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몸은 한순간도 빠짐없이 말을 한다
도민칼럼-몸은 한순간도 빠짐없이 말을 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2.05 18:10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효정/최효정 스피치 대표
 

최효정/최효정 스피치 대표-몸은 한순간도 빠짐없이 말을 한다


필자가 운영하는 서울과 경남 진주의 최효정스피치 아카데미에는 새해가 되어서도 많은 분들이 여러 고민을 안고 찾아온다. 그들의 첫인상은 몸으로 나타나는데 시선, 표정, 걸음걸이, 제스처, 입의 움직임, 목소리 등이 그것이다.

대개 불안정한 시선, 굳은 표정, 주춤거리는 걸음, 불편한 듯한 몸짓, 작은 목소리로 첫인사를 나누고, 상담을 이어간다. 30분에서 1시간 가량의 상담이 끝난 후 진단과 솔루션을 제공해 주며 학습자의 첫 인상과 시선, 표정 등에 대해 피드백을 해준다. 피드백을 들은 학습자들의 표정은 어떨까?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모습에 다들 놀란다. ‘아니다’라며 살짝쿵 부인하기도 하나 이내 수긍한다. 자신의 몸짓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추어지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당신은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상대방이 본인의 의도를 어떻게 받아 들였을지 몰라 난감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타인에게 나는 어떤 인상을 주고 있을까’, ‘내가 하는 말을 다른 사람들은 제대로 알아듣고 있을까’ 등…나와 타인을 사이에 두고 드는 생각이란 이토록 끝이 없다. 하지만, 이런 물음들의 답은 언제나 다름 아닌 당신 앞에 있다. 상대방은 언제 나 말(speech)로도, 몸(body)으로도 생각과 기분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연설을 하고 있는 동안 청중 한 사람이 팔짱을 낀 채로 상체를 뒤로 젖히고 있다면 (미안한 얘기지만)그는 당신의 연설에 지루해하거나 관련 주제에 별 흥미를 갖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관심을 가질 때, 우리의 뇌는 운동성을 보이며 활성화 되기 마련인데 이런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자극을 받아 활성화된 마인드는 몸짓의 적극성으로 드러난다는 말이다. 숨기고 싶어도 숨겨지지 않는 것이 ‘몸의 언어’라는 것을 아는 당신이라면, 금세 청중의 반응을 알아차릴 뿐더러 지혜롭게 연설의 변화를 주어 청중이 더 이상 뒤로 물러나 있지 않도록 유도할 것이다.

과연, 몸짓은 궁극적으로 마음의 결과물일까, 아니면 행위 그 자체일까? 이따금 우리는 몸짓을 보고 상대방의 속마음이나 행위의 결과를 유추하는 성향을 보이지만 그런 자신부터도 타인에게 동일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은 언제나 딜레마에 빠져 있고, 어리석은 추측과 오해가 난무하는 혼돈의 소통을 하고 있다.

태도를 바꿔보면 어떨까, 상대방에게 진실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몸짓으로 당신의 진정성을 알려 보라. 당신이 얼마나 순수한 열정으로 당신의 마음, 혹은 당신이 준비한 메시지를 전하려 하는지, 얼마나 중요한 말을 하고 있으며, 상대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려 하는지에 대해 진심 어린 태도로써 몸짓을 취해 보는 것은 어떨까

몸짓은 생각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지금부터 팔짱을 껴 보세요. (실제로 팔짱을 껴 본다.)
고개를 45도 기울여 보시구요. (고개를 갸우뚱 기울여 본다.)
시선은 살짝 대각선 하늘을 보던지 눈을 감고 있어도 좋습니다.
(고개를 기울인 상태에서 하늘 방향을 바라본다.)
어때요?
지금부터 무언가를 생각해야 할 것 같지 않나요.
이번에는 팔짱을 풀고, 자신의 양쪽 팔꿈치를 감싸 안아 보세요.
네, 팔을 교차해서요.
그리고 쓰담쓰담 (팔꿈치를 문지르듯)
어때요?
왠지 나를 위로하는 것 같지 않나요.
자, 다시 팔짱을 껴보도록 하세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요.
그런 다음, 턱을 한번 들어 보세요.
어때요?
왠지 앞에 있는 제가 가소롭게 보이지 않나요.
자, 이번엔
그대로 턱을 내리고 고개를 떨궈 보세요.
세운 허리도 푹 꺼뜨리고요.
어깨도 움츠러들게 하세요.
어때요?
갑자기 우울해지지 않나요.
자, 마지막이에요.
손 모양을 ‘V’ 해 보세요.
그대로 입가에 가져가 입 꼬리를 올려 보세요.
그러고 10초가량 있어 보세요.
어때요?
갑자기 미소가 생기고 기분이 좋아지지 않나요.
- 필자의 강의 중에서

위 지령은 무심코 행한 몸짓이 마음에 어떤 동요를 일으키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강의의 일부분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당신의 생각 이 몸짓으로 행동하게 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취한 자세와 태도, 몸짓 이 곧 당신의 생각을 확정시킨다는 얘기다. 인류행동학자 코하라(香原志勢)는 의사소통의 방식에 따라 인간을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 다고 하는데 그것은 바로 입 인간, 손 인간, 다리 인간, 눈 인간이다. 예컨대, 어떤 화두가 생겼을 때 말로써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라면 ‘입 인간’, 종이에 무엇인가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한다면 ‘손 인간’, 산책을 하 거나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면 ‘다리 인간’, 독서를 하거나 사고에 의 해 생각을 정리한다면 ‘눈 인간’으로 분류할 수가 있겠다. 저마다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이처럼 모두 다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의사소통을 말(speech)로만 국한하고 있지 않는가? 말로써 의사표현을 잘하는 사람이 ‘입 인간’이라면 ‘다리 인간’, ‘손 인간’, ‘눈 인간’은 발언이 적어 그 속내를 파악하기가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생각을 표출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입, 손, 다리, 눈의 표현 특성은 모두 ‘몸짓’이 아닌가.

연설을 앞두고 있는 연사라면, 말의 중요한 부분마다 제스처를 넣어 연습해 보라. 청중은 당신의 몸짓으로 연설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청중의 몸짓을 알아차려라. 그들의 몸 방향이 당신을 향하고 있는지, 당신의 말에 이따금씩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지…만약, 예상과는 달리 긍정적인 몸짓(집중하고 공감한다는 표정이나 제스처) 이 나오지 않는다면, 역으로 당신이 청중에게서 긍정적인 몸짓을 이끌어 내라. 동작을 크게 따라하도록 하고 가끔씩 “파이팅!”을 외치게 하 라. 연설은 연사 혼자만의 공연이 아니다. 연설은 청중과 매 순간,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함께 해 나가는 쌍방향 소통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