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여성농업인을 찾아서]한국생활개선남해군연합회 남면연구회 최복순 회장
[경남 여성농업인을 찾아서]한국생활개선남해군연합회 남면연구회 최복순 회장
  • 배병일기자
  • 승인 2016.12.14 18:33
  • 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블루베리 농사 연간 5000만원 소득 일궈

▲ 최복순 회장은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희망 에너지로 블루베리 농사로 연간 50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농부가 됐다.
한국생활개선남해군연합회 남면연구회 최복순 회장은 지난 반평생을 도시에서 살아온 도시 처자가 시골에 내려와 블루베리 농사에 도전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희망 에너지로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결과 블루베리 농사로 연간 50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농부가 됐다.
이제 블루베리 재배뿐만 아니라 가공품 개발을 위해 전국 각지에 교육을 다니며 블루베리 가공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2002년 한국생활개선남해군연합회에 가입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면 내성적이던 성격도 고치고 다양한 교육도 받으면서 어느덧 당당한 농촌여성지도자로 거듭났다.

6차산업 블루베리 가공 개발 매진
부산까지 교육 수고 아끼지 않아
지역축제서 선보인 효소·잼 인기
귀촌·귀농 분들에 롤 모델 될 것

2002년 남면 생활개선회 첫 가입
약선음식연구회도 활발하게 활동
체험 가공 등 현장 소비자와 소통
건강농산물 식탁까지 보급 사명감

 

▲ 블루베리 농사로 성공한 최복순 회장은 이웃에게 블루베리 묘목을 나누어주기도 하고 재배기술을 전파하기도 한다.
◆블루베리 농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
한국생활개선남해군연합회 남면연구회 최복순 회장은 태어나서 성인이 다 되도록 한 번도 시골에서 살아본 적이 없었다. 교사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남편 고향인 남해군 남면 상가에 있는 본가에 자주 왔다 갔다 하던 중 조금만 살고 도시로 가자며 본가로 잠깐 내려 온 것이 여태껏 살게 됐다.

작은 체구 때문에 신랑 밥이나 해주겠냐며 온 동네 어르신들이 걱정을 했는데, 작은댁에 농사가 많아 남편이 출근하면 일 한번 도와주고 일주일씩 앓아 눕는 덕에 남편과 작은댁 사이에 분란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농사를 지으면 이런 분란이 사그라질까 싶어 시작하게 된 벼농사, 길가에 버려진 피를 모라고 생각해서 죄다 심어 놓은 논에 친정어머님이 놀러 와서 보고는 질겁하고 피를 빼놓고 나니 논이 텅텅 비어 있을 정도로 농사에는 문외한 이었다. 시작부터 실패를 거듭하던 농사를 겨우 알아갈 때쯤 다시 도시로 떠나 7년 만에 고향이 그리워 아예 귀농하게 됐다.

남해군농업기술센터에서 블루베리 교육이 있단 말을 접하고 열일 다 제치고 강의를 듣다보니 들으면 들을수록 이거다 싶어 시작하게 된 블루베리 농사다. 처음 990㎡ 재배를 시작으로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면적을 점차 확대해 현재 1ha를 재배 중이다. 또한 동절기에는 유자재배도 겸하고 있다.

 
▲ 블루베리 묘목
◆블루베리농사로 성공하기까지
씨 없는 수박 개발로 잘 알려진 우장춘 박사님과 함께 하셨던 시아버님의 영향으로 집안 곳곳에 국화, 비파나무가 많다. 이런 환경적인 영향으로 최복순 회장 남편은 공직생활을 하는 중에도 퇴근하면 밤마다 블루베리 교육에 매진하여 블루베리 삽목기술을 독학으로 터득하게 됐다.

이제는 블루베리 묘목만 쳐다봐도 가슴이 떨릴 정도로 블루베리 묘목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다. 남편이 퇴직하면 일거리를 주려고 시작한 블루베리는 점차 재배 면적이 늘어나 현재 1ha를 재배 중이며 연간 50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블루베리에 관해 묻거나 배우러 오는 손님들에게 남편은 “자신이 가진 것은 블루베리 묘목뿐이라 줄게 이것뿐이다”라며 두 손 가득 블루베리 묘목을 들려 보내기로 유명하다.

