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봄날처럼 한가하고 고요하게 살아가자
칼럼-봄날처럼 한가하고 고요하게 살아가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2.07 18:34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봄날처럼 한가하고 고요하게 살아가자


인생을 살면서 세상에 크게 기여는 못할망정 선한 마음으로 분수껏 남을 돕고 살아가자.

그래야 만복을 누릴 수 있다. 집은 그저 비바람 가릴 정도면 족하고, 의복은 몸 가릴 정도로 만족하며, 음식은 영양실조 안 걸릴 정도면 충분한 것이다. 자기 가족의 행복만을 위하여 눈 부릅뜨고 사방에 평지풍파 일으키며, 천둥치는 날 놀란 송아지 방앗간에 뛰어들 듯 허둥지둥 살지 말자. 그보다는 차라리 창공에 뜬 백구 잡는 것이 빠를 것이다.

남을 의식하여 겉모양만 갖추려말자. 그런 행위는 허공을 향하여 고함치는 것이나 깊은 계곡에서 산짐승이 울부짖는 것과 흡사하여 피곤한 삶으로 이어진다. 남보다 잘살아보겠다고, 앞서보겠다고, 발광하며, 야단 법석 떨지 말라. 그보다는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어보라.

그리고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 속에 봄날처럼 한가하고 고요하게 살아가자.

‘좀 힘들면 어때, 소득이 적어도 괜찮아’ 이런 느긋한 마음과 자애의 눈길로 모든 걸 바라보며 살아갈 때 더 큰 자신을 만날 수 있다. 지금은 세계정세와 국가경제가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느긋하게, 일은 즐겁게, 만나는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게 대하는데 힘써나가자. 그래서 이러한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가자.

그러기위해 첫째, 마음을 느긋하게 갖자.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 전쟁과 평화, 모든 것이 마음사용에 달렸다. 지금까지 모든 성현들은 자신의 마음을 느긋하게 가진 분들이다.

중생들은 눈앞의 부와 명예에서 행복을 찾으려들며, 외부를 향한 시시비비 속에 자신의 고통을 남의 탓으로 돌리기 때문에 삶이 피곤하다. 먼저 마음을 느긋하게 가져보라.

따뜻한 마음, 평화로운 마음, 정열적인 마음, 냉철한 판단의 마음을 써나가도록 노력하자.

둘째, 모든 일을 즐겁게 하자. 삶은 곧 일의 연속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얼마나 즐겁게 하느냐에 따라 건강과 함께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게 된다. 일을 즐겁게 할 때 자기분야의 달인이 된다. 사회생활은 가정과 직장, 대인관계 등 수많은 일 가운데서 살아간다.

일은 일끼리 서로 연결되어 있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어서 웃는 얼굴로 즐겁게 해내야만 서로에게 이득이 온다. 셋째, 만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평화롭게 대해주자.

그래야만 상대의 마음의 문이 열린다. 촛불시위란 것도 소통이 끊어졌을 때 하게 된다.

우리는 부모형제 자녀, 일가친척, 동료, 이웃 등 수 많은 인연들과 연결되어 함께 살아간 다. 그 모든 인연들이 나의 일을 성취시켜주는 협력자들이며 스승들이다.

그러므로 만나는 모든 인연들이 상생의 착한인연 되도록 평화로운 마음을 전해주며 살자.

그러면 참새그물에 기러기 걸린 수가 있다. 잘났으면 잘난 대로 못났으면 못난 대로 자연스럽게 살아가자. 우물 안 개구리처럼 오직 자기가정의 행복만 위하며 욕망과 분노 속에 살아가면 세상은 온통 불바다가 되는 것이다. 수행자의 삶은 사회인들과 반대이다. 자기중심적 삶이 아닌, 자신을 내려놓고, 갈 길을 몰라 헤매는 중생들에게 바른 법을 전하여 허망한 꿈에서 깨어나도록 일깨워주는 삶을 살아간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옭아맨 관념의 속박에서 벗어나면 참다운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자신을 제법 대단한 존재로 생각하지 말라.

아무리 잘난 사람도 물 한 모금 없으면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마음의 눈’을 통해 운명을 개척해 나가자. 모든 일은 지혜와 이성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

초상집 영정 앞에서는 울고, 뒤에서 웃고 떠드는 비정한 세상이다. 봄에 씨를 뿌려야 가을에 수학을 거둘 수 있듯이 내가 먼저 남들을 위해 베풀며 살아가야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