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맛보는 상상의 세상
게임에서 맛보는 상상의 세상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1.1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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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요즘 게임 홍보를 위해 소개되는 동영상을 보면 와! 하는 감탄의 소리가 절로 나온다. 영화에서도 배우의 실제 연기로는 만들 수 없는 장면들을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영상을 볼 때마다 빠른 기술 발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바람에 나부끼는 한 올 한 올의 머리카락,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퍼져나가는 물살,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한 구름, 목소리에 맞추어 움직이는 입술의 모양,사람과 똑같은 모습과 움직임이 완벽하게 재현된 캐릭터, 건물, 나무들이 등장하는 게임 속 가상 세계를 바라보고 있으면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모습들이 내 눈 앞에 펼쳐진다.

게임 그래픽 표현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상의 모습들이 배경으로, 몬스터로 게임 속에 등장하면서 멋진 판타지 세상이 컴퓨터 게임 속에 존재하게 된 것이다. 2차원의 게임 세계가 현실 세계를 상징화, 기호화한 것이라면 3차원의 게임 세계는 실제 세계를 정확하게 모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가 컴퓨터 성능과 제작 소프트웨어의 기능 부족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세상이었다면 이제 그래픽 기술이 현실 세계를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시대에 접어 들었기에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도구를 손에 쥔 것이다.

이 도구를 활용해 이제 머리 속에 숨겨둔 이야기와 결합시켜 흥미진진한 콘텐츠를 만들면 될 것이다. 
문화 산업 시대에 떠오르는 용어 중 ‘스토리텔링’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잠자기 전 손자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것이라 생각한다. 어린 시절에 혼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즐겼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은 게임 플레이에만 집중하지만, 컴퓨터 게임 속에도 재미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예전 오락실에서 많은 플레이를 해 본 것 중에 ‘동키 콩(Donkey Kong)’은 방해물을 피해 건물을 올라가서 고릴라를 물리치고 납치된 애인을 구출한다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쿠파로부터 토드스툴 공주의 구출한다는 ‘슈퍼마리오’,  고구려 무혈왕의 정벌담을 다룬 ‘바람의 나라’, 조선 임진년의 임진왜란을 재현한 ‘충무공전2’, 1590년대 동북아시아 교역을 재현한 ‘거상’, 판타지 만화 속에 등장하는 10세기 전후 아덴 왕국을 배경으로 중세 유럽의 왕, 영주, 기사의 봉건제도를 도입한 ‘리니지I, II’, 중세 배경의 판타지 소설을 기반으로 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6000여 가지가 넘는 퀘스트(Quest)를 풀어가는 게임이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퍼즐을 풀거나 주어진 퀘스트, 목표물 찾기, 탐험, 미션 수행 등을 목적으로 한다.

이들 대부분은 주인공 캐릭터를 아바타로 하여 영웅이 되어 세계를 탐험하면서 겪는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귀환을 한다는 고전적인 영웅담, 영웅신화를 모태로 삼고 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이야기이기에 많은 게임들이 이러한 영웅담을 소재로 개발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개발 게임의 대부분이 유럽의 중세 판타지 소설이나 신화에 등장하는 스토리를 활용하여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의 건국신화, 무속신화, 민담이나 전설, 문화 유산에도 이러한 영웅신화가 많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유럽의 신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름, 몬스터의 이름을 이야기하는 청소년을 보면 우리 역사, 우리 것에 대한 교육이 우선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K-POP이 성공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풍의 게임도 수출 지역에 맞게 그래픽을 바꾸지 않아도 외국에서 성공하는 날이 오리라 본다. 올해에는 한국인이 가진 풍부한 감성과 상상력이 결합하여 한국적인 색채가 풍기는 이야기를 활용한 문화 콘텐츠가 많이 소개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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