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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같은 재능·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영웅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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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2  19: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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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같은 재능·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영웅

한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탁아소에 맡겨졌다가 가난한 엔지니어의 집에 입양되었다. 또 다른 한 명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최고의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두 사람 모두 같은 분야에서 성공하여, 세계에서 손꼽히는 재벌 반열에 올랐다. 이 경우 누가 성공했다고 사람들은 생각할까? 대부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성공한 사람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타의에 의해 라이벌 관계를 성립하게 되고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은 끊임없이 비교당하며 이유도 없이 악인으로 평가될지도 모른다.

위에서 예를 든 두 사람은 최고 주가를 올린 바 있는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다.

스티브 잡스는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고 다른 집에 입양되어 학비 문제로 대학교도 중퇴하였다. 그러다가 천재적인 엔지니어 스티브 워즈니악을 만나 창고에서 창업했다. 그때 애플이라는 기기를 만들어서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이끌었다. 마치 삼국지의 제갈량(諸葛亮)처럼 화려한 이력이다.

반면 빌 게이츠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비록 창업을 하느라 졸업은 하지 않았지만 미국 최고의 대학인 하버드를 다녔다. 그리고 대기업인 아이비엠이 개인용 컴퓨터를 만든다고 하자 그 컴퓨터의 운영체계를 만들어 성공가도를 달렸다. 마치 삼국지의 사마의(司馬懿)처럼 좋은 집안, 좋은 교육 그리고 안정된 배경을 가졌다.

스티브 잡스는 개인용 컴퓨터 열풍을 가져왔지만 대기업인 아이비엠에게 점점 세를 밀렸고 반전을 꾀하고자 획기적인 컴퓨터 매킨토시를 출시했다. 대중은 열광했지만 실제 매킨토시는 그렇게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결국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나 야인으로 떠돌기도 했다. 반면 빌 게이츠는 안전하게 소프트웨어를 팔며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다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매킨토시와 유사한 윈도 시스템을 출시하고 컴퓨터 세상의 주인이 되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이 90년대 말 2000년대 초까지의 두 영웅 이야기다. 확실히 그때까지 세상을 지배한 것은 빌 게이츠이고 마이크로 소프트였다. 현재는 다시 스티브 잡스가 복귀해서 열풍을 일으키다가 영웅의 자리에서 사망한 상황이고 빌 게이츠는 최고경영자에서 은퇴하고 공공에 이익이 되는 복지사업에 전념하고 있는 실정이다. 역사에서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또 최후의 승자라는 것은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스티브 잡스를 승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획기적이고 극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전 세계 컴퓨터의 90% 이상이 윈도를 사용하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윈도 7은 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즉 조용하지만 확실한 수익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빌 게이츠 본인은 공공사업에 전념하며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다.

세상은 큰소리치며 선두에 서서 무엇인가를 이루는 지도자형을 기억한다. 하지만 조용히 뒤에서 자기의 할 일을 하며 주위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자세는 높이 평가되기도 어렵고 곧 잊혀 질 수 있다. 오히려 이런 자세가 긴 안목으로 볼 때는 교양과 덕목을 가진 인간의 진정한 처신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이란 실타래처럼 엉켜서 답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처음부터 뛰어난 수재보다는 살면서 이치에 순응하고 하나씩 자신의 범위를 넓혀 나가는 사람이 오히려 세상을 슬기롭게 사는 면에서는 뛰어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현실도 마찬가지다, 도리를 지킨 자는 외롭지 않으려니와 언젠가 진정성의 보답을 받고 빛을 말한다. 매사에 신중하게 처신하는 사람, 당장 머리를 굴리는 사람보다는 전체적인 상황을 바라보는 사람, 그리고 멀리 내다보며 쉼 없이 차근차근 살아가는 사람이 당장은 답답해 보일지 몰라도, 궁극에는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사람이다.

이 두 사람을 비교하며 자수성가한 스티브 잡스만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빌 게이츠의 시대를 바라보는 눈이 스티브 잡스보다 뒤떨어졌던 것일까? 분명 그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는 삼국지의 두 영웅 제갈량과 사마의를 바라보는 눈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난세일수록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 강한 것이다. 오늘도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두 영웅에게 오직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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