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새로운 시작이다
진주성-새로운 시작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4.06 18:1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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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새로운 시작이다


벚꽃이 활짝 피어 방방곡곡이 황홀경이다. 꽃구경을 나선 나들이 차량들이 대하를 이루고 벚꽃축제장마다 인산인해로 북새통이며 이름깨나 알려진 곳이면 상춘객이 넘쳐다. 굳이 축제장이 아니라도 곳곳마다 가로수들이 벚꽃나무라서 어디를 가나 지방도로의 찻길에는 벚꽃이 만개하여 숨 막히게 하는 절정이다. 화무십일홍이라지만 가지가지 봄꽃들은 줄을 이어 피고 지며 매화지면 벚꽃피고 벚꽃지면 이화 피어 도리행화 만발하면 연이어서 철쭉피어 봄꽃들이 줄을 잇고 화려하게 피고 지며 인간사를 희롱한다. 잎도 피기 전에 꽃부터 만개하여 화사하게 요염하고 눈부시게 황홀하여 일순간에 넋을 빼어 무아지경 휘몰아서 춘삼월의 일장춘몽 한세월을 농락한다. 겨우내 움츠렸던 심신이 기를 펴면서 화향에 취하고 운치에 매료되어 관조의 여유를 앗기고 마음까지 들떠지면 눈 깜짝 할 새 나뭇잎이 움트고 연두색의 어린잎은 어느새 푸르러서 봄 가는 줄 모르게 춘삼월이 훌쩍 간다.

봄은 새로운 시작이다. 봄은 누구에게나 새로운 시작을 마련해 준다. 노년의 봄은 단출한 정돈을 요구하고 청춘의 봄은 겁 없는 도전을 찬양한다. 봄은 모두에게 용기 있는 시작을 준비하라고 마련한 호시절이다. 때맞추어 우리에게는 대선이라는 새로운 준비의 시작이 마련돼 있다. 시간이 짧다보니 대선열기가 갈수록 들끓는다. 봄꽃들의 향연과 겹쳐서 사뭇 들뜨지나 않을까 염려도 된다.

엊그제만 돌아보아도 역사에 참담한 얼룩을 지웠다. 대통령은 심지를 잃었고 비서진은 분수를 잃었고 정치인은 초심을 잃었고 정치는 믿음을 잃었고 정당은 정책을 잃었고 국민은 희망을 잃었다. 이 얼마나 참담한 일인가.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까지 되었다. 비운의 역사이다.

그러나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며 국민들의 단호한 결단이 있었기에 다시 일어섰다. 국민들의 결집된 용기가 새로운 시작을 불러온 것이다. 봄꽃들이 화사하게 만개했다. 벌과 나비를 유혹하는 화려한 꽃만 볼 것이 아니다. 훗날 어떤 과실들이 열린 것인가도 생각해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가 우리를 겨냥하고 있다. 강대국들의 보호무역주의도 되살아나고 있다. 우리의 안보는 갈수록 불안하고 경제도 불안하다. 내치 외치의 유능한 지도력이 절실하다. 새로운 시작에 국운의 성쇠가 걸려있다. 인기몰이에 들뜨지 않았으면 한다.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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