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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아! 세월호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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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8  18: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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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아! 세월호

그렇게 잔인하고 무심하게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올라왔다. 입이 딱 벌어지고 가슴이 갑갑할 뿐 어떤 말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간의 모든 의문과 분노도 잠시 숨을 죽인다. 아무 생각이 없다. 아니, 무엇부터 먼저 생각하고 말해야 할 것인지를 모르겠다. 마음의 백치 상태가 이어진다. 오래 아무 생각 없는 상태가 이어졌다. 어째야 쓰까, 어째야 쓰냔 말이다. 마치 바보처럼 어느 순간부터 혼잣말이 그 한 소리만 계속 반복했다. 저 속에 사람이 있는데…얼마 후엔 또 그 말이 반복해서 이어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아가야 하기에, 생활은 계속되어야 하기에 순간순간 잊은 척 하고 일상을 살고는 있었지만 지난 삼 년간 한순간도 잊을 수가 없었다. 불쑥불쑥 생각날 때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지? 라는 의혹이 언제나 뒤따랐다. 그래, 왜 이런 일이 벌어졌지? 하필이면 왜 아이들을 상대로 이런 일어 벌어졌지? 세월호 참사의 전 과정은 분명 우연이 아니지 않은가? 다 우연히 일어난 참사라고 백 번 양보해도 한 명도 구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력 구조작업은 우연이어서는 안 되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 정부는 정부도 아니다. 물론 그 수장이 뒤늦게 파면되긴 했지만.

가만히 있지 말고 어떻게든 배 밖으로 나오라고만 책임 있는 누군가가 말해 주었으면 그렇게 많은 생명들이!!! 결국 의혹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왜 가만히 있으라고만 했을까?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저희들끼리만 쏙 빠져나가면서도 그 속의 사람들에겐 가만히 있으라고만 했을까. 더 이상한 것은 보다못한 책임이 없는 며몇 사람들이 배를 가지고 달려와 구하려고 하자 배에 접근을 못하게 했을까? 마치 가라앉기를 바라기나 한 것처럼 말이다. 혹자는 말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그만 하자고, 다 지나간 일이니 지금부터는 뒷일을 수습하는 일에 만전을 기하자고.

물론 뒷일을 수습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섬세하다. 진실이 풀리지 않으면 그것이 마음에 앙금이 되어 독버섯처럼 생생하게 대가리를 치켜들고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가슴 한구석에 키우며 산다는 건 참 괴로운 일이다. 게다가 그런 의혹의 가운데에서 깊이 관계했다고 생각되는 어떤 인물이 있다면 그 인물 역시 지워지지 않고 머릿속 한구석에 처박혀 있기 마련이다. 생각날 때마다 속으로 “그 자가 문제야, 바로 그 자가 원흉이라고! 그 자는 살인마야, 권력유지를 위해 사고를 위장하고 사람들을 죽이는데는 아주 선수라고!”

내 경우엔 이미 파면된 권력자의 세월호 참사 당시 비서실장을 지내고 지금은 구속 상태에 있는 할아버지 한 사람이 자꾸 생각나는 것이다. 그는 악명 높은 유신법 초안 작성에도 깊이 관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라면 권력유지를 위해 사람을 죽이는 일을 능히 기획하고 실행하고야 마는 일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유신시대에도 권력자를 위해 배를 가라앉히는 일을 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실은 사실이 아니기를 우리 모두 간절히 바란다.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을 기획한단 말인가?

마찬가지로 사실일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진실이란 불가사의한 힘이 있다. 숨기려고 하면 할수록 드러나려고 하는 묘한 힘이 있다. 진실 앞에서는 누구나 아, 그랬구나, 그런 것이었구나!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그래서 단념하게 하고 용서도 하고 화해도 하게 하는 자체 힘이 있는 게 분명하다. 반면 거짓에는 불응하게 하고 불종하게 하는 아주 강력한 불쾌감이 있다. 그것을 바로 잡지 않고는, 그것을 밝히지 않고는 그 불쾌감이 자꾸 따라붙는 것이다. 사람이란 그래서 위대하다. 권력자가 그 위대함을 인정하고 거짓없이 정직하게 정치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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