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중국문학(中國文學)의 특성(12)
칼럼-중국문학(中國文學)의 특성(1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3.05 18:3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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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 교수·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진주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장·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

강신웅/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 교수·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진주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장·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중국문학(中國文學)의 특성(12)


지난번에 이어 중국 문학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금·원·명’ 3대는 문학이 소설과 희곡에 거의 일변도였기 때문에 비록 명대의 전후 7자와 공안(公安)·경릉파(竟陵派)의 문장을 들 수 있으나 볼만한 것이 없고, 청초의 고정림(顧亭林)·황리주(黃利洲)·왕선산(王船山) 등에 이르러서야 변문이 산문의 문장에서 벗어나 문장의 정도에 오른 것이다.

‘청대’의 산문은 비로소 산문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했다. 위의 세 사람 이후로는 유희(劉禧)를 거장으로 칠 수 있고, 또한 청말을 장식한 ‘동성파(桐城派)’를 들 수 있다. 동성 지방의 대명세(戴名世)·방포(方苞) · 요내(姚鼐) 등을 중심으로 한 산문가들은 ‘학행계정주지후, 문장재한구지간’을 표어로 삼아 의리 · 고거(考據) · 사장(辭章) 등 세 가지의 겸비를 주장했고 ‘신·이·기·미·격·율·성·색’등을 작품 평가의 표준으로 여겼다. 중국번(中國藩)을 비롯한 오여륜(吳汝綸)·유월(愈樾) 등 함풍연간(咸豊年間)의 학인(學人)들도 동성의 적파(嫡派)로서 고문에 능하였으나 모기령(毛奇齡)·원매(袁枚)·완원(阮元)·홍양길(洪亮吉)·공광삼(孔廣森)·공자진(龔自珍) 등 대학자들은 여전히 변문에 심취하여, 심지어 완원은 변체를 문장의 정종으로 삼자고까지 하였다.

청의 말기에 이르러서야 변체와 산체의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변합불분을 주장하는 왕중(汪中)의 주장에 이심언(李審言)·유신서(劉申叙)·황계강(黃季剛) 등이 동조했다. 2000여 년의 산문시를 훑어 보내려면 방문은 사륙문이 되고 산문은 동성파로 발전되었다.

한 편의 산문에는 음악적인 변체도 필요로 하고 자유적인 산체도 필요하다. 이것을 조화하면서 자유스럽게 전개하는 것이 산문 즉 오늘의 수필이다. 1920년대부터 임어당·주작인(周作人)·주자청(朱自淸) 등은 소품문이라는 변체와 산체를 융합시켜 신체를 쓰기 시작했다. 소품문은 시와 소설의 중간 지대에서 문학성의 심도와 예술상의 구성미를 갖추기 위해서 지금 중국 산문은 본격화 하고 있다. 말하자면, 회고적이고 전원적인 전통소품의 소재(素材)를 넓혀 인성(人性) 및 사회성과 대자연과의 조화와 유머 등을 종합하는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기 시작했다. 노신(魯迅)이 사회성과 비판성을 띠고 있는가 하면 임어당(林語堂)은 인성과 유머를 담고 있는 거와 같다.

중국 소설의 고대 관념은 현대 소설과 다르다.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도 소설가를 10가에 넣었으나 9류 외로 친 것은 소설을 경시한 뜻도 있겠으나 그 관념 자체가 ‘가담항어·도청소설’에 불과한 것으로, 결코 거기에 인생을 반영하거나 사회를 비평하는 사실성이나 허구성이 없는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군자불위(君子弗爲)’로 소설을 천시한 역사가 오래 되었고, 문학의 주류와 정화를 시에 두었던 것이다. 그것은 중국 민족이 서사보다는 서정에 문학의 의의를 기록한 데에 보다 원천적인 기인이 있는 것이다.

‘한대’에 와서야 겨우 소설로서의 일부 면목을 지닌 것이 나왔으니, 시에 비해서는 근 1천 년의 역사가 뒤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 대 소설로 유향(劉向)이 집성한 3부서(三部書)인 <설원(說苑)>·<신서(新序)>·<열녀전(列女傳)>이 있는데 이것은 거의 ‘가담항어(街談巷語)’를 나열한 것들인데, 사실과 허구가 섞여 있으나 그 중의 허구성에서 소설의 여건을 발견할 수 있다. <설원>(총 20권)과 <신서>(총 10권)는 다같이 주·진(周秦)에서 서한(西漢)에 이르는 고사들이고, <열녀전>(총 8권)은 모두 여자들의 고사들인데, 모두가 민간에 구전되고 있는 고사나, 민간에서 이 사람 저 사람이 허구한 고사에 기록을 더한 것들이다. 한 대 소성 중 또 하나의 소설적 자료로 신화가 있다. 서양에서는 신화가 시의 소재가 되었지만, 중국에서는 신화가 소설의 소재가 되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산해경(山海經)>과 <목천자전(穆天子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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