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대한민국은 희망이다
칼럼-대한민국은 희망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2.28 18:3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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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ㆍ한민족 역사문화공원 공원장
 

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ㆍ한민족 역사문화공원 공원장-대한민국은 희망이다


국난의 해라고도 할 만큼이나 다사다난한 병신년도 끝자락에 이르렀다. 병신년은 원숭이띠이다. 몇몇 사람이 잣나비처럼 재주를 부리다가 나라가 이토록 어지러워진 것만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촛불을 든 국민은 실망과 분노로 대통령을 탄핵하고, 태극기를 든 국민은 대통령의 탄핵이 잘못된 것이라고 두 편으로 갈라져 성난 외침이 온 나라에 가득하다. 세월호를 애도하는 국화를 든 국민과 백만 송이 장미를 든 국민이 맞서니 마치 꽃조차도 전쟁하는 듯하다. 답답하고 울적한 마음 깊어 이순신 장군을 뵙기 위하여 명량과 노량을 찾았다.

내년은 서기 2017년이자 단기 4350년으로 정유년, 닭의 해이다. 1592년 임진년의 일방적인 침공에도 승리하지 못한 일본은 1597년에 다시 쳐들어오니 ‘정유재란’이다. 그해 9월 16일 이순신 장군은 명량 물목에서 절체절명에 처한 나라를 살려내니 거의 기적같은 일이었다. 대승을 거둔 장군은 함대를 멀리 물리셨다가 목포 앞바다의 고하도로 들어와 재정비한다. 그때 아산에서 어머니를 지키던 셋째 아들이, 본가를 급습한 왜적 특공대의 칼에 목숨을 잃는다. 당신을 가장 많이 닮았다면서 평소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는 21세의 꽃다운 막내아들이었다. 그러나 장군은 죽음의 바다로부터 겨우 벗어난 부하 장졸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사흘이 지나고서야 맨 끝 집을 빌려 밤새 피를 토하듯이 통곡하였다. 정유년이 되어 봄에는 늙으신 어머니를 잃고 겨울에는 아끼던 아들을 떠나보낸 것이다.

다음 해 1598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자 본국으로 도주하려는 왜군을 아예 전멸시키려던 장군은 노량의 관음포 앞바다에서 순국하신다. 지리산에서 나무를 찍어 물결에 띄우면 해류를 타고 모두 같은 포구에 모인다. 이 나무로 나라의 안위를 빌기 위하여 팔만대장경을 새겼다고 하여 관음포라고 한다. 임진왜란 이후 경남 하동군 노량일대(현 남해대교 인근)의 관음포 앞바다를 남해민들은 ‘이락파(李落波)’라고 불렀다. 이순신 장군께서 목숨을 바친 물길이란 뜻이다. 그곳에는 ‘대성운해(大星隕海)’라는 현판이 붙은 ‘이락사(李落祠)’가 서 있다.

이락사로부터 10여 분 거리의 바다 쪽으로 솟은 언덕에는 ‘첨망대’가 있다. 그 자리는 부하들이 이순신 장군의 시신을 운구하여 육지에 처음 내려 모신 곳이라고 전해온다. 첨망대에 올라 향을 피워 한 잔 술을 따르고 장군과 함께 죽어간 조선, 명나라, 일본 삼국의 수군과 조선의 백성들에게 절을 올린다.

바다를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있자니 지금의 혼란한 나라 생각과 겹쳐 눈물이 흐른다. 돌아 내려오는 길 위에 흩어진 새털이 낭자하다. 아마도 산새가 짐승에게 잡혀 먹힌듯하다. 애처롭지만 약육강식은 자연계의 질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비극이 되고, 나라에 이르면 그 참상을 어찌 다 이를 수 있으랴. 우리뿐만이 아니다. 1937년 12월, 중국에서는 일본군에 의하여 ‘난징대학살’이 시작된다. 예나 지금이나 안이나 밖이나 나라가 약해지면 반드시 닥쳐오는 비극적 참상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이락사 입구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유언비가 서 있다. “戰方急 愼勿言我死 (싸움이 한창 급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

진도 명량의 거센 물길 옆에는 국학원에서 세운 금빛 찬란한 단군상이 있다. 이순신 장군의 마음으로 모두 하나 되어 목숨을 다하여 나라를 지켜내고, 국조 단군의 마음으로 홍익 상생해야 한다. 그럴 때야만 치명적인 거센 물목을 통과하여 약진하는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수 있다. 지금은 비록 소란스럽고 어두울지라도 우리 대한민국은 빛나는 기적을 창조한 위대한 나라이다.

아무리 밤이 어두워도 새벽닭은 울 것이고 새로운 태양은 떠오를 것이다. 우리 모두 희망을 쌓아 올려 다가오는 닭의 해 정유년을 반드시 찬란한 황금 봉황의 해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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