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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행복은 어디 있는가이수정/창원대 교수·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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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3  18: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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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창원대 교수·철학자-행복은 어디 있는가

걸을 수 있다면/ 설 수만 있다면/ 말할 수만 있다면/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을 바라지 않겠습니다//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나는 다 이루고 살았습니다//놀랍게도 누군가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부자 되지 못해도/ 빼어난 외모 아니어도/ 지혜롭지 못해도/ 내 삶에 날마다 감사하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날마다 깨닫겠습니다// 나의 하루는 기적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언더우드 목사님의 기도’라며 한 친구가 고등학교 동기 카톡방에 이런 글을 올렸다. 언젠가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말이다. 세상에 넘쳐나는 ‘좋은 말’의 하나이다보니 좀 뻔할 정도로 식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엔 이 말에 가슴에 ‘확’ 와 닿았다. 지난 방학동안 혹독하게 병치레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멀쩡하게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만 해도 얼마나 엄청난 행복인지를 그야말로 뼈저리게 실감했다.

매일 매일 놀라운 기적과 행복 속에 살아가면서 우리는 얼마나 우리의 ‘불운’과 ‘불행’을 투덜대고 원망하는가. 온통 ‘불만’ 투성이다. ‘감사’와 ‘지족’이라는 것을 평소에 학생들에게 그토록 강조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은 과연 그것을 얼마나 제대로 실천했던 것일까... 좀 반성이 되기도 했다. 나의 병치레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과욕’에 기인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지난 5년간 강의는 물론 10권의 책과 4편의 논문을 썼으니 몸과 정신이 배겨날 턱이 없다. 그 절반 정도에서 지족하고 감사했더라면 탈이 나지 않았을 텐데... 병의 불편함 속에서 그런 생각이 너무도 간절했다.

나만이 아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이 ‘지족’과 ‘감사’라는 덕을 실천하지 못하고 결국 탈이 나거나 화를 부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정치인들과 경제인들 중에는 특히 많다. 본인의 능력은 돌아보지 않고 과욕을 부리다가 본인은 물론 나라와 회사에 큰 폐를 끼치기도 한다. 문화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아무리 작품과 연기가 좋다손 치더라도 본인의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무리를 하다가는 아예 그 무대를 떠나게 되는 경우조차도 없지 않다. 그들의 재능을 생각하면 얼마나 아까운 노릇인가.

국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역사 속에서 보면 어느 정도의 내적 역량을 비축한 국가들이 지족하지 못하고 결국 그 힘을 밖으로 분출해 침략과 전쟁을 일으키고 엄청난 재앙을 초래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저 로마제국과 마케도니아 왕국이 그러했고, 몽골제국이 그러했고, 나치의 독일과 군국주의 일본이 그러했다. 그 과욕으로 인한 희생은 그 얼마였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노예적 삶을 강요당했고, 얼마나 많은 부녀자들이 희생됐으며, 얼마나 많은 피가 대지를 붉게 물들였는가.

만족하고 감사하지 못하는 인간의 오만과 과욕이 스스로 행복을 몰아내고 불행을 초래한다. 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나의 멀쩡한 손과 발, 멀쩡한 눈과 귀, 코와 입, 맛있는 밥 한끼, 내 옆에서 웃어주는 아내와 자식들, 그 모든 게 다 행복의 다른 이름들이다. 그것을 아는 자에게는 그것이 바로 행복이 되고, 그것을 모르는 자는 헛된 곳을 찾아 헤매다가 엉뚱한 불행의 지뢰를 밟기도 한다. 주어진 기적 같은 오늘에 지족하면서 매일 매일 하늘에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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