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차나 사람이나
진주성-차나 사람이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4.10 18:0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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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차나 사람이나


보이차를 처음 마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에서 흙냄새 어릴 적 맡았던 소죽 끓이는 냄새가 난다한다.

세계에서 제일 비싸다는 파나마게이샤 커피를 맛 보여드리면 커피가 시다고 하고, 소위 말하는 중국 고량주를 마시면 향이 독하고 머리 아플 것 같다하고, 고가의 고급와인을 한 잔 건네면 떫다며 소주 달라고 한다.

요 며칠 벚꽃이 만개되어 눈 벚꽃비가 내리는 날!

좋아하는 이가 한편에 고이 모셔둔 1950년 금과공다 보이차를 마시면서 보이차의 강렬하고 진한 듯 섬세하게 느껴지는 차향에서 사람과의 인연을 생각하게 되었다.

보이차와 커피, 와인을 편견을 가지고 마셨다면, 커피 사업은 하지도 못했을 것이며, 벚꽃 피는 아름다운 봄날에 차 한 잔 마실 여유를 즐길 수도 없었을 것이고, 차를 통한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 역시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남녀 간의 만남이나, 부부 인연을 맺을 때, 직장 동료 선후배간의 만남에서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자신이 살아온 삶은 살아온 역사만큼 습관과 문화로 자신의 삶이 전공교과처럼 기준이 된다.

자신의 생각이 진리처럼 생각하고, 기준이 되어 다른 사람들을 참과 거짓으로 정의를 한다. 전라도와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한다고 잘못된 것 이 아니다. 사투리를 쓴다고 잘못되었다면 태생부터 잘못 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처음 접하는 음식에서 처음 맡는 향과 맛인데 독이 들어가지 않았다면 잘못된 것이 아니며, 자신에게 해가되지 않은 상대방이 행동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처음 맛 본 음식에서 경험하지 못한 맛과 향이 난다는 것은, 다양한 맛과 향을 접해보지 못한 경험의 부족이고, 자신의 행동으로 상대방이 섭섭해 하고 있거나 상대방의 행동으로 자신의 기분이 상했다면 상대방의 문화와 습관을 이해하지 못한 부족함일 수 있다.

커피만 60여개국의 나라에서 생산되고, 프랑스 샴페인을 만드는 양조장만 300개가 넘는다. 평생 같은 다른 커피를 마셔도 다 마셔보지 못할 것이고, 샴페인만 하나만 마시더라도 모두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추출하여도 매번 달라지는 커피와 차의 맛과 향기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오죽하겠는가?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나쁘고 틀린게 아니라, 서로 경험과 이해하지 못한 차이다.

미각의 다름과 사람과의 다름을 인정하고 즐긴다면 세상 살아가는 모든 것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울 것이다.

꽃들이 활짝 핀 4월달에는 모든 장소가 차와 함께할 수 있는 곳들이다.

주변에 꽃이 보이거든 차 한잔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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