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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마리앙똥혜네뜨(3회)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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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3  18: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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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마리앙똥혜네뜨(3회)

마리앙똥혜네뜨(이하 마리)가 자신 소유의 교육장학회 운영을 남자에게 권하자 남자는 정중하고 그윽한 눈빛으로 마리를 바라봤다. “진작 그러셔야지요. 그리고 가여운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에 전념하셔야 됩니다. 장학회 운영 같은 건 저에게 맡기시고요” 자산 가치로 따지면 줄잡아 삼천 억이고 년 수익도 몇 백억인데 마치 대신 당직 근무를 해달라고 말하는 것처럼 가볍게 말하는 게 좀 의아하였지만 마리는 어차피 뱉은 말 어쩔 수가 없었다. 또한 너무도 부드럽고 다정한 남자의 언행에 어떻게 거스르는 말을 할 수 있었겠는가.

무슨 일이나 마찬가지였지만 남자는 특히 교육장학회 일을 아주 열심히 봤다. 마리를 위해 하는 일이면 신이 난다는 식이었다. 실제로 남자는 마리를 위해 신명을 다 바칠 심산이었다. 그런데 남자는 자신이 그리 오래 살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남자는 많은 고민을 했다. 자신의 원대한 계획이 이뤄지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 원대한 계획을 포기할 순 없었다. 남자는 비로소 후계자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후계는 자신이 낳은 직계 존속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굳히곤 자식들을 더할 수 없이 꼼꼼이 살펴보았다.

남자는 일곱 명의 자식이 있었는데 일곱 명을 하나씩 하나씩 불러 벼라별 시험을 다 쳐봤다. 정해진 시간에 영어단어 외우기, 시 외우기, 수학 문제 풀기, 볼펜 세우기, 쏟아진 이쑤시게 도로 가지런히 넣기, 심지어는 풍선을 불어서 터뜨리기까지도 테스트했다. 그렇게 해서 점지된 사람이 다섯째 자식이었다. 여식이었는데 보기엔 평범하게 생겼는데 살펴보면 볼수록 남자 자신을 닮은 것이 신통방통했다. 남자가 하나 하면 그 다섯째는 둘 셋을 했다. 후계로 다섯째를 정한 남자는 만족했다. 어차피 유한한 생명에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남자도 알았다.

남자는 흰 옷을 갈아입고 정좌하고 다섯째를 불렀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았던 자신의 원대한 계획을 말하기 시작했다. 다섯째는 눈을 반짝반짝거리며 남자의 말을 들었다. “내 말을 명심해서 듣도록 하라!” 남자가 소리치자 다섯째는 “소자 오래 전에 오늘이 있을 줄 알고 이미 아버지의 말씀을 기다려왔습니다. 개념치 마시고 말씀하옵소서” 그러나 남자는 자신의 정작의 원대한 계획은 쉬이 말하지 않았다. 시시콜콜한 주변적 당부들을 주섬주섬 오랜 시간 주워섬겼다. 아침에 해가 뜰 무렵에 다섯째를 불렀는데 정오가 가도록 요지는 말하지 않고 있었다.

그 아비에 그 딸이라고 다섯재도 지루해하지도 않고 남자의 말을 퐁당퐁당 대거리를 하며 함께 놀았다. 이제 드디어 원대한 계획의 골자를 말하자 다섯째도 눈을 더욱 비냈다. “나의 소중한 다섯째 아가야, 너는 나의 후계로 하늘이 준 나의 행운이야. 우선 네가 내 딸로 태어나주어서 신에게 무한히 감사하구나. 내 계획을 말하기 전에 네가 이 아비의 계획을 점쳐 보겠느냐?” “예 아버님, 아버지의 계획은 이 나라를 온전히 다스리는 것이옵니다” 이럴 수가!!! 남자는 한 동안 말을 잊고 다섯째를 쳐다보았다. 다섯째는 남자의 원대한 계획을 정확히 짚어낸 것이었다.

남자는 이제 다섯째의 손을 꼬옥 잡고 말했다. “참으로 사랑스럽고 총명한 나의 아가, 네가 마리였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여의치 못했고 우리는 마리 없이는 그 꿈을 이룰 수가 없구나. 이제 내가 십 년 후에 죽고 나면 네가 마리를 모셔야 한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마리는 우리가 이 나라를 온전히 지배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신딸이야!!! 남은 십 년 동안 이 아비가 어떻게 저 신딸을 모시는지 아주 잘 배워야 한다” 남자는 비로소 말을 맺고 깊은 숨을 세 번 쉬고 다섯째와 겸상으로 늦은 점심 식사를 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2천 16년이 밝았다. 초로에 접어든 다섯째는 아비에게 물려받은 원대한 계획이 거의 완성 단계에 접어든 걸 스스로 알아차리고 아버지와 늦은 점심 식사를 했던 바로 그 방에서 마리를 모셔서 함께 겸상을 했다. 내일 한 중정상회담을 지도 지시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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