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50여년만에 시내버스 노선 대대적 개편
진주시 50여년만에 시내버스 노선 대대적 개편
  • 김영우선임기자
  • 승인 2017.03.23 18:09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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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시는 지난해 12월 22일 이창희 시장을 주재로 운수업체 및 교통봉사단체 대표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진주시가 지난 15일 시내버스 노선 1차 개편에 이어 빠르면 5월까지 시 관내 전체 시내버스 회사 최종 합의 내용을 반영한 노선 완전 개편을 통해 시민편의 중심의 시내버스 노선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그동안 시내버스 노선개편을 둘러싼 진주시와 삼성교통간의 갈등이 지난 3월 17일 시민단체 대표들과 함께 한 3자 회의를 통해 극적으로 타결됨에 따라 시내버스 전면 개편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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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편의 최우선 공동배차·탄력배차 등 획기적 개선으로 진주 미래 준비
삼성교통 최종 참여 의사 합의따라 이르면 5월까지 전면개편 완료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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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희 진주시장
진주시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번 시내버스 노선개편은 경남 혁신도시 준공과 국가 항공 산업단지 조성, 뿌리산업단지와 정촌 산업단지 조성 등 도시의 여건이 미래지향적으로 급속히 변화함에 따라 인구 50만명의 자족도시 진주시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대중교통 체계 개편으로 지난 1965년 진주시에서 시내버스가 운행된 지 50여년만의 대대적인 개편이다.

그 어느 때보다 시민들의 노선개편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이번 노선개편을 위해 시는 이미 지난 2015년 시내버스 체계개편을 위한 세부 용역을 마무리하고, 관내 4개 운수업체와 협의를 진행해 왔었다. 지난해 4월 운수업체 4개사가 자발적으로 시내버스 11대를 감차하고 기본적인 배차 등 노선정비에 합의함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 될 것 같았던 노선개편이 생각지 못한 암초를 만난 것은 같은 해 11월 삼성교통이 시가 제시하는 표준운송원가에 불응하면서 시작되었다. 표준운송원가란 시내버스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연료비, 차량 정비비, 보험료 등의 비용을 시내버스 1대당 1일 운행비용으로 환산한 금액을 말한다.

삼성교통을 제외한 운수업체 3개사(이하 진주시민버스, 부산교통, 부일교통)가 수용한 진주시의 표준운송원가는 53만5000원(2016년 기준)이다. 그러나 삼성교통은 진주시의 표준운송원가를 수용할 경우 삼성교통은 도산하게 된다며 59만원의 표준운송원가를 요구하면서 진주시와 삼성교통, 삼성교통과 운수업체 3개사의 긴 갈등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삼성교통은 20여회에 걸쳐 진주시 항의 방문과 수차례의 거리 집회, 상호 비방을 목적으로 하는 기자회견을 가져 왔으나 뒤 늦게 시가 제시한 표준운송원가를 수용한다면서도 지난해 합의한 감차 사항은 번복하는 등 진주시와의 갈등을 점점 키워왔으며, 쌍방 간에 시작한 갈등이 다른 3개사의 운수업체로 확대되어 왔다.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불편을 느끼는 건 불문가지였다.

보다 못한 진주시의회가 지난 2월 임시회에서 ‘시내버스 전면개편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집행부인 진주시에 건의안을 제시하면서 급한 불을 꺼보려 했으나 시내버스 개편을 간절히 기다려온 충무공동과 집현면 주민들이 삼성교통을 거드는 시의회의 무책임한 결정에 기자회견 등으로 거세게 성토하면서 대립의 양상이 시민들과 시의회의 싸움으로 바뀌는 등 갈등은 들불처럼 번져갔다.

끝이 보이지 않던 이번 갈등은 지난 3월 2일 삼성교통 조합원들의 노선개편 참여 찬반투표를 앞두고 찬성 측 여론이 앞설 기미가 보이자 삼성교통 조합원 1명이 당일 아침 충무공동 김시민대교의 120m 주탑에 올라 기습 고공노성을 벌이면서 그 방점을 찍었다.

