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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과소유증후군(過所有症候群)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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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3  18: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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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과소유증후군(過所有症候群)

‘과소유(過所有)’는 ‘무소유(無所有)’의 반대 개념으로 ‘지나치게 많은’이라는 뜻을 가진 과(過)와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소유(所有)을 더하여 만든 말이다. 즉, ‘지나치게 많은 물건을 소유함’이라는 뜻을 갖는다. ‘증후군(症候群:Syndrome)’은 ‘쉽게 고치기 어렵고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정신적 난치병’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질병에 걸리게 되면 여러 가지 이상증세가 나타나는데, 이것을 증상·증후·징후라는 말로 표현한다. 그리고 어떤 질병이 두 가지 이상의 증후를 보일 때, 이것을 ‘증후군’이라고 한다. 수백만 년 동안 진화를 겪은 내내 우리에게는 최대한 자주, 최대한 많이 먹으려는 본능이 따라다녔다. 식량이 부족했을 때는 그러한 지혜가 유효했다. 하지만 합성비료와 다수확 종자, 콤바인이라는 농기계로 충분을 넘어 차고 넘치도록 생산하기 시작한 20세기에는 타당성이 크게 떨어진다. 그러한 본능은 우리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문제를 안겨주었다. 가능한 많이 먹으려는 무의식적인 충동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러한 본능을 꺼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먹도록 두뇌가 구조화된 우리 중 다수는 뚱뚱해졌다. 그래서

비만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 중 개인도, 사회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는 문제이다. 과체중이라는 것은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일으키거나 시력, 팔, 다리를 잃을 수 있는 불쾌한 질환인 제2형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과체중이라는 것은 단명(短命)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각한 비만의 경우 10년 일찍 죽게 된다. 이처럼 끔찍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3분의 2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걱정스럽게도 이처럼 심각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에 있어서는 모두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식과 운동부족의 조합 때문이라는 데에는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더욱더 걱정스러운 것은 비만이 다음 세대에 끼칠지 모르는 영향이다. 오늘날 체중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들이 꽤 많은데, 이 아이들이 앞으로 부모 세대보다 단명하게 될 첫 세대가 되어 수백 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 비만 유행병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과소유 증후군 또한 다를 바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비약처럼 들릴 것이다. 왜냐 하면 비만이나 과소유 증후군 둘 다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의 수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는 진화적·환경적·직업적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비만이 우리 개개인에게나 사회에게 모두 해롭듯 과소유 증후군 또한 우리에게 해롭다는 것이다. 과식과 운동부족이 개인의 신체적 건강이나 사회 전반의 건강에 이롭지 못한 것처럼 과도한 소유와 활동부족 또한 개인의 정신건강과 국가 전체의 안녕에 이롭지 못하다. 과도한 소유와 활동부족, 재물의 축적에만 몰두하는 삶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있다. 미국 중산층의 가정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고급 바비큐 세트와 야외용 식기 세트에 많은 돈을 들여놓고도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일주일에 평균 15분 이하’라는 조사결과는 놀라웠다.

과소유증후군에 대한 연구를 한 리처드 이스털린이라는 연구자는 “물질만능주의는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해주기보다 우리의 기쁨을 앗아가고,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며, 더욱 심하게는 우울하게까지 만들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맨 처음 마신 커피는 맛있는 반면 두 번째 마신 커기는 맛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제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오늘날과 같은 성과중심주의 사회에서는 물건을 소유한다는 것은 성공을 의미하며, 반대로 물건을 소유하지 못한다는 것은 실패를 말해 주기 때문에 모두들 많이들 소유하려는 과소유증후군이라는 중병에 걸려 있다. 요즘 서구에서는 물건을 되도록 적게 가지려 하고, 최소한의 물건을 효율적으로 쓰려는 삶의 방식인 ‘미니멀리즘(Minimalism)’철학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단순함을 추구하는 문화적 흐름을 뜻하는 말로‘최소한도의’, ‘최소의’라는‘Minimal’에‘ism’을 붙인 ‘최소한주의’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미니멀리스트(Minimalist)’들은 더 적게 갖는 것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물건이 많을수록, 우리는 정말 행복할까? ‘과소유증후군’의 불행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적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철학을 새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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