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지리산향기30-뒤통수
도민칼럼-지리산향기30-뒤통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3.08 18:2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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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뒤통수


1950년 봄도 이러했을까? 매화가 피어나고 벚꽃이 날리고 배꽃이 환하게 피어오르고 복숭화 꽃이 절정을 이루던 그때,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우리의 땅이고 우리의 나라인데 다른 이들이 주인이 되어 주도권을 이야기하고 결정하고 우리를 대신 싸우게 하고 그래서 우리의 땅을 폐허로 만들고 우리의 가족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게 했던 저, 67년 전의 악몽처럼 다시 또 어수선한 시간 앞에 우리는 속절없이 서 있다.

이제는 정보도 많이 공유되고 그 옛날과 다르다고 하지만 정보가 넘쳐나니 어떤 것이 진짜인지 모르겠고 거짓 뉴스가 판을 치는 요즘,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을 믿는 세상에서 무엇이 정말 진실인지 알 길이 없다. 그래도 재벌들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으니 아직 안전한 건가? 하기야, 우리가 그것을 어찌 알겠는가!

탄핵 정국이 이제 그만 마무리가 되어야 하는데 저마다 사람들 입에서 정치 이야기를 이제 그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사람 사는 게 그 정치와 별개일 수 없으니 지겨워도 관심을 끊을 수 없어 하릴없는 사람처럼 뉴스에 목을 매고 산다.

이 정신없는 사이에 아직 국민적인 합의나 정확한 정보도 없이 덜컥 사드 발사대가 들어오는 모습이 뉴스에 나온다. 뭐가 그리 급한지, 당장 전쟁이라도 날 것처럼 일본에 떨어지는 북한의 미사일을 연신 보여주며 호들갑을 떤다. 그 전쟁이라는 것이 결국 인간이 만들어내는 것이라 누군가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까! 이 봄을 마냥 즐길 수 없게 한다.

우리에게 평화는 요원한 것일까? 늘 강대국에 치여서 고래 싸움에 새우가 되는 신세인 우리가 하루아침에 부강한 나라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고래가 싸우는 틈에서 요리조리 피해볼 수는 있지 않은지? 이제 미우나 고우나 중국도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국가이고 미국이 우리를 대신해서 모든 걸 지켜준다고 볼 수도 없다. 게다가 아직도 우리를 자신들의 식민지로 여기듯 깔보는 일본이 미국과 더 우호관계를 내세우니 우리는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데 이 판국에 좀 더 시간을 두고 국민적인 이해도 구하고 꼭 필요하다고 해도 적절한 타이밍을 갖춰야 할 판국에 사드를 이리 급하게 들어오려고 하는 저의는 무엇인가?

사드를 들여와 찬성하면 보수고 반대하면 진보 혹은 종북으로 몰아세워 국민을 갈라놓으려고 하는 이들은 누구인지 묻고 싶다. 덕수궁 광장에 생뚱맞은 성조기를 휘두르며 대한민국만세를 외치도록 조정하는 이들이 아닌지? 성조기를 들고 대한민국만세라고 하니 미국에서도 의아하게 생각한다는 뉴스를 보고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는데 도대체 어쩌자고 이러는 것일까?

국가의 안보와 내 가족 내 생명의 문제에 진보와 보수가 나누어 질 수 없다. 안보란 힘을 많이 가져서 상대를 압박해 얻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유지하도록 서로 타협하고 애쓰면 지킬 수 있다.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먼저 정치적인 안정을 이루는 것이 급선무다. 마치 그 옛날 우익청년단을 결성하여 정권을 잡으려고 했던 것처럼 잘못된 역사를 답습하는 역행에 과연 얼마나 동의하겠는가!

이제 사람들은 이념으로 자신의 가치관을 내세우지 않는다. 상식적인가? 비상식적인가? 공유하려 하는가? 독점하려 하는가? 로 상대를 평가한다. 우리는 더불어 함께 나아가는 세상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 소득의 양극화와 젊은 청년들의 일자리 부재에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에 대하여 고민하려 한다. 자신의 이념이 실현되지 않는다고 분노하기보다 갑질의 횡포에 분노한다.

그러므로 더 이상 안보로 국민을 겁박하지 말고 생존과 존재의 의미를 갖도록 상식적인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하여 정치권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1950년, 그 따뜻한 날의 잔인함은 강대국들이 만들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들의 깨춤에 놀지 말고 우리의 아이들이, 손자들이 즐겁게 살아갈 세상에 어떤 사람이 이 나라를 잘 이끌어 갈지 미래지향적인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그러니 난데없는 사드로 국민의 뒤통수를 치지 말기 바란다. 이 봄, 꽃향기만 맡아도 눈물이 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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