◆6차 산업과 블루베리 가공에 대한 시작
최복순 회장은 요즘 6차 산업에 관심이 많다. 블루베리를 어떻게 가공하여 상품화하면 좋을까 고민이 많다며 가공 교육을 위해 남해에서 부산까지 강의를 들으러 가는 수고도 아끼지 않는다. 지인의 특성에 맞게 맞춤형 잼을 만들어 선물한 것이 “맛있다”며 “많이 만들어서 팔면 좋겠다”는 말에 남해 대표 지역축제인 ‘보물섬마늘&한우축제’에서 블루베리 잼을 처음 판매를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 10월에 개최된 평생학습축제 때 재판매하여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 최복순 회장은 유자농사도 함께하고 있다.
◆생활개선회 활동
지난 2002년 신문에 생활개선회 기사를 보고 기존회원을 통해 남면생활개선회에 처음 가입하게 됐다. 현재 남면생활개선회장이자 약선음식연구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사람들과 교류도 많지 않고, 농담도 좋아하지 않아 바깥 활동이 적었던 초창기에는 소통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많았었지만, 지금은 남면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생활개선회 덕에 개인적으로도 많이 발전하였고, 이웃을 지도할 정도로 역량도 업그레이드 되었다.

시골은 서로 도우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다. 어르신들을 배려하고 도와가며 따뜻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책에 없는 삶을 지혜롭게 배우고 있다.

◆앞으로 계획
다들 농촌이 고령화되고 어렵다고 말한다. 30년 후면 없어질 마을도 생겨날 거라는 말이 주민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다. 그러나 최복순 회장 부부는 그 속에서도 희망을 낚고 있고, 앞으로도 귀촌, 귀농하는 분들에게 롤모델이 되어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 부농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한다.

6차 산업에 힘입어 체험과 가공 등을 접목하여 현장에서 소비자와 소통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식탁까지 보급하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하겠다며 부부가 두 손을 꼭 잡고 환하게 웃었다.

----------------------

 
추천자 - 김현숙 농촌지도사 (남해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원과)
블루베리를 닮은 작은 거인 ‘최복순’

최복순 회장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과 상냥한 말투로 생활개선회 회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농사일이 많아 늘 바쁘시지만 행사나 봉사활동에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책임감이 강하다. 또한 회원들 대소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궂은일을 도맡아 하기도 한다. 작은 체구에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아나는지 가끔 궁금해진다. 블루베리나 발효에 대한 교육이라면 전국 어디라도 달려가 교육을 받고 환한 얼굴로 배움이 즐겁노라 얘기하시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2002년 처음 남면생활개선회에 가입 당시만 해도 세상 물정을 잘 몰라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는 말까지 들었던 최복순 회장은 생활개선회 가입 후 회원들과 함께 어울려 배움과 봉사를 실천하며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그래서인지 생활개선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처음 시골에 와서 농사에 농자도 모르던 최복순 회장은 어느덧 블루베리 농사에 달인이 되어 이웃에게 블루베리 묘목을 나누어주기도 하고 재배기술을 전파하기도 한다. 부군의 못 말리는 블루베리 사랑은 생활개선회 회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집 앞 진입로부터 앞마당, 뒷 창고뿐 아니라 집안 곳곳에 부군이 삽목 한 블루베리 묘목들이 한 가득이다. 방문 내내 묘목에 대해 설명하시며 환하게 웃는 부군의 모습에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보다 미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말이 실감났다.

이제 블루베리 재배를 넘어 6차 산업에 관심이 많다는 최복순 회장은 우리지역의 대표 축제인 보물섬 마늘축제에서 블루베리 효소, 블루베리잼 등 블루베리 가공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준비해온 물량이 너무 일찍 소진되어 아쉽다며 블루베리를 활용해 발효액, 식초, 술 등 가공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언젠가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갖추고 싶어 준비 중이라고 한다. 누가 어떻게 성공했냐고 물어보면 아직까지 성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하는 최복순 회장이 성공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배병일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