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사람과 행복
도민칼럼-사람과 행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2.29 18:2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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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섭/전 합천교육장
 

임장섭/전 합천교육장-사람과 행복


인생은 만남의 존재이다.산다는 것은 만난다는 것이다.인생에 있어 만남이 제일 중요한 것이다.왜냐면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만남을 통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만남을 인연이라고도 한다. 그러면 어떤 사람을 잘 만나야 행복할까?

첫째는 부모다. 부모는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다 있게 마련이지만 좋은 부모, 훌륭한 부모를 만나는 것은 행운중의 행운이 아닐까싶다. 어떤 부모를 만나다는 것은 자기의지와는 관계없는 일이다. 어떤이는 인자하고 훌륭한 부모를 만나는 가하면 안타깝게도 부모를 잘못만나 출생부터 불행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있다.매일 같이 보고 사는 부모의 모습을 가장 많이 닮고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일 수도 있어 어느 누고보다 부모가 가장 강력하고 선명한 거울이 부모라는 거울이다. 부모의 언행이 올바르고 경우에 맞는 생활을 하면 자식 또한 훌륭하게 자라 장차 민주시민사회의 바른 일꾼으로 성장해 가지만 부모가 올바르지 못하면 자식 또한 그릇된 사람으로 성장하여 집안과 사회에 해악을 주는 패륜아로 성장할 것이다. 결국 부모의 모습은 자식의 모습이다. 자식이 훌륭하게 자라기를 소망한다면 부모의 내면적인 교육이 올바르고 건전한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 줘야하지 않을까 싶다. 자녀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자란다. 그리고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독립된 개체라는 인식하에 모든 것을 스스로 하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만족해야한다고 본다. 또한 부모는 자식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자세를 가지고 적절한 칭찬을 해줘야 자신감 있은 인격체로 성장할 것이다. 부모의 칭찬은 자녀를 천재로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와의 인연이 자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둘째는 스승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줄탁동시(줄啄同時)’란 말보다 아름다운 표현이 있을까? ‘줄’이란 껍질 안에 있는 병아리가 밖으로 나오기 위해서 안에서 쪼는 것이며,‘탁’이란 밖에서 어미닭이 껍질을 ‘탁하고’ 쪼는 것을 말한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밖으로 인도하는 보살핌은 생명과도 같다. 그래서 스승은 영적인 부모인 것이다. 영적인 부모를 만난다는 것, 특히 어릴 적의 스승은 대단히 중요한 존재이다. 말 한마디 행동하나가 제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언론인이자 교수였던 노먼 커즌스는“가장 훌륭한 선생님은 가장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어느 학생에게나 배울 수 있다는 능력이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선생님”이라고 했다. 그리고 미국의 윌리엄 워드는“평범한 선생님은 말을 하고 좋은 선생님은 설명을 하며 뛰어난 선생님은 몸소 보여주고, 위대한 선생님은 영감을 준다”고 했다.

우리 사회는 촛불 같은 스승을 갈망한다.자신을 불태워 제자들의 갈 길을 밝혀주는 스승 말이다. 우리사회는 授人以魚 不如授人以漁的인(물고기를 주는 교육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스승을 갈망한다. 그것이 삶에 있어 지식보다 지혜를 주는 삶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가지되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는 스승을 갈망한다.교육은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하는 사람을 인생정원사라 한다.

셋째는 배우자다. 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라고 하는데 부부는 수백생의 인연으로 만난다고 한다. 적지 않은 부부생활을 하다 보니 이제 겨우 부부가 어떤 존재며 정말 소중한 인연이란 걸 조금은 알 것 같다. 부부란 인연은 7천겁의 인연이라야 만난다고 한다. 겁이란 시간은 인도에서는 범천의 하루, 곧 인간세계의 4억3천2백만년을 말하는데 부부의 인연은 7천겁의 인연이라니 계산할 수 없는 엄청난 수치다. 인연의 인(因)은 주관적 요인, 연(緣)은 객관적 요인을 말한다. 내가 인이요, 배우자가 연이다. 두 손바닥이 만나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인과 연이 충실해야 과(果)가 충실하다. 배우자 덕을 보지 말고 배우자가 내 덕 보게 하려는 마음으로 서로를 대할 때 기쁨은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반감하는 것이다.佛家에서는 아내에 대해 4가지유형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어머니 같은 아내다, 둘째는 누이 같은 아내다, 셋째는 친구 같은 아내다, 넷째는 하녀 같은 아내이다. 우리나라 신랑은 ’친구같은 아내‘를 주로 바라고, 프랑스 신랑은 All of them(모두)라고 하는 걸 보면 그들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가 아닌가 싶다. 탈무드에는’이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좋은 아내를 맞이한 사람이다‘라고 한다. 이처람 배우자는 정말 중요한 존재다.

넷째는 직장상사다. 대개의 경우 직장상사는 어렵고 두려운 존재다. 회시에 입사해서 1년 이내에 입사생의 25%가 퇴사한다고 한다. 4사람 중1명이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지만 상사가 영 아니다 싶어 그만두는 예도 적지 않으리라. 그럼 어떤 상사를 만났으면 하는가? 부하의 단점보다 장점을 높이 사고 키워줄 수 있는 상사, 사람들 보는 앞에서 창피나 핀잔을 하지 않는 상사, 부하의 약점에 대해 비밀을 지켜주는 상사, 그리고 때로는 부하의 입장에서 같이 고민하고 방안을 모색하는 상사를 들 수 있겠다. 상사는 간섭과 통제보다 기회를 제공하고 용기를 주며 아낌없는 신뢰를 보낼 때 직장의 분위가 밝아지고 능률이 오르지 않을까 싶다. 필자도 오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부하를 자기 머슴처럼 생각하는 상사도 경험 했고,자기는 제때 승진했음에도 부하가 승진하는 것에 못 마땅해 엉뚱한 잔꾀를 부리는 오히려 승진을 방해하는 소인배적상사로부터 고통을 받은 적이 있다. 사람은 동냥은 못줘도 쪽박을 깨지 않아야하며 머슴에게도 일은 많이 시키되 세경은 제대로 줘야하지 않은가!

다섯째가 자식이다.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자식을 두게 된다. 자식은 부부 사랑의 결정체이기도하다. 그렇다고 자식이 마냥 좋고 집안의 보배일수 만은 아닌 듯하다. 오죽하면‘자식은 부모 가슴안에 묵직하게 들어앉은 돌덩이’라고 했을까! 요즘과 같은 사회에서는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자녀가 골칫거리이자 애물단지이다. 그렇다고 버릴 수 없는 계륵 같은 존재 일수도 있다. 양육의 과정이 그만큼 힘들다는 표현일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 자체로 기쁨이기도하다. 자식도 부모를 잘 만나야 하듯이 부모도 자식을 잘 만나야 한다. 그래야 노년을 걱정 없이 보내고 편안한 죽음을 마지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렇듯 사람은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사람을 잘 만나야 행복하다고 하겠으나 본인이 주어진 여건에서 행복하기 위한 노력도 빼 놓을 수 없는 덕목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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