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세상을 믿어야만 자립심과 결단력이 증폭된다
칼럼-세상을 믿어야만 자립심과 결단력이 증폭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2.06 18:3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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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세상을 믿어야만 자립심과 결단력이 증폭된다


불교가 지향하는 목표는 ‘일체중생의 이고득락(離苦得樂)과 상락아정(常樂我淨)’이다.

모든 중생들이 괴로움을 떠나 행복을 얻고, 번뇌 없는 청정한 덕에 이르자는 것이다.

어떤 것도 둘로 나누거나, 차별하며, 분별심 내지 말자. 자신만 훌륭한 척, 우쭐대며 자신은 승자로 찬양하고, 상대를 패자로 폄하하는 유치하고 천박한 사고도 추방하자.

며칠 전 필자가 아파트를 방문했을 때 초등1년 여학생이 마중을 나와 함께 올라갔다.

아이는 현관 앞에 몸을 바싹 붙이더니 두리번거리며 비밀번호를 눌러 문을 열었다.

이유는 가족 아닌 다른 사람을 경계하라는 부모의 가르침 때문이었다. “창문을 열면 찬바람이 들어오지만 마음의문을 열면 행복이 들어오는 법”이다. 불신 속에 성장한 사람은 정서가 불안정한 사람이 된다. 아이들이 안정된 정서 속에 항상 마음이 온전하고 평화롭도록 도와주자. 그래야 독립심이 강하여 부모의 손길 없이도 두발로 우뚝 설수 있게 된다.

밤낮 끔찍한 사건의 뉴스를 너무 자주 접하다보니 이해는 가지만, 모든 사람을 경계하라고 가르쳐서는 안 될 것이다. 불신이 몸에 배인 채 성장하면 독불장군처럼 외롭게 살다가, 죽어서도 억울하다며, 넋두리를 하게 된다. 우리는 어린 시절, 길에서 만난 어른들이 이름, 나이, 집과 부모님에 대한 물음에도 사실대로 대답하였으며 주시는 사탕도 받아먹고, 짐도 들어 드리며, 어느 집을 찾으실 때는 그 집까지 친절히 모셔드렸다. 지금 아이들은 타인불신 교육을 철저히 받은 결과, 혼자서는 놀이터에도 가지 못한 사회가 되어버렸다.

이런 사회가 저 아프리카 사회보다 건강한 사회라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새싹들을 불신교육으로 날개 없는 봉황으로 키워가지 말자. 서로 믿고 사는 가운데 자연 발생적인 즐거운 생활이 있다. 죄는 지은 데로 가고, 덕은 닦은 데로 가며, 물은 트는 데로 가고, 사람은 교육받은 데로 살게 된다. 자기집문 앞에서까지도 주변을 살피도록 한 교육은 옳지 않다.

어리석은 사람은 첫째, 잘못을 잘못이라고 보지 않는 것, 둘째, 잘못을 알고도 즉각 시정하지 않는 것, 셋째, 남들이 지적해준 잘못을 진실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비록 어른사회가 부도덕하고, 정의롭지 못하다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사회 불신부터 주입시켜 놓으면 조급한 행동과 과격한 언행으로 쫓기는 삶속에 쥐구멍으로 소 몰려는 사람 되기 쉽다. 가슴 속에 불신과 분노, 공포, 혐오, 의심 등 이 가득차면 평온한 삶과는 거리가 멀게 된다. 서로가 믿음 속에 살아갈 때 여유로움과 평화와 ‘참 멋’의 넉넉한 삶이 있다.

상대를 믿고, 자주 만나 예쁘게 보면, 정이 들게 되어 미운 사람도 곱게 보인 것이다.

가족이 아니면 아무도 믿지 말라는 가정교육은 자녀들을 개인주의로 성장시키고 있는 중이다. 장수가 엄하면 군사가 강하다하였다. 나약한 부모일수록 자녀들에게 불신교육을 시키게 된다. 그러한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는 성인이 되어도 제멋대로 행동하며 남을 배려할 줄라, 사회적응이 어렵게 된다. 발달시기마다 습득하고 배워야 할 행동과 태도를 익혀주고, 실천하도록 지도하자. 자신과 모든 사람들과 세상을 믿어야만 자립심과 결단력이 증폭된다.

세상을 불신하면 자신에게 조그마한 불이익도 참지 못하는 ‘사회 생활치’가 되기 쉽다.

그러면 자신의 일도 제대로 처리 못할 뿐 아니라, 남의 일은 더욱 처리해내지 못하게 된다. 여유를 갖고, 넉넉하고, 낭만적이 되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강인한 인간으로 키워가자. 부모가 배우는 것이 자녀를 가르치는 것이며, 자녀를 가르치는 것이 곧 부모가 배우는 것이다. 행복은 서로가 주고받고, 밀어주고 당겨주며 평화로운 마음가운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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