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봉사활동을 다녀와서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와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1.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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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관광계열 교수
최근 많은 단체에서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오고 있다. 대학생들을 포함하여 중장년층들도 그런 단체를 통해 해외봉사활동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다양한 체험활동경력을 만들고 있다. 우리 대학 학생들도 매년 국내외 봉사활동을 다녀오고 있는데, 올 초에는 우리 대학 자체의 해외봉사를 기획하여 인도네시아에 다녀왔다. 우리 대학에서는 신입생들 입학과 동시에 1박 2일 동안 가나안농군학교에 입소하여 정신교육을 받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과정은 인성교육이란 과목의 필수사항이다. 이와 연계하여 해외봉사도 인도네시아 가나안농군학교를 통해 다녀왔다. 

학생들의 다양한 전공능력을 살려 의료, 교육, 노력, 그리고 미용봉사팀으로 구성하여 출발 전 여러 차례의 모임을 통해 매우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었다. 철저한 준비를 하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에 비행기로 7시간, 버스로 5시간에 걸쳐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짧은 휴식 후 새벽 5시에 기상하여 단체로 구보하고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하루를 시작하였다. 이른 아침 봉사활동 지역에 도착해보니 건물상태나 위생상태가 매우 엉망이었다. 진료받기 위해 보건소에 온 사람들의 건강상태뿐 아니라 치아상태 역시 좋지 않았고, 화산지대여서 수질상태나 급수도 나빴다. 우리나라의 60년대에서 70년대의 상황이라고들 말했다. 그 환경 속에 사는 사람들은 의식하지 않을지 모르나, 우리 입장에서 볼 때에는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의료팀에서는 건강검진, 내과진료, 그리고 치과진료를 실시하였다. 한정된 시간에 치료받고자 하는 사람들 수는 너무 많아 나중엔 하루에 진료할 수 있는 사람의 수를 제한할 정도였다.

교육, 노력, 미용봉사팀은 중학교에서 교육활동, 건물보수, 머리컷트와 염색 등을 해주었다. 건물 내부 페인트칠뿐 아니라 외부 보수를 하였고,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만든 많은 작품들을 교실 게시판을 제작하여 붙여주었다. 역시 태권도는 인기 만점이었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했다. K-Pop의 인기로 유명가수들의 댄스를 그들도 출 줄 알았다. 미용팀에서도 학생들의 히잡(이슬람종교의 여성들이 머리에 쓰고 다니는 두건)을 벗기고 컷트와 트리트먼트를 해주었는데, 머릿속에 이와 서케가 잔뜩 있는 것을 보았다. 더운 날씨에 물상태도 좋지 않고 히잡까지 쓰고 다니니 머리의 위생상태가 엉망일 수밖에 없었다.

며칠 동안 새벽 기상시간에서부터 잠을 자기 전까지 학생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몰입하다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오르면서 인솔교수들뿐 아니라 학생들도 누적된 피로에 녹초가 되었다. 그 와중에 학생 중 하나가 오한이 심하여 승무원들이 쉬는 침대칸에 데리고 올라가 밤새 얼음 팩으로 찜질을 해주었다. 갑자기 바뀐 날씨와 음식, 평소보다 훨씬 많은 노동을 한 탓에 끙끙 앓고 있는 학생을 보며 기특함과 미안한 마음이 교차하였다.

더운 날씨에도 불평 없이 주어진 봉사활동에 최선을 다했던 우리 학생들을 보니 어떤 천연자원이나 자연혜택보다 역시 인적자원이 으뜸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모작이나 삼모작 쌀재배가 가능하고 무한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어도 사는 환경이 궁핍한 이유는 자신의 환경을 개선하려는 사람들의 의지 결핍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선진대열에 속하게 된 이유는 가난을 벗어나려는 개개인의 의지가 원동력이 되었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이제 남에게서 도움을 받는 나라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했다고 매스컴에서 말하는 것을 인도네시아에서의 열흘을 보내면서 코리아라는 이름만으로 환영하는 그들의 부러운 시선을 느끼며 실감했다. 인도네시아 땅 면적에 비하면 우린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고, 그들의 천연자원 보유량에 비하면 우린 인적자원이 대부분이지만 우리 학생들의 적응력과 근면함을 보면서 우리 미래의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었다.

다시 해외봉사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비한 점을 보완하여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될 것들을 찾아 준비하고 싶다. 비록 힘들긴 했으나 우리의 노력에 고마워하는 그들의 눈빛과 말에 보람을 느끼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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