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 칼럼-대선TV토론회, 승자는 누구일까?
스피치 칼럼-대선TV토론회, 승자는 누구일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4.30 18:3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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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정/최효정 스피치 대표

최효정/최효정 스피치 대표-대선TV토론회, 승자는 누구일까?


최근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들의 TV토론회가 연일 화제다. 언론사 주관 토론회에서부터 중앙선관위 토론회까지 총 네 차례의 토론이 진행되었고, 여전히 대선후보들의 ‘말, 말, 말’은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과거에도 대선후보들의 TV토론이 있어왔는데 왜 유난히 이번 대선에서는 TV토론의 화제가 큰 것일까, 토론회만 끝나고 나면 다음 날, 지지율이 요동치는 걸 보면, 코앞에 닥친 대선 정국의 변수가 ‘토론’에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필자는 경남 진주에서 스피치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고, 경상대학교 평생교육원 열정스피치과정에서 스피치와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피치전문가로서 1차토론 때부터 4차 토론에 이르기까지 모든 토론을 꼼꼼히 지켜보며 개인 블로그나 칼럼에 피드백 사항들을 기고하고 독자들과 공유해왔다. 그것은 후보자들의 말과 품성, 토론하는 태도 등에 관한 것으로, 관전하는 입장에서 가져야 할 기준과 쟁점에 관한 부분들이었다. 이어서, 토론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연설 스피치나 토론에 관한 강의수요가 늘어난 것을 보면 확실히 토론에 대한 인식과 저변확대에 변화가 감지되는 요즘이다. 수강생들이 필자의 아카데미로 와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대선토론을 보면서 막 욕하다가도, 내가 저 자리에 나가면 나는 얼마나 말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됐어요. 막상, 반박을 잘 못하고 얼굴만 붉어지면 어쩌나 걱정이 되더라고요. 이참에 토론을 좀 배우고 싶어서 왔어요.” 그렇다, 남이 하면 평가부터 시작되지만, 내가 하면 도저히 엄두가 안나는 토론, 사실 토론은 스피치의 모든 부분이 다 포함되어 있다. 말하기, 듣기, 내용파악하기, 주장하기, 설득하기, 룰 지키기, 이 모든 게 공식스피치 가운데서도 꽤 난이도 있는 스피치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과연 ‘토론’은 무엇일까, ‘토론’은 말 그대로 ‘논’하는 말하기이다. ‘토의’는 주제에 관한 사항을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합의 추출하는 방식이고, ‘토론’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말하기 방식이다. 내 주장을 관철시키고, 상대를 설득하며, 목표 지향적 말하기인 것이다. 이러한 ‘토론’은 어떤 사안에 대해 결론이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논 해 보는 그 자체’로 의의가 있다. 온 국민이 시청하는 TV토론을 보면, 후보자들의 정책을 몰랐다 하더라도 토론을 관전하는 가운데 ‘중심주제’를 알 수 있고, 열띤 토론이 펼쳐지는 가운데 자신의 입장을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토론자의 지식, 경험, 위기대처능력, 태도 등이 드러나므로 토론을 보면 토론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보통 토론은 중심주제가 있고 소주제가 있다. 주제가 정해지면 ‘찬반토론’ ‘주도권토론’ ‘자유토론’ 등으로 형식이 결정되고, 합의된 형식과 룰에 의해 토론이 진행된다. 이때, 순번에 따라 주장하는 사람을 ‘입론자’라 하고, 반론하는 사람을 ‘반론자’라 한다. 주장과 반론 이후에는 룰에 따라 2차 반론 및 변론이 있다. 일반적인 ‘퍼블릭 디베이트(토론)’에는 판정이 있어 룰의 위반 등을 엄정하게 따진다. 그 만큼 토론은 격식과 예의도 중요하다.

토론을 관전할 때는 주장(입론)을 잘 들어보길 바란다. 주장에는 반드시 이유와 근거, 사례가 적절히 배분되어야 ‘논리적인 말하기’가 성립된다. 마찬가지로 반론에도 논점을 벗어나지 않은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번 TV대선토론회의 심판은 유권자인 국민이다. 국민들이 어떤 판정을 할지는 이제 열흘 뒤인 ‘5.9 장미대선’에서 밝혀질 것이다. 이렇게 TV앞에 모여들어 대선토론회를 열심히 보았던 적이 있었던가, ‘스탠딩토론의 도입’, ‘시간총량제 자유토론’ 등의 새로운 형식의 도입이 유권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만 있고 현재와 미래는 없는 토론’은 유권자들을 화나게 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에서 하면 안 되는 꼼수가 있다. 가장 나쁜 예가 주제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꼬투리잡거나 비방하는 것이다. 이것은 기본적인 토론예의가 아니다. 본질을 흐리지 않고 상대를 비방하지 않아도 토론에서 이길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객관적인 논리와 사례를 들고, 상대방이 직접 한 말을 활용해 반박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경청하면 토론의 프레임을 유리한 쪽으로 만들 수도 있다. 자, 이제 선거 전 마지막 토론을 앞두고 있다. 과연, 당신의 마음을 흔들 토론회의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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