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가을을 보내는 문턱에 서서
아침을열며-가을을 보내는 문턱에 서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1.23 18:2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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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가을을 보내는 문턱에 서서


가을이면 항상 제일먼저 떠올리는 것이 단풍이 아닐까? 물론 사람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보편적으로 그렇다고 보아진다. 겨울을 가는 문턱에서 나무들은 아름다운 나뭇잎으로 치장을 하고는 마지막을 떠나보낸다. 추운 겨울을 나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리라. 이것이 자연의 섭리라 어쩔 수 없으리라.

지난 11월 초순엔 전북 순창에 있는 강천산을 다녀왔다. 인터넷으로 얼마나 걸리는지 사전에 알아보았더니 진주에서 1시간 30분쯤 걸린다고 되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왔었다. 차를 임시 주차장에 주차시키고 지자체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매표소 입구까지 갔다. 표를 끊고 들어서서 개울물이 함께 하는 길을 오르다 보니 병풍폭포인 인공폭포가 다가온다. 산등성이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어떻게 보면 자연폭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높다란 곳에서 떨어지는 물을 보노라면 마음의 한 곳을 시원스레이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조금 지나니 순창군에 소재를 둔 음악동아리 단체에서 작은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차를 시음해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차 한 잔을 마시고 오르는 길엔 단풍나무들이 붉게 혹은 노랗게 물들어 우리들을 반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오르는 길이지만 가끔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사진도 한 컷씩 찍고, 잠시 쉬기도 하면서 오른다. 어느덧 현수교(구름다리) 근처에 와서 코스를 구름다리로 정하고 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 오른 것이 드디어 구름다리 입구에 도달했다. 저 아래에 사람들이 자그맣게 보인다. 다리 폭이 좁아서 다리 위를 오가는 사람들은 조심 조심 지나간다. 가끔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구름다리를 건너 전망대로 오르려다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아래로 난 길을 택하여 코스를 잡았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잡은 구장군 폭포로 가기 위해서다.

길가엔 여전히 단풍나무들의 울긋불긋한 모양들이 우릴 반긴다. 조금 더 오르니 강천사가 앞에 나타난다. 아내는 대웅전에 들렀다가 오고 나는 주위를 서성이면서 잘 찍지도 못하는 사진기를 눌러 본다.

다시 걸어서 구장군 폭포가 있는 곳까지 올라서 산꼭대기에서 떨어지는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먹을 것을 의자에 앉아서 먹으니 신선이 따로 없는 것 같이 좋다. 내려 올 때면 항상 느끼는 것이 시간이 줄어든 것처럼 갈 때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오를 때 준비하던 음악회가 신나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었다. 가끔 신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은 춤으로 보답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매표소를 나와서 식당가에서 점심을 동동주와 함께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다.

가을엔 들국화가 작은 꽃들의 표상이라면 나무는 빨강색이 주인 단풍나무와 노랑색의 은행나무가 아닐까?
가을이면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단풍의 모습을 가슴에 담기 위해서 산으로 들로 찾는다. 겨울이면 모두 버려야 봄을 새롭게 맞이하듯 사람들도 그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해서 겨울의 추위와 삭막함을 이겨내려는 것일까?

나도 가슴에 담은 가을의 아름다움을 겨울 내내 가끔은 표출하면서 새봄의 생동감 있는 그 계절을 생각하리라. 이 가을 저 단풍잎의 마지막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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