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어른들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학교 폭력, 어른들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1.0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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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선/진주시의원(한나라당)

 
대구에 이어서 광주서도 중학생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 폭력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경종이 온 사회에 울려 퍼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은 아직 꽃조차 피우지 못한 어린 학생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려 죽음에 이르고 나서야 이렇게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현실이다. 그래서 본의원은 지금 흘러가는 일분 일초가 너무나도 아프고 안타깝다. 의미 없이 시간만 지나가 국민들이 까맣게 잊어버리기 전에 일선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교 폭력의 실상과 원인, 그리고 그 해결책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사소한 심부름을 시키는 것은 물론 괴롭히는 아이에게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타오는 방법까지 지시해 가면서 돈을 빼앗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어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은밀히 이루어지는 학교 폭력은 상상 이상으로 만연해 있다고 하니 걱정이 크다. 집단 따돌림이나 집단적인 강요, 그리고 사이버 폭력 등을 통한 괴롭힘은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서 지금 얘기되는 수준의 학교 폭력은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는 지적이다. 어쩌다가 상황이 이 지경이 되었을까.

누군가 나에게 학교 폭력의 가장 심각한 문제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망설임 없이 어른들이 학교 폭력의 심각성 자체를 잘 모른다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요즘 아이들은 맞벌이 가정에서 부모와 충분한 교감과 대화 없이 늦은 시간까지 학교와 학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또한 어른들과 벽을 쌓고 소통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교사와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처한 상황을 제대로 알 길이 없는 것이다. 아이가 자살을 생각하고 실행하는 그 순간까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출신의 부모조차도 그 상황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이미 모든 것을 말해준 것이다. 학교와 가정에서 아이들과의 소통 부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결코 학교 폭력 문제는 근절될 수 없다.

또한 학교 폭력이 무척이나 심각한 이유는 괴롭히는 소수의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에서 사태를 방관하는 많은 아이들에 의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 폭력에 대한 신고 방법은 더욱 편리해지고 다양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가 보복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변 아이들 역시 자신 역시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신고를 생각하지 못한다. 현실에서의 보복을 원천적으로 잠재우기 위해서는 학교 폭력에 대해서 인정에 기대 쉽게 용서하거나 당하는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작다고 가벼이 생각하는 모습부터 확실히 고쳐야 한다. 학교 행정력만으로는 해결이 한계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교육청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경찰과도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 모든 교사와 부모 그리고 모든 어른들과 사회가 책임지는 자세로 철저히 심각성을 깨닫고 확실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먼저 학교 폭력에 대한 처벌을 확실하게 강화하고 학교가 충분한 행정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법규의 재정비도 필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며칠 전 경남 경찰청이 발표했던 ‘학교폭력 전담경찰관제’는 이러한 학교 행정력의 한계를 보완해주고 학교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의지를 모았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고무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또래 상담’과 학교 차원의 심리치료 역시 대폭 늘려야 할 것이다. 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매우 중요하지만 학교 폭력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보더라도 완전히 근절된 적이 없는 만큼 학교 폭력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벌여야 한다.

경기도 교육청에서 시작한 ‘또래 상담’ 정책 또한 큰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일선 학교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체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는 학교 교육경비를 물품구입비와 교과부문에만 쏟아 붓고 아이들 인성교육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실정이다. 당장 티는 안 나지만 우리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고 보듬어 주는 것이야 말로 가장 훌륭한 교육 정책이라는 것을 우리 어른들은 왜 이렇게도 모르는 것일까.

여기서 또 늦어지면 또 다른 아이가 벼랑 끝에 외로이 서야 한다는 무서운 사실을 우리 어른들이 당장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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