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키우는 건 침묵
학교폭력 키우는 건 침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1.0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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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화/사회부장
요즘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폭력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자살하는 피해가 늘고 있다.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진 현대사와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 드라마, 게임이 젊은 학생들의 생각과 삶을 폭력으로 오염시킨 것 같다. 지난 5년 동안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학생수만 750명이 넘는다. 학생들과 교사들 사이에서도 폭력사태가 자주 일어난다. 폭력을 당한 학생은 너무 괴로워 스스로 목숨을 끊는데, 폭력을 행사한 가해학생은 대수롭지 않게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흔히 하는 일을 자기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학교폭력을 행사하는 탈선 학생을 지도하려 해도 체벌 등의 지도 권한이 없는 교사는 방관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각 언론에서 그간 숨겨져 있던 일이 학부모나 일선 양식 있는 교사들은 이미 심각성을 알면서도 혹시 학생인 자녀나 또는 본인들이 어떤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라는 노파심에 속앓이를 하며 걱정하던 일들이 전국적으로 자살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서야 수면에 떠올랐다. 과연 이게 언제까지 지속될 것 이며 어떤 개선이 이어질까.

이 이슈가 터질 때마다 국회와 정부는 법을 손질하기도 하고,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구 중학생 사건에서 보듯 학교폭력법이나 그 많은 정부 대책들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학교폭력 대책자치위는 허수아비에 불과했고, 학교폭력 예방 교육과 실태 조사는 물론 신고센터 운영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는 역설적으로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해법을 말해준다. 일이 터질 때마다 목소리만 높일 게 아니라 평소 다양한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번 학교폭력의 사건들은 계기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민생 치안 현안이라고 경찰이 판단하여 상습적인 교내 외 폭력에 대해 집중단속 및 구속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고 한다. 또한, 학교 측과 협조하여 교내 불량, 폭력서클을 해체하기 위해 학교폭력을 자유롭게 신고할 수 있도록 피해학생 뿐만이 아니라 친구와 가족 등이 익명으로 신고하는 것을 가능하도록 하고 보복성 폭행이나 협박은 스스로 신고했더라도 입건빈도를 높이고 학교 측에 전학조치를 적극요청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기회에 청와대, 정치권, 정부도 머리를 맞대고 기존 학교폭력 해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전면 재검토한 후 일선 학교에서 시행할 ‘한국형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결코 이번엔 그냥 넘어가지 말고 제대로 된 교육정책, 체계, 현장 개선 및 학생지도의 현실화, 교사들의 교육자로서의 권위와 위신회복, 학생들의 개성과 창의성 존중 등 균형 있는 정책과 실행력이 뒤따랐으면 한다.

부모는 돈을 벌어서 아이 학원비를 대고 이를 통해 성적만 올리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대화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가치관 형성을 돕는 데 우선적인 시간을 쏟아야 한다. 경제적 이유로 방치된 아이들을 위해 국가와 이웃이 돌보고 사랑을 쏟는 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예전부터 잡혀져 있어야 할 체계가 이번 사태 심각성으로 이뤄진 것이 안타까운 일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친구들이 스트레스 없는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사회가 먼저 본보기가 되어야하며 ‘주먹을 휘두르는 자는 주먹으로 망한다’라는 진리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학교폭력과 그에 따른 자살이 예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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