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중국문학(中國文學)의 특성(15)
칼럼-중국문학(中國文學)의 특성(15)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4.16 18:1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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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 교수·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진주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장·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

강신웅/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 교수·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진주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장·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중국문학(中國文學)의 특성(15)


지난번에 이어 중국 문학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청대’는 명대보다 더 발전해서 이미 신소설 체재에 상당한 것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소설의 등봉조극기(登峯造極期)였다. 그 소재들이 광범할 뿐 아니라 창작의 기교도 청신하고 활발했으며, 구사하는 문장도 어체 위주로 변모하였다. 많은 작품을 네 가지로 나누어 보면 풍자소설·이상소설·연애소설·무협소설 등이다. 풍자소설은 서양의 자연주의 수법에 상당할이만큼 사회의 저면을 파헤쳐 무정하게 폭로하고 비평하면서 사회 개조에 공헌코자 한 것인데, 청말의 부패하고 혼란한 사회상의 거울이 된 것이다. 유명한 소설로 <유림외사(儒林外史)>·<노잔유기(老殘遊記)>·<관장현형기(官場現形記)>·<이십년목도지괴현상(二十年目覩之怪現狀)>·<얼해화(孼海花)> 등이 있는데 특히 청대 지식분자를 풍자의 대상으로 하여 날카롭게 인물과 심리를 묘사한 오경재(吳敬梓)의 <유림외사>는 청대에 가장 성공한 풍자소설이며, 관리의 무능을 고발한 유악(劉鶚)의 <노잔유기>는 시대 저변을 깊이 통찰하여 온 작자가 사회에 대한 폭발적인 등오를 여기에 쏟은 것이며, 청대 관장의 부패하고 탐오적인 추태를 폭로한 이보가(李寶嘉)의 <관장현형기>는 너무 과장된 곳도 있다. 오옥요(吳沃堯)의 <이십년목도지괴현상>은 <관장현형기>와 비슷하고, 청말 30년의 일사(逸事)를 스스로 그린 증박(曾樸)의 <얼애화>는 유명한 관기(官妓)인 새금화(賽金花)의 일사를 생생하게 투영시켜 청말의 정가(政街)를 숨김없이 반영시킨 작품이다. 이상소설은 현실사회에 불만을 품은 나머지 진일보하여 자기의 이상을 펼쳐 놓은 것으로서 비록 공상적이고 우롱적인 곳이 있다 하여도 인간 사상의 도피나 휴식을 위한 시대적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풍자소설에 너무 각박한 면이 있듯이 이상소설에선 사실성이 결여된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이 밖에 유명한 작품으로는 하경거(夏敬渠)의 <야수폭언(野叟曝言)>과 이여진(李汝珍)의 <경화연(鏡花緣)>이 있는데, 만능만통한 주인공을 세워 모든 것에 초절하다가 rhcdl 만발한 이상국가로 끌어가는 <야수폭언>은 내용이 너무 부귀와 이록(利祿)에 빠져 간혹 음예한 곳도 있는가 하면, 무칙천(武則天) 때의 제녀(諸女)·재자(才子)의 일을 엮으면서 여권을 신장시킨 <경화연>은 인간의 애정을 산과 물에 기착하여 진애(塵埃)를 벗어나려는 높은 격조를 보여 주어 <야수폭언>보다 평가를 받고 있다. 연애소설로는 <홍루몽(紅樓夢)>을 비롯하여 변문으로 씌어진 진구(陳球)의 <연산외사(燕山外史)> 외에 진삼(陳森)의 <품화보감(品花寶鑑)>, 위자안(魏子安)의 <화월흔(花月痕)>, 한방경(韓邦慶)의 <해상화열전(海上花列傳)> 등이 있고, 그보다는 하나의 학문으로 독립하다시피 한 ‘홍학(紅學)’의 작품인 <홍루몽>이 특출한 연애소설로 그 지위를 굳힌 것이다.

일명 <석두기(石頭記)> 혹은 <금옥연(金玉緣)>으로 불리는 <홍루몽>은 다른 백화소설처럼 작자에 대해 분분하지만 아직도 정설이 없고, 다만 조설근(曹雪芹)이 산개(刪改)한 것만은 분명하거니와 그 장회에 대하여도 분분하여 본래 있던 80회본에 고악(高鶚)이 40회를 가하여 120회본으로 되었다고 하나 믿을 수 없는 것은 120회 전편의 필치가 같다는 점에서이다. 전편이 가보옥(賈寶玉)과 임대옥(林黛玉)의 연애를 배경으로 한 대가정의 흥성에서 몰락까지를 그려 인생의 무상을 묘파(描破)한 이 소설은 그 스토리의 배경에 대해서도 각종 사실(史實)의 소설화라고 가정하는데, 중국 최고의 비극소설임에 틀림없다. 그 원본이 워낙 애독되어 귀서자(歸鋤子)의 <홍루몽보(紅樓夢補)>, 조자근(曹子芹)의 <후홍루몽(後紅樓夢)>, 진자침(秦子忱)의 <속홍루몽(續紅樓夢)>, 난고주인(蘭皐主人)의 <기루중몽(綺樓重夢)> 등 속서들이 나왔으나 원본과는 비할 수 없이 졸렬한 것이다.

무협소설은 위 · 진대부터 전기 · 평화를 거쳐 끊이지 않는 하나의 소설로 청대에도 성행했다. 유명한 작품으로는 안기(安驥)와 하옥봉(何玉鳳)의 결힙을 묘사한 문강(文康)의 <아녀영웅전(兒女英雄傳)>과 석옥곤(石玉崐)의 <삼협오의(三俠五義)>, 그리고 진침(陳忱)과 유만춘(兪萬春)의 <후수호지(後水滸志)>와 <속수호지(續水滸志)>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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