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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캔신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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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7  18: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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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캔신

캔신은 영화 ‘바람의 검심’에 나오는 주인공이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나는 때에 그는 역병으로 죽은 수많은 시체 속에서 무덤을 만들고 있었다. 이제 열 살이 조금 넘었을 나이의 소년 캔신은 무참하게 죽은 시체들을 힘겹게 끌어다가 돌과 흙으로 덮어주고 있었다. 그의 몰골도 그에게 끌려서 무덤 속에 들어가는 시체들과 다를 바가 없이 지치고 초라했다. 그러나 진지했다. 이런 캔신의 모습을 보는 사람이 또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그가 잠시 후면 이 어린 캔신을 제자로 맞아줄 히코 세이쥬로였다. 일본 무림의 고수 중의 고수에다 철학과 인류애까지 겸비한 걸출한 인걸이다. 히코는 시체들의 무덤을 만들고 있는 캔신에게 묻는다. 왜 그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고. 캔신은 무심한 표정으로 “내가 할 수 있으니까요”라고 대답한다. 히코는 이 소년에게 마음이 끌려 제자로 거두어 주기로 하고 캔신에게 선언한다.

히코는 신타라는 캔신의 원래 이름을 무사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캔신으로 이름을 바꾸어준다. 자못 무심한 듯 보이는 스승 히코를 맞아 냉정하고 혹독한 훈련을 쌓고 캔신은 사나이가 되어간다. 사나이가 된다는 건 독립을 해야한다는 의미고 캔신은 스승의 밑을 떠나 정부의 비밀요원이 된다. 반정부 요인을 암살하는 임무를 완수하며 날로 인기를 더해 가던 캔신은 무언가 껄쩍 지근함을 느낀다. 정부의 명령에만 복종하는 게 과연 올바른 무사의 길인가 회의를 하게 된다.

아무라도 이 회의에 취하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법.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지 못하고 실수를 하게 되고 외려 상대의 칼을 맞고 쓰러진다. 다행 캔신이 어디를 가든지 원거리에서 보호 관찰하던 스승 히코가 다 죽어가는 캔신을 구해서 자신의 집으로 업고 와서 치료를 한다. 그러나 정부는 그간의 모든 반정부 요인 암살이 오직 캔신 혼자서 한 것으로 몰아 부친다. 한순간에 캔신은 정부에 추적을 당하는 신세가 됐음을 알게 된다. 막 출범한 정부권력은 반정부 불만을 다른 곳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었다. 흉악범 캔신을 잡아들이라는 방이 붙이고 거금의 현상금까지 딸린다.

스승 히코는 깨어난 제자 캔신을 이제와는 좀 다른 훈련을 다시 시킨다. 여태는 무술만을 가르쳤다면 걸출한 무사에 어울리고 다시는 무너지지 않을 철학과 인류애를 길러주려한다. 철학을 확보하지 못한 무인은 살인자일 뿐이기 때문이다. 스승은 제자에게 '자신에게 없는 것'을 찾아라 명령한다. 이에 캔신은 자신에게 없는 것이 무엇인지 찾지 못하자 스승은 제자를 약을 올려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결국 캔신은 자신이 많은 사람을 살리는 칼잡이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목숨부터 살려가는 생명에 대한 경애감을 깊이 의식하게 된다. 살아야 하고 살려야 한다.

한편 캔신의 수배방을 본 사람들은 둘로 나뉜다. 이것은 정부권력이 바라는 바로 국론을 분열시켜 자신들을 향한 불만을 캔신으로 향하게 하는 것. 생각 있는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과 캔신의 재능과 인품을 시기하던 사람들은 벌떼처럼 캔신 찾기에 나선다. 결국 캔신은 체포되고 정부는 캔신과 반정부파 시시오를 함께 제거할 작전에 돌입해서 시시오의 철갑선 ‘연옥’으로 캔신을 투입한다. 캔신은 이제 생명에 대한 진정한 경애감까지 갖춘 무사를 상징하는 역날의 검을 사용해서 기절을 시키되 죽이지는 않는 검법으로 기어이 승리한다.

이제 우리의 생활은 실로 편리해졌다. 조금만 돌아보면 ‘먹고살기’를 핑계대고 먹고살기에 필요한 몇 배의 돈을 벌고도 언제나 모자란다. 대기업과 권력이 자기이익을 위해 소비위주의 삶을 획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것인가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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