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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변신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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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1  1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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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변신

그다지 감동을 받은 것도 아니고 큰 교훈을 얻은 것도 아닌데 평생 머릿속으로 맴돌며 사라지지 않는 작품이 몇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카프카의 '변신'이다. 평범한 월급쟁이로 집안 식구들을 도우며 잘 지내던 주인공이 어느날 아침에 변신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도저히 자신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벌레로 변신한 것이다. 그 다족류 바퀴벌레와 비슷한 모양으로 변한 걸 본인도 인정하지 못하는데 그 가족은 더욱 황당하다. 자신들과 화목하게 지내며 서로 도운 가족이라고 어떻게 생각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시간이 갈수록 가족의 일원이었다고 밥도 주고 함께 지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본인도 살기를 포기해 먹는 것을 거부한다. 식구들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며 지옥이 된 가정을 혐오하기에 이르런다. 결국엔 밖에 내다버리기로 결정하고 실행한다. 한적한 곳에 버려진 벌레로 변신한 주인공은 가족을 원망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아직 거대한 벌레로 변신하기 전에 가족들을 도왔던 일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미 그때와는 세상이 달라졌다. 카프카는 이처럼 인생의 변화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며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고 두렵게 하고 끝내는 인생의 변신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지금은 대선기간이다. 국민이라면 당연히 대통령을 누구를 뽑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게다가 공약은 거의 지키지 않으면서 거짓말로만 권력을 이어가며 뒤로는 비선실세를 두고 돈을 거둬들이던 정권이 국민의 힘에 의해 무너진 상황에서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국민이다. 그녀는 파면이 되어서도 자신은 사익을 취한 적이 없다며 모든 파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공적인 아무 관련이 없는 언니, 언니라고 부르던 그녀의 지인이 수백억 원을 챙겼는데 사익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파면이 되었어도 국민을 헷갈리게 하고 갑갑하고 있다.

이런 때에 어느 당 대통령 후보가 일대 변신을 하고 국민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말투까지 ‘갱상도’ 말투로 확 바꿔서 단상을 두 손바닥으로 내리치고는 “이 사람을 밀어주이소!”라고 외치고 있다. 그가 조폭들과 찍은 사진을 본 후라서 그랬을까? 그런 그를 보며 갑자기 조폭 두목이 생각났다. 그리고 당황스러웠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변신 전의 그를 은근 좋아했다. 약간 혀가 짧은 듯한 발음으로 또한 약간 어눌하게 들리는 그의 말투는 설득력이 있었다. 그런데 유명 조폭이나 웅변학원 원장같은 그의 말투와 제스처를 보는 순간 그의 진심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항간에는 이명박 전 권력이 그의 뒤에서 밀고 있다는 소문도 떠돈지 오래다. 소문이야 무슨 소문인들 없겠느냐마는 문제는 이 사람인데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닌 것이다. 다 접어두고 그의 변신이 자꾸 맘에 걸린다. 그는 왜 변신을 해야 했을까? 그의 변신을 긍정적으로 볼 것인가, 부정적으로 볼 것인가. 어리버리하고 어눌한 말투를 강한 말투로 바꿔냈다는 게 긍정적인 측면이다. 반면에 부정적인 측면은 변신 그 자체다. 그다지 빠른 시간 안에 변신을 해냈다면 그 변신은 믿을 만 할 것인가. 혹에라도 또 정 반대의 경향으로 획 변신을 하면 어떡하지?

그가 변신하기 전에는 국내의 고고도미사일 설치에 대해 그가 속한 당과 함께 반대를 분명히 했었다. 고고도미사일 배치를 반대한다고 쓴 빨간 손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는 모습을 나는 분명히 보았다. 그런데 불과 두어 달이 지난 지금 찬성한다고? 반대가 옳은지 찬성은 옳은지는 두고라고 그렇게 재빠르게 생각을 번복하니 국민이 적응 못하는 건 당연하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국익을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멀리 앞을 보며 협상을 해나가야 되는 일이 많을 것이다. 좋은게 좋다고 당장은 좋은듯이 보여도 멀리 보면 손익이 잘 보이는 일도 많을 것이다. 국민은 진실되고 오래오래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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