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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물빛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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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30  18: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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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물빛

봄의 화사한 꽃들이 활짝 웃으며 상춘객들을 반기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봄의 꽃들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고 초록잎들이 더욱 짙어가는 것이 초여름이 된 듯하다.

아직도 철쭉꽃이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사진의 배경으로 활짝 웃음꽃을 피워 올리지만, 기온이 다른 때와는 많이도 다르다. 밤이면 차가운 공기가 우리의 몸을 움츠리게 하는가 하면, 낮이면 얼굴에 따스한 기운이 여름의 기온을 느끼고, 밤과 낮의 온도차이를 확연히 우리 몸으로 알게 한다.

우리 아파트에서 바라보이는 남강은 짙어가는 산과 들로 함께 짙어가는 느낌이다. 물인지 산인지 푸르게 자란 나무들이 함께하는 들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이다. 즉 남강물에 초록색의 산들이 꽉 차 있어 산과 물이 하나로 된 것 같다. 남강물은 산의 모습을 하나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가끔 찾던 남강물에서도 나는 물빛의 모습을 살펴 볼 수 있었다. 물속엔 커고 작은 물고기들이 빠르게 혹은 천천히, 한 두 마리 혹은 떼를 지어 노니는 모습들이 한가롭기까지 한데, 물빛은 산이고 나무고 하늘이고 구름이고 흐르면 흐르는 대로 가만히 있으면 가만히 있는 그대로 모습을 비추이며 흐르고 있었다. 물은 절대로 거짓으로 상대방을 맞이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보여줄 뿐이다.

예전에 내가 쓴 시조에 ‘물빛사랑’이라는 작품이 있다. 작품집의 이름이기도 한 그 시조는 ‘하늘을 사랑한 죄/ 넓은 마음 가진 탓이네.// 청산을 좋아한 죄/ 맑은 가슴 가진 탓이네.// 갈대에/ 흔들린 마음/ 사랑한 것 뿐이네.// 있는 그대로 생긴 그대로/ 가슴 가득 온몸 가득// 하늘이면 하늘 모습/ 땅이면 땅의 모습// 그렇게/ 그러한 마음으로//그대로 사는 거다’라고 읊었다.

물은 그렇다. 아무것도 분별하지도 않고 아무것도 차별하지 않는다. 그저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저 그대로 뱉어내고, 그저 그대로 품을 뿐이다. 물에 나 자신을 비추어보자. 내 모습은 어떤가?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나타날 것이다. 얼굴을 찡그리면 찡그린 그 모습으로, 활짝 웃으면 웃는 그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기분이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 듯한 모습, 즐거우면 즐거운 듯한 모습으로 나에게 보여 줄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있는 그 모습대로 비추이지 않을 때도 있다. 뭔가가 방해를 할 때 이다. 자그마한 바람에 물결이 일렁일 때, 강물에 어떤 다른 방해물이 강물을 건드려 그 것이 물결의 파장으로 나타날 때, 우리의 모습은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물결이 잠잠해지면 다시 나타난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상과 너무나도 똑 같지 않은가? 우리의 마음과 같은 것이다. 우리의 마음도 내 모습을 시시때때로 그 느낌에 따라 달라지게 하지 않은가? 기분이 좋을 때, 나쁠 때, 우울할 때, 괴로울 때, 슬플 때 등 등 마음의 형태에 따라 내 몸이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자연의 모든 것 하나 하나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여야 할 공부가 아니던가! 느끼고 체험하고 바라보면서 배우고 깨닫고 행동으로 옮기라는 것이 아닌가!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우리 둘레의 모든 것 사소한 것 일지라도 소중히 다루고 사랑해야 할 것 같다.

지금도 저 맑게 흐르는 물엔 온갖 것들을 가득 담아, 있는 그대로 비추이며 말없이 조용히 있을 뿐이다.
지금, 우리도 물에 나 자신의 모습을 비추이며 나의 마음을 가다듬어 봄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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