전운전은 필수적이다. 산청/정도정기자·사진제공/산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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