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경쟁체제 도입,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KTX 경쟁체제 도입,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1.19 19:03
  •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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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재수/(주)석광ITS 대표이사
국토해양부가 새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시작된 고속철도 민영화 논란이 요즘 우리사회 전반에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주된 내용은 2015년 개통될 수서역발 경부 호남 KTX  운영권을 민간 사업자에게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철도공사가 독점해온 철도 운영권을 민간 기업에게 개방하여 운영하면 기업 간 경쟁으로 철도요금은 인하되고, 국민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인 듯하다.

정부발표 내용만 놓고 본다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환영할 일이며,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부의 민간개방 계획을 곰곰이 따져보면 몇 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첫째, 새롭게 개통하는 KTX 노선에만 민간이 참여하고 새마을ㆍ무궁화ㆍ화물열차 등은 여전히 철도공사가 운영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다 알다시피 KTX는 현재 철도공사의 유일한 흑자경영부분이다. 우리지역의 경전선을 비롯한 전국의 지선 및 새마을, 무궁화호 열차 등에서는 이익이 나지 않는 적자 노선이지만 공공성 유지 및 사회적 약자를 위해 손실을 감수하면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알자배기 흑자 상품만 무 자르듯이 뚝 잘라서 민간 기업에 준다면 지방의 비수익 노선은 어쩌란 말인가. 만일 민간 기업이 철도를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면 오히려 지방의 적자노선 등을 민간에 개방하여 효율적 운영이 되도록 하든지, 아니면 적어도 수익노선과 적자노선을 같이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둘째, 정부는 KTX 경쟁체제 도입의 이유로 철도공사의 독점으로 인한 영업적자와 부채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더 이상 신규 사업을 코레일에 맡길 수 없다고 하고 있지만, 철도공사의 재정 문제를 모두 독점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단정해서는 곤란하다, 그 속에는 과도한 선로 사용료 등 불합리한 구조적 문제들이 수없이 깔려있으며, 고속철도의 이익으로 적자노선의 비용 일부를 보전하는 교차보조를 통해 수익성과 공익성의 균형을 맞춰가고 있는 철도의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2009년 민간에서 실패한 공항철도를 코레일이 인수, 성공적인 경영궤도에 안착시키며 정부재정부담 약 7조원을 감소시킨 사례를 볼 때 정부의 발표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셋째, 국토해양부는 철도산업 서비스를 개선하고 국가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철도 시장을 민간이 참여하는 경쟁체제로 개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공기업의 특성상 수익성과 공공성 유지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것이 철도공사를 비롯한 대부분 공기업의 엄연한 현실이다. 정부의 발표대로 KTX의 일부 노선을 민간에 맡긴다면, 기존 노선 운영자인 철도공사의 재무수지는 더욱 악화될 것이 뻔하며, 현재 KTX의 수익으로 유지되고 있는 새마을, 무궁화호 등 적자노선의 운행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 피해는 국민일반 특히, 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으로 본다. 

넷째, KTX만 운영하는 민간기업과 공공노선을 함께 맡고 있는 철도공사가 과연 경쟁하게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KTX는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민간이 운영하면 지금보다 요금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철도공사는 강제적으로 인력과 사업을 감축하지 않는 이상 요금을 인하할 여력이 없는 게 현실이다. 철도에 경쟁을 도입하려는 목적이 국민의 편익 증진을 위한 것이라면 오히려 KTX가 아닌 적자노선을 먼저 민간에 개방해 현재의 적자수준을 낮추고 서비스 질을 높일 수는 없는 것인가. KTX 요금이 내려간다는 허울 좋은 명분만 내 세울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들의 열차이용 편의를 먼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2년 12월에는 우리지역에도 KTX가 개통될 예정으로 있다. 진주시민의 한사람으로써 환영하며 기대하는바 매우 크다. LH본사 진주 이전과 함께 천년고도 진주의 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시속 300㎞ 질주하는 고속열차의 진주 진입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경남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며, 진주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KTX 진주개통과 맞물려 요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KTX 민간 경쟁체제 도입과 관련하여 진주시민들은 한층 더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정부의 결정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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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선나그네 2012-01-25 10:41:02
적자나는 철도선인 경전선은 어찌됩니까? 정부에서 국민을 외면하고 민간에 개방한다면 돈안되는 철길은 모두 걷어버리겠네요. 어느 한 기업에 특혜주는 운영을 하지말고 전 국민을 위한 공공성이 더 중요시되어야 할것 같네요..

철길사랑 2012-01-25 10:25:59
철도를 알고 사랑하시는분은 모두가 공감하리라 믿습니다 또 공적자금을 얼마나 투입해야 할까요
그 돈은 결국 국민의 호주머니를 터는 결과를 가져올지 않을런지?

sandol 2012-01-23 10:11:43
국토부의 ktx정책이 많은 부분이 잘못된것 같네요. 이제는 우리나라 백성들도 달콤한 말로만 구스리는 정책에 대해선 조금은 생각할줄 압니다. 좀더 정확한 통계와 납득할 수있는 논리 그리고 진정으로 다수백성을 위한 정책을 신중하게 펼쳐주시길 바랍니다.

진주성 2012-01-23 00:44:12
이런 좋은 의견이 있는데 왜 이상한 정책을.... 정부에서 하는 걸 정책이라는 단어를 쓰긴쓰지만
정부정책? 참 안타갑네요...

파발마 2012-01-22 09:15:26
일부 대기업과 특혜지역주민들의 특혜의혹이 있는, 국민과의 소통절차도 없이 막무가내식으로 추진하는 이런식의 KTX민간개방은 절대 안됩니다. 제대로된 근거자료 제시와 국민적 합의를 통한, 국민을 위한 KTX효율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