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남아일언중천금 (男兒一言重千金)
칼럼-남아일언중천금 (男兒一言重千金)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4.13 18:0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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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칼럼니스트·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

 
이태균/칼럼니스트·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남아일언중천금 (男兒一言重千金)

세간에서는 가장 믿을 수 없는 사람은 정치인이요, 법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도 정치인이라고 수군된다. 그렇다고 국회가 만든 법을 집행하기 위해서 범죄수사와 기소독점권을 갖고 있는 검찰이 법을 잘 지킨다고 국민의 신뢰와 박수를 받는 것도 아니다. 서구에서는 국회의원을 일러 로메이커(Law Maker)라 애칭하기도 하는데 국회의원은 자신이 만든 법도 무시하기 일쑤다. 우리나라 정치사를 되돌아보면 정치인들의 거짓말은 헤아리기 어려울정도로 많다. 정계를 은퇴한다고 했다가 몇년도 되지 못해 다시 발을 들여놓는 것을 반복하면서 결국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도 있다. 이것을 보더라도 과히 우리국민의 냄비근성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국보급이다. 이런 국민성을 잘 아는 정치인이라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 아닐까.

해방 후에 극심한 좌우 대립으로 나라 안팍이 혼란했는데 결국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까지 일어나고 말았다. 6.25를 겪으면서 좌우의 사상대립은 극에 다달았지만, 산업화를 거치면서 비약적인 경제발전은 물론 민주화도 눈부신 변화가 뒤따랐다. 그럼에도 이념적 갈등은 봉합되는것이 아니라 나날이 더 커지고 있어 우리나라가 해결해야할 가장 큰 난제요 골치거리다.

5월 9일 장미대선을 앞두고 대체로 주요정당에서 대선후보를 결정지은 가운데 각 후보의 대선고지를 향한 각축전이 벌어지면서 일희일비하고 있다. 여론은 시시각각으로 1위와 2위 등등 여론조사를 근거로 후보순위와 인기도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는 실제와 괴리가 커서 유권자와 국민들은 인기순서에 무게를 두지 않는 경향이다. 작년 4.13 총선을 앞두고 야당인 민주당의 내분 속에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180석을 차질할수 있다는 여론조사와 당시 당대표의 장담도 있었지만, 선거결과는 참담해 180석은 고사하고 제1당의 지위마저 내주고 말았다.

어디 그 뿐이랴. 미국의 대선도 세계의 여론을 선도할 정도로 유명한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신문과 방송들이 주저없이 클린턴 힐러리의 당선을 예고했지만 결과는 소위 막말과 직설적인 표현으로 대선을 떠들석하게 했던 트럼프가 미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현재의 여론조사는 대부분 천여명의 전화조사 문답으로 진행하지만 답변자 중에서도 야당성향이 강한분들은 답변을 많이 하는 반면 보수층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답변을 사양하거나 아니면 답변을 보류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속내를 보이지 않는 70%의 유권자와 국민들의 의견은 무시된채 발표되고 있는 것이 최근 대선관련 여론조사 결과임을 명심하자.

1위와 2위를 다투고 있는 후보들이 자가당착에 빠져있는 사실도 유권자와 국민들이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자신의 적폐는 묻어두고 남의 적폐만 청산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차떼기와 대학생을 동원해 특정 후보자 표몰아주기는 물론 당론과 후보의 말이 달리 이중으로 나오고 있는 것은 유권자가 깊이 헤아려야 한다. 특정지역에서 자신과 당이 선택받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시민들 앞에서 고개 숙이며 한 언약도 한마디의 사과없이 마치 정치개그나 한 것처럼 가벼이 넘기려고 한다. 사나이의 약속은 지키는 것이 도리다.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이라 했거늘 대선후보들이 스스로 뱉은 말을 무시해도 되는가. 그렇지 않아도 찰떡같은 개헌공약을 한후에 대통령에 당선되면 식은 죽먹기 식으로 말바꾸기를 한 것이 역대 대선후보들의 공통분모인데 이러한 후보를 믿어도 될까.

그런데 말바꾸기를 잘하는 정치인을 지지하는 측에서 되레 패거리를 앞세워 세를 과시하며 잘못을 지적하는 상대방에겐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저질성 문자로 문자폭탄을 퍼붓고 있으니 과히 적반하장이라 아니할 수 없다. 야당 경선에 참여한 젊은 예비후보가 오죽하면 맏형노릇은 못할망정 질리도록 만든다면서 경선과정의 불공정성을 한탄하며 푸념을 했을까. 그런데 당사자의 변이 참 희한하다. 정치인은 이정도의 문자폭탄은 감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것이야 말로 자신이 하면 로맨스고 상대방이 할 경우는 스캔들이라는 견강부회식 해석을 하는것이다. 이러한 것이 5.9 대선을 앞두고 당장 청산해야할 가장 시급한 적폐다. 내편이 아니면 적이라고 생각하는 편협된 사고가 민주화를 가로막는 제1원흉이다. 민주사회는 둘 이상의 생각을 달리하는 집단이 공존하면서 상호의견을 존중하며 지혜를 짜내 공동에게 이익되는 최대공약수를 찾아내는 것이다. 대선후보의 한마디 한마디는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임을 명심해야 한다. 거짓말을 자주하면 자신이 거짓말을 하는지도 인식하지 못하게 되며, 한번 배신자는 배신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정치의 현실이다. 이것이 진정한 적폐요, 청산해야 할 대상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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