3월 17일까지 16일에 걸쳐 이어진 이번 고공농성으로 진주시 공무원들과 경찰, 소방공무원 등 연인원 1000여명이 상황 근무를 했으며, 김해 등 일부 국회의원들까지 이번 사태에 관심을 보이면서 진주시의 시내버스 노선개편 갈등이 전국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번 사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인 것은 지난 3월 13일부터 시민단체 대표들이 진주시와 운수업체 4개사를 차례로 방문하면서 부터였다. 사태 해결을 위한 상호간의 의견들을 수렴하고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던 중 해결의 실마리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조속한 사태해결을 위한 진주시의 전향적인 입장 표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 17일 진주시청에서 시와 삼성교통, 시민단체가 함께한 3자 회의에서 삼성교통을 포함한 4개사 개편을 합의했다.
지난 3월 17일 오후 5시에 진주시청 교통과에서는 진주시청 관계자와 시민단체 대표, 삼성교통 실무진이 참여한 가운데 노선개편 참여를 위한 3자 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 삼성교통은 시가 제시하는 모든 조건을 전적으로 수용하고, 업체 간 상호비방을 금지하고 화해하기로 합의하면서 마침내 2년여를 끌어 오던 긴 갈등이 종결되고 협상이 마무리 되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시는 늦어도 3월말까지는 4개사가 지난해에 합의한 감차와 노선개편을 바탕으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고, 만약 자체적으로 합의가 안 될 경우 시가 강제로 조정한다는 입장이다. 4개사에 지원하는 표준운송원가는 개편 시행시기와는 별도로 합의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지급하게 된다면서 시가 이번에 새로 제시한 조건이 삼성교통이 개편에 참여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는 늦었지만 삼성교통의 개편 참여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며, 지난 3월 15일 시내버스 노선개편에 참여한 3개 운수업체를 포함한 4개 운수업체가 모두 개편에 참여하게 됨에 따라 3월 17일 합의에 따라 3월말까지는 운수업체들과 개편에 따른 감차와 배차 등 세부사항을 협의 완료하고 늦어도 5월까지는 전면 노선 개편을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 이창희 진주시장이 버스개편과 관련해 시민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또, 시는 이번 개편을 통해 당초 용역에서 제시한대로 인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이 운행되던 시내버스를 대폭 감차(11대 감차)하여 도심지 중복노선들을 효율적으로 정비하고, 출퇴근시간 집중 배차하는 탄력배차제를 이용하여 예산절감은 물론 도심지 교통 혼잡과 환경오염을 줄이는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감차와 탄력배차 등을 통해 절감된 예산으로는 공영차고지 조성과 더불어 대중교통 시설 확충에 재투자함으로써 지난 2015년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들도 모두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진주시는 이번 개편의 주요 내용으로 기존 100개의 시내버스 노선을 80여개의 간결한 노선으로 중복노선을 통합 조정하고, 시내버스 증설이 필요한 혁신도시, 진주역, 내동면, 집현면, 금산면 등 외곽지역에 노선을 증편하여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통학생 노선 신설, 사봉산업단지 등 각종 산업단지의 통근 노선을 운행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동안 지역 형평성 문제 등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어 오던 동부지역 무료순환버스는 폐지되어 일반 시내버스로 전환되며 다만, 기존 무료 이용객이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동부지역 5개면 지역 내에서 승하차하는 65세 이상 노인들의 무료승차는 5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개편으로 인한 시민들의 혼란을 최소화 하고 빠른 시일 내 개편을 마무리하기 위하여 읍면동 주민센터를 통한 세대별 홍보전단지 배부와 시내버스 이용객이 많은 주요 승강장을 대상으로 노선개편 안내 홍보판을 게시하여 현장에서 바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보도와 시 홈페이지, 시에서 운영하는 진주버스정보 앱을 통해서도 개편 준비사항과 개편과정을 시민들에게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개편으로 인해 일부 시민들이 겪을 수 있는 불편은 시의 장기적인 교통 정책과 진주시의 미래를 위해 양해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송학기자

▲ 이창희 진주시장이 지난 15일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맞아 ‘시내버스 타고 출근하기’ 행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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