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마리앙똥혜네뜨(2회)
아침을열며-마리앙똥혜네뜨(2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2.05 18:2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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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마리앙똥혜네뜨(2회)


마리앙똥혜네뜨는(이하 마리) 이제 그 남자가 해주는 알뜰한 위로의 속삭임 없이는 하루도 못살게 되었다. 그 동안 너무도 깊은 외로움 속에 오래 살았다 보니 남자의 위로에 그야말로 뿅가버린 것이었다. 마리는 그 지옥과도 같은 외로운 생활로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면 아찔했다. 아예 이제 둘만의 궁전을 새로 지어서 그곳에서 더 자주 위로를 받았다. 그 둘만의 궁전에는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온갖 것들로 장식했고 쓰레기통까지도 수백만 원짜리였다고 한다. 또한 비밀스런 방이 있어서 그 방에는 온갖 금은보화가 가득했다. 당연히 마리의 돈으로 장만한 것이었다.

“참으로 순결하고 아름다우신 나의 공주마마, 마음을 단단히 먹고 절 따라 오시옵소서. 이제 머지않은 날에 여왕마마가 되셔서 저 어리석은 백성들을 보살펴주셔야 하옵니다” 둘만의 궁전에서 남자는 날이 갈수록 더욱더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마리를 위로하고 케어 해주었다. 마리는 처음엔 여왕이 되라는 그 말이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인줄 알았다. 그러자 남자는 좀 더 적극적으로 말했다. “뭐니뭐니 해도 성공한 인생은 권력을 손아귀에 넣어야 됩니다. 그래야 그야말로 위대한 사람 반열에 드는 것이란 말입니다. 제 말 알아들으시겠습니까?”

그래도 마리는 지나치게 순순해서 마치 백치 같은 미소만 지을 뿐 별 말이 없었다. 워낙에 마리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고 눈치가 없었다. 원래는 그렇게까지는 무지하고 눈치가 없지는 않았는데 남자의 독특한 위로와 케어를 받으면 받을수록 그 지경이 되어갔던 것이다. 남자가 온화한 미소와 함께 마리의 등을 쓰다듬으며 “왜 권력을 잡는 게 두렵사옵니까?” 마리는 정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왜냐하면 부모님이 권력을 오래 갖고 있으려다 총에 맞았다는 강박이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알아차린 남자가 더욱 다정하게 말했다.

“나의 위대하고 아름다우신 마마, 아무 걱정 마세요. 마마는 그냥 타고난 그대로 우아하고 고매한 얼굴로 웃기만 하고 사진만 찍으면 됩니다. 뒤에서 제가 다 보살피겠사옵니다” 그제야 마리는 까르르 웃었다. 뭐가 뭔지는 모르지만 남자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남자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남자가 이제 자기의 곁을 떠나 위로고 나발이고 나몰라라하는 상황이 가장 두려웠다. 또한 남자의 아주 특별한 위로를 자꾸 받다보니 슬그머니 없던 자신감과 권력욕이 돋아나기도 했다.

“알았어요, 한번 생각해 보겠어요” 배시시 웃으며 말한 이후 마리는 남자에게 철저한 정치가가 되는 수업을 받게 된다. 그리고 정치에 입문하고 승승장구 한다. 마리는 날이 갈수록 삶에 대한 희열이 배가되었다. 사람을 이끌고 지배하는 일은 말할 수 없는 기쁨을 주던 것이다. 자신을 위대한 지도자로 발굴해준 남자의 선견지명에 다시 한번 감동하고 감사했다. 이에 남자는 아니라고 손사례를 치며 자신의 재능을 인정하게 된 마리에게 더 공을 돌리며 감사했다. 마리는 더욱더 남자를 신뢰하게 됐다. 남자만 자신의 곁에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것 같았다.

마리는 이제 더욱 아름다워지고 우아해져갔다. 성숙한 여인의 냄새를 풍기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 때면 후광이 비치는 듯한 그녀에게 지지자들은 환호로 답했다. 그녀는 그런 순간이 진심으로 만족스럽고 좋았다. 남자가 없었다면 그런 만족한 인생을 살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 남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간직했다. 그녀는 이제 중요한 결심을 실행하기로 했다. 진작부터 남자에게 주고 싶었지만 남자가 사양할까봐 미뤘던 일이었다. 그녀가 가진 국내에게 가장 큰 ‘교육장학회’를 남자에게 넘겨주는 일이었다. 그녀는 너무 바쁘다는 핑계를 댈 참이었다. (다음주 마지막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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